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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여행
장기배낭족 모모리의 417일간의 유라시아 횡단기


30대에 떠난 ‘오랜 여행’이 내게 말한다, 떠나길 참 잘했다고,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고…


 

 

 

 

 

 

   

- 한미옥 지음
- 135×190mm
- 376p
- 13,000원
- 2010년 9월 17일
- 978-89-546-1272-2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열심히 살았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근사한 외국계 기업에서 전문가로 일했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았다. 왜일까? 고민 끝에 알았다. 지금까지 난 세상을 머리로만 살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떠났다. 세상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오래 오래’ 이 땅을 떠나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나에게 말했다. 떠나길 잘했다고, 다녀오길 참 잘했다고…

20대 ‘불안한 청춘’을 위한 마지막 여행 ‘소울 트립’에 이은 ‘서른’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북노마드의 선물, ‘오랜 여행’

명문대를 나왔다. 외국계 기업에서 열심히 일했다. 모두가 부러워했다. 행복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남들이 정해준 행복이었다. 고민스러웠다. 그리고 알았다. 지금까지 세상을 머리로만 살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니 어느덧 서른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그래서 떠났다. 떠나야만 했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세상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오래 오래’ 이 땅을 떠나 있었다. 417일간 유라시아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나와 함께’ 긴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책 한 권을 남겼다. 다녀오길 참 잘했다는 이 행복을 누군가에게 꼭 건네주고 싶었다. ‘서른’을 살아가는 당신을 위한 속 깊은 벗이 되어줄 이 책을 당신에게 권한다.

 




출판사 서평


나만 바라보기, 나만 사랑하기, 그리고 나와 여행하기 여행… 나를 만나러 가는 시간

단지 틈틈이 찾아오는 쉼을 즐기려고, 때론 특별한 일상을 나에게 선물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떠나는 여행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 조금만 주변을 돌아보아도 뭔가를 기억하기 위해, 뭔가를 기념하기 위해 떠나는 이들을 찾는 게 어렵지 않은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떠나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에 ‘진짜 여행’을 갈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더 커져만 가고 있다. 그건 아마도 모두가 떠나는 시대에 정작 ‘나만을 위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불만이 세상을 야금야금 채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417일간 유라시아를 횡단하고 돌아온 『오랜 여행』의 저자 한미옥도 같은 고민을 품고 살아왔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학에서 흔치 않은 공부(원자력핵공학)를 하고, 근사한 외국계 기업(IBM)에서 IT 스페셜리스트로 일하며 많은 것을 성취했지만 그녀의 삶은 뭔가 온전하지 않았다. 그렇게 20대 청춘이 저물고, 서른을 살아갔다. 1년에 한 차례 찾아오는 휴가와 가끔 떠나는 해외 출장을 단비 삼아 하루하루 버텼다.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이 지금까지 세상을 ‘머리’로만 살아왔음을 불현듯 깨달았다. 공부를 하고, 일만 하기에도 인생은 버겁다고 여겼던 자신이, 끊임없이 인정받기 위해 더욱 더 빨리 달렸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때마침 자신을 지켜주던, 영원히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한 남자와의 사랑도 색이 바랬다. 그 순간, 누군가가 다가왔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여주었다. 가족들조차, 친구들조차, 그리고 지나간 사랑조차 나에게 해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건네주었다.

“나만 바라보라고, 나만 사랑하라고, 그리고 나와 여행하라고…”

더 이상 돌아볼 필요가 없었다. 둘러멘 배낭, 질끈 묶은 머리, 꽉 조여 신은 운동화. 그녀는 8년을 몸담은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그렇게 ‘오랜 여행’을 떠났다. 문밖을 나서는 순간, 경쾌한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있어. 떠난 후에야 알게 되는, 그래서 두고두고 그리워지는 그런 것들이 있어

한미옥이 선택한 여행은 오래오래 자신의 일상을 떠나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아시아와 유럽을 누볐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신비로웠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하지만 살아가는 방식이 제각기 다른 지구 위의 사람들을 만나는 건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아름다웠다. 네팔 안나푸르나의 어느 롯지 창가에서 쏟아지는 별을 품에 안기도 했고, 파랗다 못해 시퍼런 뉴질랜드의 하늘에 손을 담갔으며, 호랑이가 뛰어 넘은 협곡이라는 중국 윈난 성의 호도협에서 해진 신발, 누런 치아, 남루한 옷차림의 말몰이꾼이 안쓰러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하지만 떠나 있음이 마냥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북한산의 가을 길을 닮은 안나푸르나의 오솔길을 걸으며 앞으로 찾아올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된 것도 사실이었다. 오랜 여행은 필연적으로 여행자를 지치게 하는 법. 교통편을 알아보고, 숙소를 찾아내고, 반복적으로 짐을 풀고 싸고,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걸어야 하는 배낭여행자라면 응당 치러야 하는 힘겨움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무서운 건 여행 내내 찾아온 ‘외로움’이었다. 그냥 ‘외로움’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그 무엇. 그렇다. 그건 바로 ‘지독한 외로움’이었다.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하다가도 문득 모든 것이 시큰둥해지는 것.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 그때마다 그녀는 자신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 여행을 하는 법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세상은 결코 여행자를 버리지 않는 법. 그녀는 오랜 여행 중에 스스로 터득한 여행법을 통해, 그리고 자신보다 더욱 세상을 사랑하는 멋진 여행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이겨낼 수 있었다. 나 홀로 여행하는, 삼십대의 여자가 느끼는 외로움이 온전히 나만의 것임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내가 보는 풍경을 나 혼자 보고 있다는 것,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을 나 혼자 느끼고 있다는 것,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것을 나 혼자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나만의 비밀. 누구도 갖지 못한 비밀. 내 머릿속,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될 나만의 특별한 여행’

417일간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장기배낭족’으로 살아온 한미옥이 깨달은 삶의 미학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혼자 떠나는 여행, 그것은 혼자만의 여행이자, 동시에 혼자만의 여행으로 끝나지 않는 것임을 ‘오랜 여행’은 말해주었다. 여행이란, 여행하는 그 순간으로 끝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오묘한 시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건 명문대학도, 멋진 직장도 미처 가르쳐주지 못한 것이었다.

지금 그녀는 오랜 여행을 마치고 모처럼 찾아온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며 살고 있다. 오랜 여행이 가르쳐준 삶을 여유롭게 관조하는 법을 실천하고 있다. 그렇게 행복한 삼십 대를 누리고 있다. 여행의 순간이 새록새록 기억날 때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하며…

오랜 여행, 다녀오길 정말 잘했다…

 



본문 중에서


떠나기 전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밥을 꾸역꾸역 먹고 평상시처럼 “엄마, 나 갈게” 한마디 남기고 서울로 쌩 돌아왔다. 멀쩡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혼자 먼 여행을 떠난다는 과년한 딸에게 고단한 생을 살아오신 부모님은 얼마나 할 말이 많으실까마는 “건강하게 다녀와라”, 이 한마디만 하신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며 십만 원을 쥐어주신다. 한 방향으로 가지런히 접혀 있는 지폐 열 장을 바라보고 있자니 지폐 속 세종대왕의 얼굴에 엄마의 얼굴이 겹친다. “건강하게 다녀와라”는 말 속엔 얼마나 많은 걱정과 얼마나 많은 전하지 못한 말들이 숨어 있을까? 그래, 마지막이니까, 먼 길 떠나기 전 마지막이니까 엄마를 안아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것도 아니면 손이라도 잡아볼 수 있었을 텐데, 언제나 감정 표현에 서툰 나는 평상시처럼 “엄마 나 갈게” 한마디 뿐. 그 돈 십만 원 때문에 인도 비자를 신청하고 돌아오던 그날에 사람 많은 2호선 지하철 교대역에서 나는 한참을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 ‘십만 원으로 유라시아 횡단하기’ 중에서

여행하면서 깨닫게 된 진실 한 가지는 힘든 언덕길을 오르면 멋진 풍경이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었다. 그대, 오늘 힘겹게 길을 오르고 있는가. 포기하지 마라. 그 끝에는 분명 가치 있는 보답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힘겹던 걸음걸음이 남겨놓고 간 땀방울을 순식간에 날려 보낼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저 끝에서 그대를 몹시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 ‘진실의 바람 한 줄기’ 중에서

너를 떠나와서야 알았어. 네가 나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더 있을 것만 같았어. 아니, 네가 나에게 들려줬던 이야기, 그러나 내가 듣지 않은 이야기가 호숫가, 돌담 위, 교회 지붕에 아직도 맴돌고 있는 듯했어. 다시 돌아갈까. 그래서 지금에라도 그 이야기들을 주워 와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어. 떠나오고 나서야 뒤늦게 알아버렸지 뭐야. 미안해. 그때 내가 그랬어. 내 마음이 그랬어. 단지 너를 좋아하는 방법을 몰랐어. 여행하는 법을 잃어버렸던 거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키기엔 난 이미 많은 길을 와 버렸어. 나 다시 길을 떠나. 너에게도 향하는 길이 아니라 너에게서 더 멀어지는 길로. 바람을 타고, 어느 낯선 곳에서 불어온 미풍 속에 실려 있는 너를 느낄 수 있는 날. 그날이 올까? 그게 아니라면… 기다려줄래?

- ‘너에게’ 중에서

나만의 비밀. 누구도 갖지 못한 비밀. 내 머릿속, 가슴속에 영원히 간직될 나만의 특별한 여행. 쉬노와 우연히 만나길 참 다행이다. 그녀 덕분에, 난 내가 느끼는 여행자의 처절한 외로움을 온전히 받아들일 용기가 생겼다. 누군가와 공유하지 않아도 괜찮은 기분. 언젠가 미래의 내 자신에게 들려주면 족할 감정들. 또 언젠가 다른 누군가에게 나눠줘도 좋을 이야기. 혼자 떠나는 여행. 그것은 혼자만의 여행이자, 동시에 혼자만의 여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행이란, 여행하는 그 순간으로 끝나지 않는, 세상에서 가장 오묘한 시간이다.

- ‘다시 시작하기’ 중에서
 




차례

travel 01. 스타카토

가지 않은 길
떠나야 할 때를 알려주는 저울
십만 원으로 유라시아 횡단하기
배낭 꾸리기 철칙
습관이 되어 힘들지 않을 때까지
만수네 짜이 가게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
아침 산책길에 만난 Love is…
그녀는 스물다섯 살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아시나요? - 첫 번째 이야기
도둑질
가장 좋은 가방
망각과 KFC의 상관관계
진실의 바람 한 줄기
사막여우를 본 적이 있나요?


travel 02. 칸타빌레

이제야 고백하자면
거짓말쟁이 택시운전사
빠이의 골목길
조금 일찍 말할 걸 그랬어
표지판 읽는 법 1
나레쉬와 라주,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 나레쉬 편
우크라이나에서 왔어요
돌아온 스카프
어머니라는 이름
변덕쟁이 자물쇠
너에게
1년에 한 번 여는 이발소
오늘만은 그래야했어요
새벽닭이 울기 전에
물의 도시 베네치아
다시 시작하기


travel 03. 안단테

느림의 미학
그의 아버지는 없다
한여름 밤의 콘서트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아시나요? - 두 번째 이야기
이런 사람
준꼬의 타르투스
꿈꾸는 자
여전한, 앞으로도 여전할
VIP 사과
여행이 보여주는 것들
꼬창의 일몰
타지마할이 가르쳐준 사랑
표지판 읽는 법 2
꼼꼼하지 않은 그녀의 여행법
‘냉정과 열정 사이’의 흔적을 찾아서
우리가 불행한 이유
주인을 물어뜯는 강아지


travel 04. 다 카포

비행기, 지중해, 그리고 고민거리
당신 때문입니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
상식 깨기
어느 탈북자 이야기
너와 걷고 싶은 길
나레쉬와 라주,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 - 나레쉬 편
나비 효과
여행 고수
호수 마을, 블레드
벽과 벽이 만날 때
명장촌의 천사들
여행 준비, 어떻게 하시나요?
그러니 그대…
Somebody is me
살아온 날들, 살아갈 날들
삶은 계속된다


작가의 말

 




지은이

한미옥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IBM에서 약 8년간 IT Specialist로 일했다. 일 년에 한 차례, 휴가 기간의 바깥나들이와 가끔 있는 해외 출장은 여행의 목마름을 부추겼다. 그래서 한번쯤 풍덩 빠져보기로 결심했다. 사표를 던지고 9일 만에 길을 떠나 417일 만에 돌아왔다. 제법 오랜 여행으로 자신의 내부에 내재되어 있던 아날로그 감성을 발견했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 마음 한편엔 지난 여행의 단편들로 추억의 집을 짓고, 다른 한편엔 새로운 여행을 꿈꾸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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