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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
“너에게 다가가는 내 속도가 느리다고 생각하지는 마. 지금 이 순간에도 난 너와 가까워지고 있는 걸. 세상의 모든 길과 느린 생명들이 날 응원하고 있는 걸”


자전거로 돌아본 이 땅의 모든 길, 그곳에서 만난 느린 생명들


 

 

 

 

 

 

   

- 한상우 지음
- 130×190mm
- 376p
- 13,000원
- 2010년 5월 14일
- 978-89-546-1125-1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언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자전거로 우리 산하 구석구석을 돌아본 자전거 여행기. 젊은 날, 길을 떠나는 것을 주저해본 이가 있을까. 지금도 우리 곁에는 길 냄새를 찾아다니는 여행 병으로 몸살을 앓는 청춘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모든 게 부족한 청춘에게 여행은 때론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저자도 그러했다. 몇 번 길로 나갈 때마다 그는 햇빛과 물, 공기만 가지고 밥을 짓는 식물이 부러웠다. 그래서 명색이 동물인데 부러워만 할 순 없는 노릇이어어서 자전거를 구했다. 자전거를 타니 교통비는 몸이 냈다. 몸에게 빚지며 길을 달리긴 했지만, 그 빚은 얻을수록 부자가 되는 기분을 안겨주었다. 자전거 덕분에 그는 더 이상 식물을 부러워하지 않는 동물이 되었다. 그렇게 그는 자전거로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누비며 길과 무수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길과 나눈 대화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게 되었다. 글은 길의 나직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통로가 되었고, 사진은 길 위에 펼쳐진 시간과 공간을 붙들어 매는 벗이 되었다. 덕분에 우리는 오래오래 곁에 두고 읽을 만한 여행 에세이 한 편을 만나게 되었다.

 




출판사 서평


자전거로 돌아본 이 땅의 모든 길, 그곳에서 만난 느린 생명들

오래오래 곁에 두고 읽을 만한 여행 에세이 한 편이 우리에게 당도했다.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은 자전거로 우리 산하 구석구석을 돌아본 자전거 여행기이다. 젊은 날은 누구라도 자주 길 위에 있고 싶은 법. 그건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이 정해놓은 단단한 규칙들은 매번 낯설고 도무지 손에 익지를 않았다. 일상은 구석구석 아팠다. 그때마다 저자는 지도를 펼쳤다. 그리고 세상 속으로, 혹은 세상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세상과 부딪는 마음을 추슬러 길 위에 조심스레 방목하였다. 일상 밖 몇 걸음에도 세상은 달라보였다. 길은 꿈꾼 만큼 달았다.

하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청춘에게 여행이란 때론 부담으로 다가오는 법. 몇 번 길로 나갔을 뿐인데도 그는 햇빛과 물, 공기만 가지고 밥을 짓는 식물이 부러웠다. 명색이 동물인데 부러워만 할 순 없는 노릇이어서 그는 자전거를 구했다. 자전거를 타니 교통비는 몸이 냈다. 몸에게 빚지며 길을 달리긴 했지만, 그 빚은 얻을수록 부자가 되는 기분을 안겨주었다. 자전거 덕분에 그는 더 이상 식물을 부러워하지 않는 동물이 되었다. 그렇게 저자는 자전거로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누비며 길과 대화를 나누었다.

자전거로 만난 이 나라는 가히 아름다웠다. 엄마 품처럼 다정다감했다.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길은 그에게 말을 걸어왔다. 길 위에서 조금 외로웠던 그는 받아 적기 위해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길 위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나직한 목소리는 새벽녘처럼 희미하거나 저물녘처럼 어렴풋했다. 자전거로 길을 지날 때마다 글이 생겨나면 좋으련만 길은 늘 더디게 왔다. 그는 발아가 더딘 글을 부축하기 위해 고민 끝에 카메라를 들었다. 그렇게 저자는 여행의 동반자로 자전거에 이어 카메라를 추가했다. 글은 길의 나직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통로가 되었고, 사진은 길 위에 펼쳐진 시간과 공간을 붙들어 매는 벗이 되었다.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은 ‘다큐 여행’이라는 이름처럼 자전거로 만난 ‘세상’과의 교감을 담은 책이다. 부산 용호동, 오대산 상원사, 길상사, 경주 옥산서원, 부여 정림사지, 경주 노서리 고분군, 담양 죽녹원, 구례 화엄사, 태안 안면도, 영주 부석사, 섬진강, 화순 운주사, 청도 운문사, 영천 거조암, 황학동 벼룩시장, 여수 향일암, 한라산 백록담, 서산 간월암, 담양 정토사, 양산 통도사, 통영 동피랑 마을, 안동 권정생 생가, 순천 송광사, 부암 곰소염전 등 그가 자전거와 카메라를 벗 삼아 떠난 여행지는 우리로 하여금 삶을 고민케 하고, 세상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상우의 앵글에 담긴 세상의 풍경은 때론 관조의 시선으로, 때론 위트 있는 웃음으로 바라본 그 무엇이다.

무엇보다 『국어교사 한상우의 자전거 다큐 여행』의 매력은 잘 빚어진 저자의 ‘글’에 있다. 그의 글은 삶이란 즐겁고 행복했던 일뿐만 아니라 힘겹고 아쉬웠던 일까지 돌아보게 하는 은빛 추억으로 일렁인다. 그의 글에서는 그리움의 냄새가 묻어난다.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는 그의 글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내달려온 우리네 삶을 잠시 멈추게 하는 무시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느릿느릿 답답할 정도로 더디게 기어가지만, 자신의 생의 목적에 충실한 달팽이처럼 그의 글은 세상엔 다그쳐서 될 일이 있고, 시간을 넉넉히 두고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음을 일깨워준다.

시인 김경주의 말처럼 저자는 “길의 감식가”이다. 그는 자신의 자전거에게도 길의 냄새를 맡게 하기 위해 함께 길을 떠나는, 사려 깊은 사람이다. 그에게 자전거는 동체가 아니라 자신의 인체와 같은 것이다. 쓰러진 자전거를 다독거려 일으켜 세우며 그는 수도 없이 자전거에게 속삭였으리라. 우리는 늘 함께 길 위에 있자고, 우리는 함께 천천히 늙어가자고, 그리하여 세상은 아직 다행이라고 말이다.

 



본문 중에서


오르막은 시야의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자연 지형이지만, 길상사로 오르는 길에서 이 기능은 맥없이 소멸된다. 길 양쪽에 도열한 높은 축대와 견고한 담은 자전거를 풍경으로부터 간단히 격절시킨다. 수많은 대사관저 담에 부딪힌 시선은 올려지기 일쑤였고, 그러면 십중팔구 감시카메라와 마주쳐 나는 죄지은 듯 고개를 수그렸다. 이곳 풍경은 담 안의 저택 소유인 듯싶었다. 담 밖의 나는 길과 함께 외로웠다. 오르막에의 집중으로 입에서 단내가 날 무렵, 길상사에 닿았다. 시인 백석의 애인인 자야가 시주한 대원각, 그곳이 길상사로 다시 태어나기 전엔 이곳을 나오던 자의 입에서 단내가 났을 것이다. 술, 고기, 기생으로 가득했던 내력을 지닌 길상사는 지금, 침묵과 향내로 반듯하다. 깊이 밴 고기 냄새를 없애려 바깥 나이테를 몇 겹씩 깎은 서까래들이 아픈 웃음을 짓는다. 기억은 문신처럼 몸에 새겨진다. 그래서 기억을 지우는 과정은 고통스런 몸부림이다.

나는 대나무 향이 풀어진 공기를 아껴 마시다, 떨어진 댓잎들 사이에 돋아난 망태버섯을 보았다. 그물이 성긴 하얀 망태는 죽음에서 일어나는 생의 우뚝한 욕망을 감추지 못했다. 촉촉한 관능에 젖은 대숲에서 나는 홀로 낯 뜨거웠다. 버섯은 엽록소를 지니고 있지 않아 어떻게든 그 뿌리는 남의 살이다. 남의 유기물을 나의 무기물로 전환해내는 능력으로 버섯은 살아남는데, 이 능력이 생태계를 지탱하고 순환케 한다. 버섯이라는 이름은 인간의 몸에도 핀다. 자신의 삶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가까워진 인간의 몸에 검버섯은 핀다. 검버섯이 몸에 붙는 풍경은 죽음이 몸에 깃드는 풍경이기에, 인간은 죽음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려 몸부림치지만, 결국은 자연의 부름에 순응하고 자신의 길었던 생애를 인정하게 된다. 검버섯은 죽음에 대해 부려선 안 될 억지로부터 인간을 겸허하게 해준다. 아마도 버섯이 인간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죽음이 아니라 삶일 것이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통영의 눈부신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조국의 문화와 예술 수준을 한 단계씩 끌어올린 소설가 박경리, 음악가 윤이상, 시인 유치환, 김춘수, 화가 전혁림…. 이 모두는 통영의 바다를 보고 자랐으니, 통영의 바다는 가슴 속 무언가를 들끓게 하는 모양이다. 자전거는 통영 시내에 위치한 중앙동 우체국 앞에 멈춰 선다. 유치환의 편지엔 이 우체국의 소인이 찍혀 있다. 나는 우체통 근처를 서성이는 유치환을 본다. 시인은 잘 고쳐지지 않는 버릇처럼 퇴근길에 우체국에 들른다. 시인은 빛이 사위어가는 우체국 창문 너머, 사랑하는 여인이 사는 이층집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비어서 맑은 편지지는 우체국을 찾은 사람들의 귀로를 눈으로 따른다. 펜을 쥔 손은 쓸쓸해져서, 오늘은 그만 집에 가자, 달래 봐도 시인은 묵묵부답이다. 우체국 안의 불이 켜지고, 시인은 갑자기 환해진 공간을 낯설어하다 낯익어간다. 시인은 길게 늘어지는 저녁 무렵의 그림자를 바라보다 편지지에 몇 글자 적는다. 건넬 수 있는 건 오직 마음 붙든 몇 글자라는 걸 시인은 잘 알고 있다. 편지를 부치고, 이층집 창에 불이 켜지면 시인은 자기 마음에도 불을 켜고 집으로 돌아갔으리라.

망원렌즈는 먼 풍경을 당긴다. 우리가 다가갈 수 없는 한계를 알고, 세상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세상은 견고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싶어 한다. 망원렌즈는 그런 세상을 달래어가며, 우리가 가 닿지 못하는 먼 세상을 공학적 방법으로 뚝 떼어다 가져온다.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역전 홈런을 때리는 순간 일그러지는 야구공이나 철새 친구들의 생생한 표정, 달의 여드름 자국을 찍을 수 있는 건 다 망원렌즈 덕이다. 망원렌즈는 우리와 세상과의 거리를 좁혀준다. 광각렌즈는 화각이 넓다. 풍경을 뒤로 물려서 더 넓은 풍경을 불러들이기에, 광각의 사진은 눈맛이 시원하다. 물러서는 법을 알아야 더 큰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음을 광각렌즈는 몸소 확인시킨다. 광각렌즈는 먼 것을 밀어내기도 하지만, 가까운 것은 당기는 인간적인 면모도 보여준다. 그래서 내가 편애하고픈 대상을 솔직하게 편애해준다. 내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편애의 대상은 멀어지는 풍경에서 걸어 나와 내게 기댄다. 망원렌즈를 다룰 때완 달리 내가 직접 대상에 다가가야 하는 불편을 감내해야 하지만, 광각렌즈는 다가가려 애쓰는 나의 노력을 기특히 여겨 대상을 확실하게 돋을새김 해준다. 이 왜곡과 편애는 사랑의 본질이다. 내 눈엔 그녀만 보이는 것이다.

순천 송광사 불일암에서 나는 단정하고 청아한 의자 한 개와 눈을 맞추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장작개비로 만들어진 이 의자는 마치 착한 피노키오의 의자 같아서, 생명의 기운이 깃들면 어린아이의 말의자를 만든 손에서 묻어온 것일까. 하지만 이 의자엔 만든 손이 누군지 추측할만한 정보가 전무하다. 이름 석 자 꾹꾹 눌러써 제 소유를 늘리려고만 하는 세상에서, 이 무명의 의자는 정갈한 맨몸으로 소유의 욕심을 털어버린다. 의자의 주인은 의자를 소유하고픈 욕망이 없는 모양이다. 의자를 내 것으로 삼자마자 나는 의자에 얽매이게 될 것이다. 모든 욕심과 허세를 버려서 아직은 의자보단 나무에 가까워 보이는 이 의자엔 햇볕도 앉아가고, 바람도 쉬어가고, 산안개도 머물다 간다. 자연을 가까이 하고픈 마음이 자연을 손짓하고, 그 부름에 자연이 응하는 풍경은 가히 높은 경지의 아름다움이리라. 이 아름다운 풍경 속에 발 디딘 내가 혹시나 누가 되진 않을지. 자연은 너그러이 내 몸뚱이를 허락한다. 언제나 우리가 자연을 떠났지, 자연이 우리를 밀어낸 적은 없었던 거다. 단정하고 청아한 기품, 무소유의 가르침, 자연을 곁에 두는 삶. 의자가 건네는 삶의 미덕들을 찬찬히 곱씹어보니,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포개지는 한 분이 있다. 그 분 덕분에 세상은 욕심을 줄였고, 사람들은 조금씩 마음을 비웠다. 의자는 더 이상 감추지 않고 말한다. 나는 법정 스님의 의자입니다. 스님은 내게 오셔서 먼 곳을 바라보길 좋아하셨습니다.
 




차례

프롤로그


scene 1
부산 용호동, 강화도 전등사, 경기 안성 대농리, 강원 철원, 부산 영도, 강원 평창 오대산 상원사, 강원 양양 낙산사, 서울 성북동 길상사, 부산 기장 대변항, 경주 안강 옥산서원, 강릉 등명낙가사

scene 2
충남 부여 정림사지, 경주 감포, 울산 주전방파제, 태백산, 경주 노서리 고분군, 대구 녹동서원, 충남 논산 관촉사, 서울 노원역, 전남 해남 대흥사, 경북 봉화 청량산, 충북 옥천 정지용 생가, 전남 보성, 전남 담양 죽녹원

scene 3
서울 용산, 서울 합정 선유도공원, 한강 고수부지, 서울 버스터미널, 지하철 1호선 가능역, 서울 신촌, 경주 남산, 전남 구례 화엄사, 서울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서울 인사동, 경남 합천 가야산, 충남 태안 안면도, 경북 영주 부석사, 경남 산청

scene 4
경기 안성 고삼초등학교, 전남 섬진강, 경기 동두천, 전남 구례 연곡사, 전남 순천 전통야생차체험관, 전남 담양 소쇄원, 전남 화순 운주사, 경북 청도 운문사, 전북 익산 고도리, 경남 통영, 경북 영천 거조암, 경주 분황사지, 서울 황학동 벼룩시장, 서울 노량진

scene 5
전남 여수 향일암,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제주 한라산 백록담, 강원 동해시 촛대바위, 전남 여수, 제주 우도, 한강 잠수교, 충남 서산 간월암, 전남 담양 정토사, 서울 종로구 행촌동, 경기 파주 보광사, 경남 양산 통도사, 전남 해남, 서울 합정동, 서울 연희동, 경남 통영 동피랑 마을

scene 6
전남 여수 율촌역, 경북 안동 권정생 생가, 경기 양주, 전남 여수, 충북 충주 미륵리사지, 충남 홍성 상하리, 서울 명동, 서울 독립문, 전남 순천 송광사, 전북 부안 곰소염전, 경북 포항 구룡포, 제주 서귀포


에필로그

 




지은이

한상우

1980년 서울 생 했다. 맞벌어야 했던 가정, 한상우 어린이는 ‘은하철도 999’를 보며 여행의 포부를 키웠고, ‘톰과 제리’를 보며 힘없는 자의 편에 서자고 맘먹었다. 초등학생 한상우는 신화와 전설, 민담 속에 살았다. 그 속엔 운명을 따르거나 개척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진짜 공부는 대학에서 했다. 정과리 교수에게서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비평을, 정현종 교수에게서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강상진 교수에게서 연구하는 스승, 공부하는 어른의 모습을 배웠다. 제대 후, 친구가 없던 복학생 한상우는 카메라를 잡았다. 세상은 넓었고, 더 자유롭고 싶어 자전거를 구했다. 2006년부터 대신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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