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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공동수련; 辱 욕보다展>
2015. 8. 14~8. 29
a. space(서울 용산구 이태원 2동 225-67)
수련 기간 / 2015. 5. 6~8. 6
전시 기간 / 2015. 8. 14~8. 29
기획 및 진행 / 임영주
참여 작가 / 김윤경, 김희정, 박성경, 양세륜, 양은영
전시 장소 / a. space(서울 용산구 이태원 2동 225-67)
2014년 11월, 북노마드 미술학교 a school로부터 전시를 목적으로 한 워크숍을 진행해줄 것을 의뢰 받았다. 난감했다.
첫째로 수업을 할 내용이 없었고, 둘째는 나 역시 워크숍이라는 이름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왔지만,
워크숍이 무엇인지, 그 시간과 공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날을 고민하다가 워크숍(workshop)의 뜻(혹은 우리말)이 ‘공동수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종교, 기(氣), 무예 등 갖가지 수련회에 참여해본 경험이 있었던지라, 이거라면 해볼 만하다는 생각에 워크숍,
다시 말해 공동수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선 내가 주로 생각하는 단어 중 하나로 수련의 주제를 삼기로 했다. 나는 믿음이나 성(性), 통속적인 판타지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것들보다 좀더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를 찾고 싶었다. 그중에서 내가 준비하고 있던 작업인 ‘욕된 방’이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나는 ‘기분(氣分)’이라는 게 뭔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몹시 수고로움’과 ‘수치스러움’을 동시에 뜻하는
‘욕보다/욕되다’라는 기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공동수련; 辱 욕보다>라는 이름으로 수련 및 전시에 참여할 작가들의 신청을 받았다.
그리고 5명의 작가와 3개월간의 수련을 시작하였다.
우리는 ‘수고로움’과 ‘수치스러움’이라는 두 가지 혹은 한 가지 기분에 집중했다. 평소의 작업 방식과 달라서일까.
작가들은 공동수련을 다소 낯설어했다. 그래서 나는 작가들에게 작업 혹은 작품을 잊고 자신의 기분에 집중해주기를 요구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났고, 수련일지의 결과물로 물건, 글, 그림, 영상들이 만들어졌다.
글. 임영주(작가, <공동수련; 辱 욕보다>전 기획자)
수련 일지
1. 2015. 5. 6 소개하다.
2. 2015. 5. 13 털어놓다.
3. 2015. 5. 20 부추기다.
4. 2014. 5. 27 비우다.
5. 2015. 6. 02 기뻐하다.
(개인 수련)
6. 2015. 6. 23 점검하다
(개인 수련)
7. 2015. 7. 27 준비하다.
8. 2015. 8. 14 선보이다.
1. 2015. 5. 6 소개하다.
평균 26세의 다섯 명의 작가들은 멀쩡해 보였다. 수치스런 마음이나 수고로움과는 거리가 먼 듯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나눈 뒤, 주로 내가 이야기했다.
참여 작가들은 자신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신, 내가 겨우 겨우 건네는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첫 대화를 마무리할 때쯤 과자와 빵을 나누어 먹으며 얼굴을 익혔다. 예정된 2시간에서 30분이 지났지만 다들 자리를 뜨지 않았다.
작별 인사를 나누고 여전히 어색함이 감도는데도 작가들은 떠나지 않고 우물쭈물 서성거리고 있었다.
나는 왜 그러는지 정말 궁금했다.
2. 2015. 5. 13 털어놓다.
두번째 시간. 먼저 내가 준비해온 글을 읽고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김윤경 작가가 입을 뗐다.
몹시 부끄러워하며 작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할 말을 다하는 김윤경 작가는 시와 소설과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다.
시계를 보니 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아쉽지만 다음 주 수요일에 만나자고 했다.
이번에도 작가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았다.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제야 자리를 떠났다.
3. 2015. 5. 20 부추기다.
양세륜 작가와 양은영 작가의 이야기를 들었다. 힘이 넘쳐 보이는 양세륜 작가의 그림은 그녀와 달리 평온해 보였다.
양세륜 작가는 지난해 집 앞에서 살인 사건을 목격한 뒤로 이웃은 물론 사회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실망이 컸다고 했다.
양은영 작가는 공동수련 전날 참여하는 단체전 설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택시 기사에게 혼이 났다고 했다.
그것도 모자라 엄마에게 욕을 먹으며, 자기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양은영 작가는 그럴 때면 과자를 아주 많이 먹는다고 했다.
두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남은 수련 기간을 작업 대신 이러한 ‘욕됨’을 단련하는 것으로 대신하자고 했다.
4. 2014. 05. 27 비우다
수련을 시작하기 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선택한 주제가 5명의 작가들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신들의 기분에 더 집중해달라고 말했다. 작업이라고 생각하지 말자고 했다. 우리는 수치스러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에 우리에게 불현듯 찾아온 수많은 사건들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었다. 박성경 작가는 울었다.
나도 울었다. 나머지 세 명도 울먹거렸다.
5. 2015. 6. 02 기뻐하다.
처음 자신에 대한 수치스럽거나 수고로운 부분을 꺼내기 힘들어 하던 참여 작가들은 어느 순간 집요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집요함을 즐기고 있었다. 지난 시간의 무거운 마음과 달리 기뻐하는 듯해 마음이 놓였다.
김희정 작가는 벌레를 죽이고 수집하는 데 생각보다 많이 잡히지 않는다며 속상해했다.
우리는 20일 정도 각자 개인 수련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개인 수련)
6. 2015. 6. 23 점검하다
다시 모였다. 모두들 얼굴이 밝아 보였다. 두 시간으로 설정된 수련 시간은 더이상 의미가 없었다.
우리는 한참 동안 개인 수련 기간에 벌어진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역시나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아 세 번 네 번 인사에 인사를 거듭하고 자리를 파했다.
(개인 수련)
7. 2015. 7. 27 준비하다
8. 2015. 8. 07 선보이다.
공동 수련에 임하는 5명의 작가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보았다.
- 하루 일과 중 당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 어떤 상황에서 수고로움 혹은 수치스러움을 느끼나요? 두 가지 기분을 동시에 느끼는 상황도 있나요?
- 당신에게 떨쳐버리고 싶은 사건/기억이 있나요?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 요사이 당신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건 어떤 것/행위/상황인가요?
- 3개월간의 수련 기간 동안 당신의 어떤 부분을 단련하고 싶었나요?
-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공동 수련을 한다는 것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수련을 마치고 가질 전시에 선보일 작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3개월 일지 / 자유롭게)
* 인터뷰 답변과 전시 결과물은 단행본으로 출간된 『공동수련: 辱 욕보다』에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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