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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의 집
A House in Fez

‘중세의 도시’ 페스에서 ‘제2의 인생’을 꿈꾸는 부부 저널리스트! 그들이 만난 모로코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의 향기! 이런 게 바로 삶의 여행기가 아닐까?


 

 

 

 

 

 

   

- 수전나 클라크 지음
- 서동춘 옮김
- 170×200mm
- 416p
- 15,000원
- 2009년 12월 14일
- 978-89-546-0954-8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모로코의 심장, 중세의 도시… 페스! 그곳에 집을 짓고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어느 부부의 다채로운 삶의 풍경!

호주에서 저널리스트로 살아가는 부부가 모로코 페스 메디나(구시가지)에서 다 쓰러져가는 집을 샀을 때, 호주에 있는 그들의 친구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미로 같은 골목길에 위치한 아름다운 아랍식 건물, 하지만 붕괴 직전의 낡은 집을 고치다니, 그것도 지구 반대편에 자리한 모로코를 오가며 살겠다고? 친구들의 반응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로코에 ‘제2의 집’을 짓기로 했다. 모로코의 전통장인들을 고용하고, 모든 재료를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집을 다시 짓는 것도 힘들었지만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집을 다시 복원하는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활기차고 다양한 색깔을 지닌 이 도시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다. 낯선 곳에 삶의 터전을 일군다는 것! 그것은 그곳의 문화와 일상의 리듬, 관습과 축제를 체험하는 여행과 같음을 그들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눈물겹도록 따뜻하고 다정하고 정겨운 삶이 모여 있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은 여행 에세이!

 




출판사 서평


“모로코, 신비를 기대하고, 그 신비를 발견하는 땅!”

호주의 유력 신문사에서 일하는 수전나 클라크와 국영방송국에서 일하는 남편 샌디 매커천이 모로코 페스 메디나(구시가지)에서 다 쓰러져가는 집을 샀을 때, 호주에 있는 그들의 친구들은 ‘미쳤다’고 말했다. 그들이 구입한 리아드는 당나귀가 걸어다니는 미로 같은 골목길에 위치한 아름다운 아랍식 건물이었다. 하지만 벽은 붕괴 직전이었고, 배관 또한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는 낡은 집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아랍어를 전혀 몰랐고, 겨우 프랑스어만 띄엄띄엄 구사할 정도였다. 누가 보아도 뭔가에 단단히 홀린 게 분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 집을 고치기로 마음먹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자신들과 비슷한 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이 사는 이역만리 타국 땅에 ‘제2의 집’을 짓기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모로코의 전통장인들을 고용해 집을 복구해 나갔다. 집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집을 다시 짓는 것도 힘들었지만 문화적 차이로 인한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집을 다시 복원하는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활기차고 다양한 색깔을 지닌 이 도시를 온전히 체험할 수 있었다. 모로코 전통 건물을 장식한 타일(젤리즈)들이 각기 다른 의미를 품고 있는 것처럼 집을 짓는 동안 이들에게 비쳐진 모로코는 다층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나라였다. 구약성서에 기록된 ‘땅의 신비를 가진 나라’임에 분명했다. 두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낯선 곳에 삶의 터전을 일군다는 건 그곳의 문화와 일상의 리듬, 관습과 축제를 체험하는 여행과 같다고.

부부의 말처럼 『페스의 집』은 모로코의 역사와 종교, 문화를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모로코는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곳이다.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유럽과 13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이 나라는 그 거리가 무색하리만큼 모든 면에서 완전히 서구와 다른 세상이다. 아프리카의 서북단에 위치하고 있지만, 극서(極西)라는 뜻을 가진 ‘알 마그레브 알 아크사(al-Maghreb al-Aqsa)'로 불리는 사하라 사막으로 인해 대륙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혼재해 있다. 베르베르 족과 아프리카, 아랍, 최근에는 프랑스와 스페인의 영향을 받았다.

모로코는 지구촌을 강타한 전지구화와 현대화에 비교적 잘 대처해온 강한 내성으로도 유명하다. 인터넷 카페 옆에는 장인 공방이 자리하고 있고, 휴대전화를 선전하는 광고판 아래로 농부들이 당나귀를 끌고 가고, 서양에서 수입된 러닝슈즈와 끝이 뾰족한 모로코의 전통신발인 바브슈가 나란히 진열되고 있고, 수크(재래시장)에서는 긴 옷과 두건을 쓴 여자들이 머리를 단정하게 자르고 하이힐을 신은 딸과 함께 장을 본다. 거리의 노점이나 프랑스 풍 카페, 맑은 물소리가 들리는 분수대 옆에서 이국적인 음식을 즐길 수도 있다. “여행자들이 신비를 기대하고, 그 신비를 발견하는 땅”이라고 읊었던 작가 폴 보울스의 말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다층적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나라, 모로코에 한 번 살아봐?

그중에서도 저자들이 단 두 차례 여행하고, 이곳에 집을 짓게 만든 페스는 모로코의 심장이요 보석과 같은 곳이다. 우묵하게 생긴 계곡에 위치한 이 도시에서는 여름의 찌는 듯한 무더위와 아틀라스 산맥에서 몰아치는 살을 에는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다. 이 고대의 메디나, 즉 구시가지는 성벽 도시로, 모로코의 문화와 정신의 중심을 이루며 기쁨과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메디나의 끝도 없이 이어진 골목길은 삶이 박제된 박물관이 아니라 삶의 공동체이며, 파시스(Fassis, 페스 사람)들의 바쁜 걸음이 끊이지 않는 활력 넘치는 장소이다.

페스는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도시였다. 789년에 건설된 페스는 모로코의 과학과 종교를 교육하는 중심지였다. 859년에 완공된 카라위인 대학(Karaouiyine Univ.)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교육기관으로, 지금도 종교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오늘날의 페스는 세 구역으로 나뉜다. 가장 오래된 메디나는 ‘옛 페스’라는 뜻의 페스 알 발리(Fez-al-Bali)이고, 두 번째 구역은 페스 제디드(Fez Jedid), 즉 ‘새로운 페스’로 메디나의 언덕에 위치하고 있으며 1276년부터 있었다. 유대인의 오랜 주거지인 멜라(Mellah)도 이곳에 있다. 세 번째로 행정과 상업의 중심지인 빌 누벨(Ville Nouvelle)이 있다.

페스는 너무도 아름다운 도시다. 이곳에서는 부자와 빈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간다. 가족과 신이 세상에 부를 과시하는 것보다 더욱 소중하다고 믿는 이곳 사람들 특유의 가치관이 이를 가능케 했다. 비록 거리의 걸인과 노동에 시달리는 어린아이들, 생명의 존엄성을 위협 받는 동물 등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모로코인들의 따뜻한 마음과 풍부한 문화, 오랜 역사 앞에서는 이마저도 자연스레 용서하는 마음이 생긴다.

『페스의 집』은 단순히 여행지의 일정을 나열하고, 그 속에서 문득문득 찾아오는 감상의 편린을 기록한 여타 여행기와는 분명 다르다. 저널리스트로 살아온 저자는 자신의 업(業)을 살려 모로코의 첫인상, 모로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겪은 마음의 홍역, 다시 이곳을 찾아 집을 짓는 여정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맛깔스럽게 기록해 놓았다. 모로코의 현지 장인들과 어울리고, 다투고, 흥정하고, 사랑하는 모습은 우리네 삶이 한 번쯤 살아볼 만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저자가 모로코의 역사와 문화, 일상의 삶을 통해 느끼는 ‘다름의 미학’은 서구 편향적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을 바로잡아주는 문화인류학적인 여행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실제로 저자는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보다 모로코에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저자가 지구 반대편 모로코 페스에 전통적인 방식대로 집을 짓기로 결심한 건 너무도 잘한 결정이었다.

 



본문 중에서


모로코에서의 첫 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가족들이 있는 호주 브리즈번으로 돌아왔다. 엄청난 바가지를 뒤집어쓴, 하지만 석양에 물든 사하라 사막의 빛깔이 아름다운 베르베르 카펫을 거실에 깔았다. 그런데 그 카펫이 문제였다. 매일 그 카펫을 볼 때마다 나는 치명적인 만큼 감각적인 모로코의 아름다움을 그리워했다. 동시에 멀고 다르다는 이유로 이국 문화에 무지했던 자신을 돌아보았다.

***********

현대식 시가지를 떠나 우리는 메디나로 들어섰다. 거기부터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들이 이어졌고, 그 골목길의 터줏대감인 고양이들이 이방인들을 빤히 쳐다보다가 가까이 다가가면 슬금슬금 꽁무니를 뺐다. 달빛이 드리워진 골목길은 아주 낯설어 보였다. 우리는 마침내 커다란 현관에 도착했고,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사포질을 막 끝낸 삼나무에서 날 법한 나무 향이 상쾌하게 몸과 마음을 자극해왔다. 우리는 빛이 흐릿한 안뜰로 들어섰다. 안뜰은 2층 건물로 둘러싸인 열린 공간이었다. 사방이 젤리즈(zellij)라는 푸른색, 초록색, 흰색의 타일 작품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정교하게 장식을 새긴 벽과 목재, 그리고 두 개의 거대한 삼나무 문이 보였다. 보석 상자와도 같은 숨 막힐 듯한 그 아름다움에 나는 그런 궁전에서 산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

다른 모든 이슬람 도시처럼 페스도 수크로 둘러싸여 있다. 우리는 르시프에 있는 음식 수크로 갔다. 거기엔 수백 개의 작은 음식점이 아주 싱싱한 야채, 생선, 고기, 올리브, 커피, 향료, 사탕을 풍성히 쌓아놓고 팔고 있었다. 푸줏간은 종종 낙타나 양의 머리를 전시해놓기도 했는데, 나는 고기를 살 때는 파리가 덤비기 전 이른 시간에 가는 버릇을 들였다. 고기를 냉동하지 않는 관행은 비위생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개 그날 잡아 그날 팔기 때문에 서양의 슈퍼마켓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더 신선하다.

***********

서구의 도시들은 물리적인 차이는 있을지라도 자동화된 서비스, 자동차, 그리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차별적인 특징 없이 어딜 가나 비슷한 생활 조직을 보여준다. 우리는 삶의 활력을 안전이라는 신화로 바꿔치기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자동차와 집이라는 거품 속에 존재하며 텔레비전의 유리벽을 통해 세상을 본다. 사람과 당나귀, 굽지 않은 빵 접시를 들고 문간에서 기다리고 있는 여자아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암표 장사, 암거래 상인, 그리고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가? 태양을 피해 하루 종일 어딘가에 머물던 사람들로 붐비는 저녁 거리는 어디에 있는가? 그것이 페스의 일상적인 삶을 이루는 수많은 작은 드라마들이었다. 나는 그처럼 활기와 생기로 역동하는 곳을 본 적이 없다.


 




지은이

수전나 클라크 Suzanna Clarke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의 여러 곳을 옮겨다니며 자랐다. 이십 대에는 암스테르담의 웰시 공동체와 네팔의 불교 사원에서도 살았다. 20년 이상 보도사진 전문작가로 호주의 신문, 잡지, 책에 사진을 게재했으며, 수차례 전시회도 가졌다. 현대무용에도 조예가 깊은 그녀는 호주의 유력 신문사에서 포토 디렉터로 일하며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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