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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학교다, 여행이 공부다
교사라는 천직을 버린 부모와 학업을 끊은 세 아이들, 삶과 교육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배낭여행을 떠나다!

모든 걸 버리니 그제야 아이들의 참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모든 걸 버리니 진정한 자녀교육의 나침반을 찾을 수 있었다.
 

 

 

 

 

 

    - 박임순 지음
- 170×220mm
- 344p
- 14,800원
- 2011년 6월 7일
- 978-89-546-1510-5 (0381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22년간 몸담은 교사의 자리를 버린 부부, 한창 공부해야 할 나이에 학업을 중단한 세 자녀. 그렇게 545일에 걸쳐 세계일주를 떠난 가족이 있다. 세상을 유람하기 위해서도, 느긋한 여유와 휴식을 위해서도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한 지붕 아래 살고 있으면서도 웃음이 사라지고, 대립과 갈등을 반복하며 악화일로를 걷던 가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모두들 ‘미쳤다’고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온 가족이 세상과 부대끼며 우리 가정이 왜 흔들리고 있는지, 부모와 아이들의 사이를 멀어지게 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가 옳다고 믿었던 교육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알고 싶었다. ‘세상’이라는 학교에서 ‘여행’이라는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 이들에게 세상은, 여행은 많은 것들을 채워주었다.

 




출판사 서평


215 / 350,
여섯 개의 숫자에서 시작된 ‘무모한 가족여행’

여기, 용감한 한 가족이 있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세 자녀가 배낭을 메고 세계일주를 떠나기로 했단다. 그런데 그 ‘용감함’의 강도가 좀 세다. 1주일이나 한 달이 아닌, 무려 1년 반 동안의 여행이란다. 놀라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안정적인 직업’이라는 교사로 22년째 일해 온 부부는 이 가족여행을 위해 ‘휴가’가 아닌 ‘퇴직’을, 아이들은 ‘휴학’이 아닌 ‘자퇴’를 결정했다. 한마디로 ‘무모한 도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이 가족이 이렇게 ‘배수진’을 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같은 학교에서 만나 결혼한 부부는 성적보다는 인성(人性)을, 학원보다는 자연을 중시하는 부모가 되자고 다짐했다. 다행히 세 아이들은 건강히 잘 자라주었다. 중학생이 된 큰딸 윤영이 첫 성적표를 들고 오기 전까지는. 350명 중 215등. 딸의 성적표를 받아든 그날부터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던 가정은 조금씩 무너져갔다. ‘교사의 딸이 어떻게 이럴 수가’라는 부끄러움, 더 늦기 전에 공부 방법을 잡아줘야 한다는 조급함에 부부의 초심은 흔들렸고, 아이들은 반항하며 엇나가기를 반복했다. 한 지붕 아래 사는 가족이라고 믿기 힘든 삭막한 시간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힘들고 고된 시간을 4년 남짓 보낸 어느 날, ‘지금 우리 가정의 모습에 좀 더 솔직해지자’고 남편이 아내에게 말문을 열었다. 결국 1년여의 고민 끝에 부부는 ‘학교 밖 세상’이 아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이고, 가족 간의 마음도 다시 이어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온 가족 배낭 세계일주’를 결정했다. 다행히 아이들도 동의했다. 주위의 강력한 반대와 회유도 소용없었다. 직장과 학업을 뒤로한 가족의 결단, 오로지 그것만을 밑천 삼아 떠난 대책 없는 여행이었다.

545일간 33개국을 거친 세계일주,
그 안에서 아이들의 가능성을 발견하다

예상대로 여행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초보 여행자인 데다가 제각기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분명 고역이었다. 텐트를 칠 때에도, 어쩌다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을 때에도 아이들은 자기 입장을 고집하며 다투기 일쑤였다.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부부는 ‘도대체 우리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나’라는 생각에 후회했다.

그러나 하늘은, 아니 여행은 이들의 편이었다. 545일간 한 몸처럼 붙어 지내며 싸움과 화해를 반복하던 가족은 점점 상대를 이해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공동체 속에서 각자의 역할과 책임, 배려와 소통을 배웠다. 여행이 안겨준 가장 큰 수확은 또 있었다. 세상은, 그리고 여행은 천직을 버리고 떠난 부모에게 ‘아이들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 눈을 선물로 주었다. 부모에게 아이들은 늘 뭔가 부족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존재인 법. 그러나 언제부턴가 가족여행의 주도권이 아이들에게 넘어가는 걸 부부는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고생을 사서 한다’며 툴툴거리던 아이들이 나중에는 오히려 여행 경비를 걱정하고, 유들유들하고 질기기로 유명한 인도의 상인들과 나흘간의 협상 끝에 대폭 낮은 가격에 쇼핑하는 등 달라져도 보통 달라진 것이 아니었다. 남미 대륙에서는 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고 여행 계획을 수정해 스페인어 공부에 매달리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붙들고 가르쳐줘도 싫다던 아이들이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며 전등불 밑에 옹기종기 모여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은 여행이 가족에게 허락한 선물 중 하나였다.

아이들이 변하자 부모도 덩달아 바뀌었다. 우선 언제나 노심초사하며 가르치려고만 했던 습관을 버리고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에 귀를 기울였다.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한 발짝 떨어져 믿음으로 바라보니 아이들의 기질과 특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안에 부모도 미처 알 수 없었던 아이만의 잠재력과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여행은 이렇게 가르쳐주었다. 부모가 자녀를 향한 욕심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자녀의 장점과 미래가 보인다는 것을.

여행이 말했다, 아이들은 스스로 배우는 존재라고, 교육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 중요하다고

연세대 문화인류학과의 조한혜정 교수는 어느 인터뷰에서 “엄마가 모든 걸 챙겨주는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입학한다고 해도 자생능력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부모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아이들이 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은 나 홀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조한혜정 교수가 학생들에게 “너희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항상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버리고 545일간 여행을 떠난 이 가족은 다르다. 아이들은 여행을 통해 드넓은 세상과 그 속을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적성과 재능을 스스로 발견했다. 여행을 마치고, 첫째 윤영은 사람들을 좋아하고 소통 능력이 뛰어난 장점을 살려 병원 코디네이트와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비만관리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공간지각력이 우수한 둘째 은택은 컴퓨터 디자인 설계(CAD)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여행 중 환율을 예측하는 데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막내 은찬은 세무회계 기초 자격증을 취득하고 세무회계사무실에서 미래를 위한 실무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모두 자신들이 선택한 길이기에 힘듦조차 행복이라 여기며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자신의 길을 선택한 아이들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옥봉수, 박임순 부부의 말은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 무엇이 우리 아이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인지 고민하는 이 땅의 부모들에게 소중한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다.

“자녀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입니다. 빨리 달리는 법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에게 맞는 방향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싶은 부모로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 아닐까요?”

 



본문 중에서


천천히, 천천히 발을 내딛어야 자신을 보여주는 곳, 히말라야는 그런 곳이었다. 지나간 일상에 대한 집착도, 다가올 미래에 대한 성급한 염려도 모두 버리게 되는 곳. 지금의 공기와 하늘, 그리고 바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 비로소 히말라야의 문이 열렸다. 그래, 그렇구나! 이왕 빼앗기고 사는 것이 인생이라면, 욕심을 빼앗기고 집착을 빼앗기며 사는 것이 훨씬 큰 행복일 것이다. 히말라야! 그곳을 다시 간다면 그때는 정말 천천히, 더 천천히 오르고 싶다. 땅의 순례자가 되고, 바람의 순례자가 되고, 영혼의 순례자가 되어…….

모양도 색깔도 다르지만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며 살아가는 세렝게티는 우리 가족을 철학자로 만들었다.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 짠하게 나타난 무지개, 그리고 무심하게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던 사자까지……. 평원에서의 시간은 그간 바쁘기만 했던 내 삶을 돌아보게 했다. 변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느리디 느린 속도의 자연은 더 아름답고 올곧게 자라고 있었다. 한 박자 느리게 산다는 것은 곧 도태되는 것이라고 여겼던 우리 가족에게 세렝게티는 천천히, 더 천천히 살아가라고 말해주었다.

남아메리카 여행은 황홀한 대자연이 안겨주는 환희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청춘’을 앞둔 세 아이의 현재와 미래를 가슴으로 함께 이해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청춘이란 그런 게 아닐까? 때로는 드넓은 우주를 향해 패기에 찬 꿈을 꾸다가도, 작고 소소한 걱정근심에 꿈이 꺾이는 그런 시간, 자신을 보듬어준 부모의 품을 떠나 스스로 노를 저어 인생이라는 항해를 경주해야 하는 시간. 남아메리카의 구석구석을 두 발로 밟는 동안 우리 부부는 어느새 사랑스러운 세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여행을 하며 키도 마음도 훌쩍 자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3박 4일의 안데스 트래킹. 끝이 보이지 않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가족이 있었기에 함께 걸을 수 있었던 길. 우리 가족은 서로를 향해 좀처럼 드러내지 않았던 사랑과 믿음이라는 끈끈한 마음을 묵묵히 길을 걸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남아메리카는 그 물리적 크기만큼 마음밭도 넓어서 매사에 불평을 늘어놓은 속 좁은 우리 가족에게 단 한 번도 성내지 아니하고 마음과 영혼을 활짝 열어 따뜻하게 품어주었다. 남미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새롭게 이어지는 희망의 길을 바라볼 수 있었다.

늘 쫓고 쫓기는 ‘톰과 제리’는 만화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단짝처럼 붙어 다니면서도 늘 티격태격하는 우리 집 톰과 제리. 여행 중에도 틈틈이 티격태격하더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프랑스의 캠핑장에서 결국 싸움이 났다. 그 결과 빗속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던 초라한 텐트는 화가 난 아버지에 의해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다. 그 시끌벅적한 시간 속에서 부모가 가르쳐줄 수 없는 배려와 화해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아이들은 하루하루 어른으로 자라고 있다.

오랫동안 이어온 서양인들의 편견을 깨뜨리고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의 시인 타고르.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은 그가 ‘인도의 등불’이라는 호칭을 얻게 되기까지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열한 살의 나이에 다녀온 히말라야 여행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누가 그랬던가.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들의 등에 배낭을 메어주라고.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떠난 여행은 우리 아이들에게 학교가 가르쳐주지 못하는 새로운 세계를 선사한다.

그림 같은 산토리니의 이아 마을에서 우리 가족은 어느덧 1년을 맞이한 가족여행을 자축하는 근사한 시간을 가졌다. 저물어가는 노을을 바라보며 우리 가족의 얼굴에 피어난 행복이라는 이름의 미소는 좀처럼 시들 줄 몰랐다. 여행 중간 중간 일어났던 사건 사고들이 아름다운 기억으로 되살아났다. 무엇보다 여행을 마치고 각자 생각해둔 계획들을 말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서로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고 자기 일만 하던 아이들, 그런 아이들과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다며 속을 끓이던 우리 부부가 이렇게 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 어떤 여행지보다 아름다운 풍경은 바로 우리 가족이었다.
 




차례

prologue. 절망의 끝에서 ‘길’을 나서다

Road 1. Asia
서툰 여행, 그 첫걸음

아, 인생은 갈등의 연속이어라
두 갈래 길, 두 가지 질문
괜찮아, 걱정하지 마, 이건 연습이니까
히말라야에서 ‘비움’을 배우다
인도 속 티베트, 그 슬픈 운명
아이들의 힘!
배낭의 무게, 인생의 무게

Road 2. Africa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아프리카로 떠나다

버마재비가 수레를 막는다
천천히 천천히, 느리게 느리게……
3박 4일의 아프리카 기차여행
아프리카에서 귀인을 만나다
도대체 목숨이 몇 개인가요?
나미브 사막, 그 3박 4일의 호사
‘희망봉’에서 가족의 의미를 되찾다

Road 3. South America
남아메리카에서 ‘마음의 눈’을 뜨다

우노, 도스, 뜨레스?
이과수 폭포에서 인생 교향곡을 연주하다
청춘은 아름다워
페루의 자전거여행자
우리 딸은 빠삐용?
볼리비아에서 만난 귀한 인연
우유니 소금사막에서의 환생
길은 끝나지 않는다

Road 4. North America
북아메리카에서의 ‘새로운 시작’

‘여행’이라는 넛지의 법칙
안티구아의 ‘전기 사건’
‘실버 미션’과의 아름다운 동행
네 새끼, 내 새끼, 우리 새끼
우리 엄마 아빠는 ‘4차원 어른’
다양성, 다문화, 그리고 열린 마음

Road 5. Europe
가족, 그 아름다운 이름을 위하여

런던이 가르쳐준 세 가지 삶의 원칙
로마에서 세계사에 눈을 뜨다
아들아, 내 말 좀 들어볼래?
우리 집의 톰과 제리
우리 집 보스가 바뀌었어요
산토리니에서 가족여행 365일을 기념하다
예전의 우리가 아니잖아요

epilogue. 가족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부록. 자녀교육 십계명

 




지은이

박임순

22년간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뒤 남편, 세 아이들과 함께 세계일주를 하고 돌아왔다. 교과서 대신 배낭과 함께했던 다섯 가족은 ‘세상 학교’를 누비며 새로운 교육과 미래의 가능성에 눈을 떴고, 이들의 ‘살아 있는 교육 이야기’는 EBS, KBS, '중앙일보' 및 '여성조선' 등 각종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부모교육 전문 강사, 유대인 쉐마교육 지도자로 새로운 교육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는 ‘가정과 교육 세움터’라는 부모교육센터를 남편과 설립, 운영하며 진정한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이 땅의 부모들에게 실제적인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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