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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가만히 거.닐.다.
교토, 오사카 … 일상과 여행 사이의 기록

어디서든 네 자신을 잃지 않으면 돼, 우린 겨우 시작이니까…… 내 마음의 방 하나, 당신, 여행, 그리고 ‘산뽀 간사이’


 

 

 

 

 

 

   

- 전소연 지음
- 148×210mm
- 300p
- 13,000원
- 2009년 1월 15일
- 978-89-546-0745-2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교토 오사카... 나의 일상과 타인의 일상이 만나는 지점, 그 골목의 이야기

일본의 교토, 오사카 인근을 여행자들은 간사이 지방이라 부른다. 도쿄의 번잡함을 벗어나 한적하고 여유로운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간사이는, 이국적인 풍경과 일상의 편안함을 모두 갖춘 일본 최고의 여행지이다. 『가만히 거닐다』는 지난 십여 년간 렌즈로만 여행을 기록했던 ‘사진 찍는 여행자’ 전소연이 에세이스트로서 처음 여행을 이야기한 책이다. 저자는 ‘나에게 말을 걸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호젓한 골목들이 넘치는 간사이를 선택했고, 그곳에서 나의 일상과 닮은 타인의 일상을 만난다. 일상과 여행 사이, 벗어나기 위해 접어든 그곳에서 다시 조우한 나와 나의 기억들과 당신.순정한 글과 여운이 있는 사진으로 간사이를 가장 감성적으로 풀어낸 단 한 권의 책이다.

 




출판사 서평


산뽀 간사이… 그곳에 여행자의 마음이 있다

교토 오사카 나라…… 일본의 간사이는 호젓하고 여유로워 여행자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매력이 있다. 떠나 왔으나 떠나지 않은 마음, 생경하면서도 익숙한 듯한 풍경, 처음 본 사람이지만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 그리고 여기까지 도망쳐왔지만 끝내 떨치지 못한 당신. 간사이는 여행자를 매료시키고 여행자는 간사이에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돌아선다. 다시 와서 찾아도 되니까, 다시 올 수 있는 곳이니까, 그때까지 여전히 그대로일 테니까. 간사이를 산책한다는 것은 여행자로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고 일상과 여행 사이의 간소한 자극을 경험하는 것이고 일상을 여행처럼 즐길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다.

당신을 앓고 시작된 여행… 당신과 나 사이에 긴 여행이 있었다

누구든지 마음속에 당신이 하나쯤 있다. 십년 전의 당신이던, 열흘 전의 당신이던 그 모든 당신들은 기억될 자격이 있고 나는 그들을 추억할 이유가 있다. 그녀의 당신이 누구든 상관없다. 덕분에 나 역시 ‘당신’을 추억할 수 있어 좋았을 따름이다. ‘손으로 대화를 나누었던 당신’에서부터 ‘이불 속에 숨어들어 전화기 대신 울어버렸던’ 그 마음 안에 자리잡은 당신까지… 이렇게 담백하게 당신을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당신에게도 ‘당신’이라 불릴 누군가가 아직 있다면 그리고 기억하고픈 시간과 공간이 기억 속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다면 이 책을 집어 들고 긴 여행을 떠났으면 한다. 당신과 나 사이에 긴 여행이 있었다, 당신을 앓았던 시간을 나는 지금 추억하려 한다. 간사이의 거리를 가만가만 거닐며….

일상과 여행 사이 : 여행지에서 일상을 만나는 10가지 방법

그녀가 방에 들어간다: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현지인의 집을 얻어 산다. 산책에 대하여: 자전거를 타고 골목 이리저리를 누비며 빨래 대신 나를 널어본다.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 교토까지 와서 고작 하는 일이 빈둥거리는 일이었다 말할 수 있다. 동물원 가기: 하필 동물원에 가야겠다고 생각한 날이 월요일이다. 동물원 입구의 "Closed Today" 책 읽기: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 시켜두고 책을 읽는다, 낯선 언어를 뒷등으로 흘리며. 버스에 오르다 : '이웃집토토로'의 고양이버스마냥 스윽하고 출발하고 스윽하고 멈춘다. 한가로이 거닐기 : 나의 호흡은 깊고 단정했으며 시선한 사소한 곳에 머물렀다, 철학자의 길에서. 까닭없이 적적해지는 오후 네 시의 풍경 : 거리를 걷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풍경들은 낯설어진다. 적어도 나는 생에 대한 예의는 지키며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다시 뜬금없다고 생각한다. 집으로 돌아와 : 특별히 먹을 게 없다는 것을 알면서 제일 먼저 냉장고를 열어본다. 일종의 습관이다. 들리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음악을 틀어두고 샤워를 시작한다. 일종의 외로움이다. 밤, 비 :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비가 오니 당신 생각이 나서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내가 아는 한 사람은 누군가와 마음을 다해 만날 때면 ‘사귄다’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산다’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너를 산다” 그 말이 그렇게 근사할 수 없었다. 그 어떤 표현보다 진하게 들리는 ‘너를 산다’는 것은 어쩌면 여기가 아닌 그곳을 사는 여행의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낯선 도시에 가서 사는 것. 긴 호흡으로 사는 여행이 불가능하다면 짧은 여행이더라도 일상적인 여행으로 여행의 방식을 바꾸면 그만인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한동안 그곳에 살았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 ‘간사이를 선택한 이유’ 중에서


당신과 나는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셨다. 생각해보면 당신과 나는 마주 앉아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기다리고 있는 사이에 당신이 슬며시 떠오른 까닭은 아메리카노를 시켜두고 자주 당신을 기다린 탓인 듯하다. 기다리는 내내 당신을 떠올리며 커피 잔을 들었다 놓았던 반복들이 문득 그리워졌다. 당신을 기다리던 그때처럼 시선은 창밖을 향했다. 녹색 신호등이 깜박이고 있었다. 신호등 안에서 깜박이는 검은 신사처럼 기억을 걷는 듯한 표정을 한 사내가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슬며시 떠오른 당신도 건너갔다.

- ‘당신과 마시는 모닝커피’ 중에서 서


기린을 보고 나면 코끼리에게 시간을 할애할 작정이었다. 태국에서 타본 코끼리는 슬픈 엉덩이를 가지고 있었고, 조련사와 함께 동물원을 어슬렁거리던 네팔의 코끼리는 명랑한 코를 가지고 있었는데 과연 일본 코끼리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몹시 궁금했다. 시간이 퇴적되어 있는 듯한 살갗을 가진 코끼리는 수십 년 전의 일도 기억하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 코끼리는 심히 단순해 보이는데 역시 세상에는 겉모습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동물원에 가면 어떻게든 코끼리에게 나를 기억시킬 참이었다.

- ‘동물원 가기’ 중에서

많은 시간을 기다려보았지만 기다림에는 늘 익숙하지 못했다. 스무 살 무렵 마음을 던져놓고 군대를 가버린 친구를 기다릴 때는 그와 손으로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나 자주 손을 감추었고, 제법 어른 흉내를 낼 무렵 돌처럼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 그의 마음을 기다릴 때는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붙들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전화기 대신 내가 울어버리기도 했다. 기다림을 지우는 방법은 나 자신을 조금씩 잃어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에게 기다림이라는 단어는 늘 잔인했고 늘 버거웠다. 서른 살 무렵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나는 마치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인 듯 자연스럽게 그를 앓게 되었다. 마음을 점점 진해졌고 그도 나를 앓았으면 하고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나 구에게는 시간이 필요했고 나는 그 시간만큼 기다림이라는 생의 지독을 견뎌야 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었기에 더욱 지독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나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어디서든 네 자신을 잃지 않으면 돼. 우린 겨우 시작이니까.”

- ‘‘기온 거리에서’ 중에서

 




차례

午前 오전

나는 너를 산다
그녀가방에들어간다 1
오사카 첫인상
그녀가방에들어간다 2
산책에 대하여
당신과 마시는 모닝커피
숨어 있기 좋은 방
일상적인 여행의 매력

午後 오후

혼자 왔다 셋이 놀고 둘이 돌아간 도깨비 여행 1
혼자 왔다 셋이 놀고 둘이 돌아간 도깨비 여행 2
동물원 가기
책읽기
금각사
버스 정류장
버스에 오르다
한가로이 거닐기
기억된 사물들
셔터를 누르는 순간
기온 거리에서
쇼퍼홀릭
히노데 우동
까닭없이 적적해지는 오후 네 시의 풍경

夕方 저녁

마음에 없는 일
12시간 하고도 2시간의 고베 여행
집으로 돌아와

밤새벽

고양이
밤, 비
불면증
비록 꿈이라 해도
새벽 산책
오하이오

작가의 글

 




지은이

전소연

1979년생. 지구에 와서 건진 건 우연히 카메라를 손에 쥔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날마다 하늘냄새를 킁킁거리며 살아간다.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여러 잡지에 ‘티양Teeyang’이라는 이름으로 사진과 글을 실어왔다. 현재 무경계 문화펄프 연구소 '츄리닝바람'의 사진부 팀장으로 있다. '시차적응', '빛의 유목', 'Passport Project No.1', '앨리스 증후군' 등의 사진전을 열었으며, 산문집 『패스포트Passport』, 『그날 밤 게르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에 참여했다.
www.tee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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