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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더뎌도 서툴러도… 여행은 나를 응원해준다!

우리시대 여행 달인이 전하는 여행의 새로운 즐거움! 자전거로 떠나는 국가 대표 여행지!


 

 

 

 

 

 

    - 김지선 지음
- 윤미나 옮김
- 125×188mm
- 392p
- 13,000원
- 2008년 7월 15일
- 978-89-546-0613-4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전혀 특별한 것이 없을 때, 하루가 1년 같을 때, 어제와 다른 오늘을 꿈꿀 때… 나는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포르투갈을 찾았다. 리스본을 걸었다. 적어도 나는 그곳에서 솔직했다. 나에게, 세상에게 숨김이 없었다. 아직도 믿고 싶은 그 기억 속에서 처음의 내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리스본에서 나는 나를 만질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난,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든다.

나는 외로움, 나는 떠도는 여행자. 그대는 그리움, 그대는 아름다운 도시, 리스본…

좀처럼 보기 드물었던 포르투갈 여행기. 포르투갈의 보석 같은 도시 ‘리스본’,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 풋풋한 청춘의 도시 ‘꼬임브라’, 기적의 도시 ‘파티마’,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토마르’, 레고 블록 같은 축구장을 갖춘 ‘레이리아’…. 이베리아 반도의 숨겨진 보석 포르투갈에 관한 최초의 테마 여행서.

 




출판사 서평


누군가에게 여행이란 시시한 삶의 또 다른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이에겐 미숙한 삶을 통째로 뒤흔든 삶의 작은 혁명일 수도 있다. 이 책 『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의 저자가 그렇다. 2년 전, 그러니까 저자가 스물세 살이 되던 해. 택시 운전을 하던 그녀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했다. 뒤따르던 다른 차가 멈춤 신호를 무시한 채 어머니의 영업용 택시를 들이받은 것이다. 스물세 살, 인생에 있어 가장 찬란하게 빛날 청춘의 한 시기에 그녀에게 주어진 현실은 환자복을 입은 어머니와 병실에서 마주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물론 별 일이 아닐 수 있다. 살다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예전처럼 흘러갔지만, 그녀는 좀처럼 긴 침묵과 같은 답답한 현실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샤워기에서 터져 나온 물이 온몸을 타고 흘러내려가 욕실 바닥으로 사라지듯이 생을 향한 열망과 의지가 몸속에서 점점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생에 대한 의지… 그 희망이라는 것이 겨우 발목에 걸쳐 있는 듯한 느낌, 아니 하수 구멍으로 흘러가버린 그것을 평생 되찾을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그때였다. 순간 ‘여행’이라는 단어가 그녀의 머리를 스쳐 지났다. 답은 여행이었다. 오직 여행만이 희망이라는 녀석과 이별을 고한 그녀를 구원해줄 수 있을 거라는 이상한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그녀는 떠났다. 스물셋의 여름,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경 마을 생장피드포르에서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길을 묵묵히 걸었다. 그 해 여름, 스페인의 어느 길 위에서 그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삶의 찬란한 순간을 맞았다. 그리고 다시 이 땅에 돌아왔다. 하지만 여행을 다녀온 게 문제였다. 한없이 빛나던 여행에 관한 기억 따위는 가슴에 묻고 법학도답게 고시 책에 파묻혀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한없이 무딘 일상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여행이라는 놈이 그녀를 힘들게 하고 만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떠날 수밖에. 그 해 겨울, 다시 산티아고를 향해 짐을 꾸렸다.

하지만 삶이란 참으로 신기한 법. 산티아고 여행의 출발지였던 ‘포르투갈’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그녀는 오랫동안 머무르고 말았다. 스페인 옆에 조용히 자리한 ‘바다의 나라’ 포르투갈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었던 것이다.

포르투갈은 여행자에게 축복의 땅이다. 11월에도 반소매를 입고 다닐 정도로 온화한 날씨, 유럽의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 친절한 사람들, 막힘없는 의사소통….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도우루 강에 영혼을 맡긴 채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이른 아침, 저 멀리 몇 척의 배가 떠가는 대서양을 바라보노라면 빵 대신 바다 위로 그림 같이 떠 있는 뭉게구름을 한 입 베어 물고, 쓰디쓴 커피 대신 짜디짠 바닷물을 한 모금 들이켜고 싶다. 파란 하늘,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색색의 낡은 주택, 잠시 쉬었다 가라고 유혹하는 노천카페, 강 건너 붉은 지붕의 와인 창고, 그리고 작은 배들과 함께 라면 고독마저도 감미로운 곳이 바로 포르투갈이다.

포르투갈의 가장 큰 매력은 유럽 그 어느 도시보다도 ‘옛것’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포르투라는 도시의 ‘구시가지 거리’는 한때 이곳에서 삶을 영위했던, 그리고 흐르는 시간을 붙잡지 못한 채 한 줌의 흙으로 변해버린 이곳 사람들의 숨결이 배어 있는 오래된 골목을 여행자에게 내어준다. 이뿐인가. 포르투갈은 마음을 열어 주위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 넘쳐나는 나라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헌책방이 즐비한 거리에서는 포르투갈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자연스레 생각난다. 도우루 강변의 야경은 여행자라는 이방인을 꼬옥 안아준다. 포르투갈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꼬임브라 대학을 보유한 꼬임브라는 풋풋한 청춘의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세계 3대 성지로 꼽히는 파티마에서는 믿음과 자유, 그리고 희망을 찾아 이곳을 찾은 영혼이 맑은 순례자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포르투갈 여행의 백미는 ‘리스본’이다. 마치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드넓은 테주 강이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대서양과 만나는 지점에 자리를 잡은 이 도시는 아름다운 보석과 같다. 석양이 지는 무렵, 리스본에서 가장 꼭대기에 자리한 성 조르즈 성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풍경은 심홍색으로 빛나는 루비가 박혀 있는 것만 같다. 유럽에서 제일 긴 바스코 다 가마 다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저자는 말한다. 포르투갈은 슬픔과 바다로 압축된 곳이라고. 오랜 세월 굴곡으로 점철된 나라,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지금은 유럽의 열강에 밀려난 이 나라는 슬픔이라는 물기가 바닷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떠다니는 곳이라고. 즐겁고 행복해야 마땅한 여행에 슬픔이라는 존재가 들어와도 반가운 나라가 바로 포르투갈이라고 고백한다. 그래서일까. 포르투갈을 떠날 무렵, 저자는 리스본의 관광 안내소에서 접했던 글귀의 의미를 비로소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신이 리스본을 떠날 무렵, 사우다드(Saudade)의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사우다드…. 무언가를 가슴 깊이 그리워하는 감정. 영어로 노스탤지아(Nostalgia), 즉 향수로 번역할 만한 이 말의 의미가 가슴 깊이 파고든 순간, 포르투갈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았노라고 말한다.

당신이 이 책을 덮을 무렵, 저자는 너무도 보고픈 도시 리스본을 향해, 이베리아 반도의 숨겨진 보석 포르투갈을 향해 이미 떠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본문 중에서


나의 스물셋은 이렇게 이국의 밤들로 채워졌다. 나는 그 밤들을 이렇게 부르곤 한다. 스페인의 여름밤과 포르투갈의 겨울밤….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도 있다지만, 스페인의 여름밤은 포르투갈의 겨울밤 못지않았으며, 포르투갈의 겨울밤 또한 스페인의 여름밤의 아름다움에 한 뼘의 부족함이 없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어둡기만 했던 내 생애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던 그 밤들을 나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 ‘스페인의 여름밤, 포르투갈의 겨울밤’ 중에서


창문 밖으로 펼쳐진 대서양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풍경. 이런 풍경을 본 게 대체 얼마만이던가. 아침 9시가 채 되지 않았는데, 바다 저 멀리 몇 척의 배가 떠가고 있다. 따스한 햇살과 드넓은 바다가 그 배들을 포근함으로 감싸고 있었다. 나는 빵을 먹는 것처럼 바다 위로 그림 같이 떠 있는 뭉게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다. 쓰디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대신 짜디짠 바닷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그래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았다. 오래도록 이곳에 머물고 싶었다. 그날 아침, 내가 먹었던 건 단지 유스호스텔 식당의 단출한 아침식사만은 아니었다.

- ‘청춘 스케치’ 중에서 서


포르투는 강을 따라 차례로 놓여 있는 세 개의 다리로 유명하다.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스호스텔 옆 바닷가 산책길부터 천천히 걷기 시작해 세 개의 다리를 직접 밟는 것으로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는 게 좋다. 나 또한 포르투에서의 첫 여행을 세 개의 다리를 찾는 것으로 시작했다. 첫 번째 다리는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생각보다 투박한 다리의 모습에 조금 실망. 하지만 이내 포르투의 평화로운 풍경과 어우러진 다리의 정경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이제부터는 산책하는 동안 마음을 열어 주위 풍경을 하나씩 담아가기로 했다.

- ‘포르투, 포르투갈 제2의 도시’ 중에서

나 역시 렐루 서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하얗게 채색된 아담한 건물 한 채를 온전히 책으로 채우고 있는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헌책방’이라는 말을 붙이고 싶을 정도다.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나는 마음을 뺏겨 버렸다. 오래된 나무 냄새와 수많은 책들에 반해 몇 시간이고 머물 수밖에 없었다. 언제나 조용한 재즈 음악이 흐르는 이곳의 위층에는 조그만 자리를 내서 만든 간이 카페와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안락한 소파가 있다. 음악과 차, 수많은 책들이 공존하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1층과 2층을 잇는 너무나 아름다운 계단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 ‘헌책방의 비망록’ 중에서

리스본의 첫날, 이곳의 관광 안내소에서 접했던 글귀의 의미를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신이 리스본을 떠날 무렵, 사우다드(Saudade)의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사우다드…. 무언가를 가슴 깊이 그리워하는 감정. 지금 내가 본 풍경은 죽는 날까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도, 어떤 도시에서도, 어떤 여행지에서도 지금 내가 누리는 느낌을 향수라는 이름으로 승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어떡하나. 리스본이 그립고 또 그리워질 텐데… 이 일을 대체 어떡하나. 행복한 걱정이 밀려든다.

- ‘사우다드, 그리움이라는 이유로…’ 중에서
 




차례

0. 프롤로그

스페인의 여름밤, 포르투갈의 겨울밤


1. 포르투갈, 고요 속의 외침

포르투갈을 아시나요?
포르투갈은 내 운명


2. 포르투갈 북부

청춘 스케치
포르투,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에서는 한 번쯤 길을 잃어도 좋다
취중진담
헌책방의 비망록
한밤의 꿈
리얼 or 헤알, 이것이 문제로다
미술관 위 그 청년


3. 포르투갈 중부

Women who travel alone
오늘 꼬임브라는 하루 종일 맑음
졸업
뜨거운 안녕
Bon Voyage
파티마, 그대 모든 짐을 내게…
새벽… 창밖… 토마르
레이리아, 거짓말 같은 시간들


4. 포르투갈 남부

꿈의 바다
리스본, 내 마음의 보석 상자
내 마음을 관통하는 28번 전차
리스본의 밤
에그타르트, 여전히 달콤한지
사우다드, 그리움이라는 이유로…
라고스의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로?
사그레스, 땅 끝에서 나를 만나다


5. 바다를 닮은 사람들, 그리고 안녕

좋은 남자
세 사람
카페 여주인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6. 에필로그

모든 것은 그리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 부록 _ 포르투갈 여행을 위한 52가지 여행 정보

 




지은이

김지선

4수 끝에 대학에 들어가 서울의 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다. 스스로 고리타분한 사람이라고, 젊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꽉 막히고, 잘 웃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생각했다. 이런 자신이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그 시작은 삶의 어려움이었다. 스물세 살이라는, 인생의 가장 찬란한 나이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어머니의 교통사고, 대학 입학과 동시에 짊어진 고시 합격이라는 높디높은 산이 ‘여행’이라는 비상구를 슬며시 보여주었다. 유난히 뜨거웠던 스물세 살 여름,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혼자 걸었다. 그리고 그해 겨울, 다시 배낭을 메고 이 땅을 떠났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몸속에 자리 잡은 ‘여행 DNA’의 힘은 대단했다. 목적지는 다시 산티아고. 하지만 출발지였던 포르투갈의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 그곳에 오랫동안 머물고 말았다. 포르투갈의 보석 같은 도시 리스본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도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고,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용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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