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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남의 사랑 이야기
어 쩌 면 나 의 이 야 기

『서른은 예쁘다』의 작가 김신회가 제안하는 색다른 소.설. 처.방.전 “소설은 읽는 게 아니라 경험하는 것”
 

 

 

 

 

 

   

- 김신회 지음
- 133*220mm
- 276p
- 13,000 원
- 2012년 2월 10일
- 978-89-968068-2-0 (0381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소설이 가르쳐 줬어. 괜찮다고, 다 잘 될 거라고…… 『서른은 예쁘다』의 김신회가 전하는 서른 편의 소설, 서른 개의 남의 사랑 이야기

질문 하나. 당신이 유독 소설을 읽고 싶은 때는 언제인가? 하루 종일 일과 씨름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그냥 잠들긴 싫고 TV 소리는 시끄럽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그때,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소설 한 권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 『도쿄 싱글 식탁』과 『서른은 예쁘다』의 작가 김신회가 소설을 탐독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소설 속 남의 인생과 남의 사랑 이야기가 좋아서였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할 때면 유디트 헤르만의 『단지 유령일 뿐』을 읽었고, 열심히 살고 싶지 않은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에는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떠올렸고, 직장 상사가 이유도 없이 나를 괴롭힐 때면 아멜리 노통브의 『두려움과 떨림』이 땡겼다. 그리고 알았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겪는 난감한 상황이 소설에서도 똑같이 벌어진다는 것을. 그렇게 작가는 소설 속 타인의 인생에 끼어들고 싶어졌고, 소설 속 남의 이야기를 통해 ‘공감’이라는 문학이 지닌 힘을 깨달았다. 김신회에게 소설이란 이런 것이다. 상대의 마음과 그 뒤에 감춰둔 진심을 헤아리는 법을 깨우치는 일. 『남의 사랑 이야기』는 소설에 대한 단순한 감상기가 아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수많은 사건에 대한 직간접경험, 그리고 남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깊은 공감을 통해 내 인생을 위로하는 ‘독서 테라피’다.

 




출판사 서평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다 남의 인생, 삶, 사랑 이야기를 통해 맛보는 소.설. 테.라.피.

살아가면서 소설 한 편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소설을 읽는다는 것. 그것은 관찰자의 입장으로 누군가의 일상을 구경하는 것과 비슷하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현실의 우리처럼, 혹은 그 상상의 저편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간다. 가끔은 나와 너무도 똑같아서, 가끔은 내가 원했던 모습으로, 때론 현실의 좁은 굴레를 뛰어넘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삶을 흥미롭게 관전하게 된다. 소설이 우리에게 한순간의 쾌락으로, 혹은 궁극의 몰입으로 다가오는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소설은 ‘남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소설의 풍경에서 등을 돌리고 나면 소설 속 주인공들의 안위와 미래에 대해 두 번 다시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일지라도 그것이 내 인생과 하등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사연에 마음을 담더라도 결국은 남의 일일뿐, 소설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만큼은 실제 생에서처럼 아등바등 버티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고, 오도가도 못하는 절박한 상황을 타개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어느 게 맞나 머리를 싸쥐며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는 안도감, 나와 다른(혹은 비슷한) 사람의 삶을 엿볼 수 있다는 적당한 쾌감. 소설 읽기의 행복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남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로운 법이니까.

『서른은 예쁘다』로 많은 싱글 여성들의 마음을 다독여준 작가 김신회는 자타가 공인하는 ‘소설 마니아’이다. 어떤 이는 그녀를 가리켜 ‘소설 탐독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혼자 있는 시간이면 늘 이야기 속으로 숨어들었다’는 작가는 혼자라는 두려움을 내내 숨기던 20대에도,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인지 여전히 헤매는 30대의 지금도 늘 소설을 곁에 두고 살아가고 있다. 소설 속의 남의 삶, 남의 사람, 남의 사랑 이야기에 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인생과 형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세차게 가로 젓기도 하고, 마음을 흔들어놓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수첩에 글귀를 베껴 적으며 ‘구원’이라는 단어를 실감할 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작 소설을 읽을 때 마음을 빼앗기는 부분은 흡인력 있는 문장이나 탄탄한 구성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감정과 사람들이라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작가 김신회에게 소설 읽기란 ‘누군가를 만나는 일’과 비슷하다. 무언가 결여되어 있거나 반대로 넘치는 사람, 감정을 조절하는 일에 미숙하고, 사소한 실수 하나에 세상이 끝난 듯 좌절하는 소설 속 군상은 우리와 너무도 흡사하다. 그래서 마음이 놓인다. 내 삶이 결코 찌질한 것만은 아니라고, 소설 속 사람들처럼 인간이란 결국 부족함과 실수, 눈물, 애정을 안에 품고 사는 보통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소설을 읽는다는 건, ‘이야기’를 통해 상대의 마음과 그 뒤에 감춰둔 진심을 헤아리고, 일방적인 감상이 아닌 어떤 사건에 대한 직간접경험을 누리는 일이다. 『남의 사랑 이야기』는 누구보다 소설을 사랑하는 작가 김신회가 정성껏 추린 서른 편의 소설, 아니 서른 개의 남의 이야기를 정갈하게 모은 책이다. 서른 개의 남의 이야기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책이다. 책장을 덮는 순간, 당신은 이렇게 읊조릴지도 모른다. “소설이 가르쳐줬어. 괜찮다고, 다 잘 될 거라고. 그러니 나는 혼자가 아니야.”

 



본문 중에서


사랑은 외국어를 배우는 일이다. 상대가 가진 단어를 헤아리고 그가 구사하는 어휘에 적응하며 그의 진심을 알아나가는 일, 그 과정을 결코 창피해하지 않으며, 없었던 용기를 짜내는 것으로부터 사랑은 시작된다. 조금의 노력도 없이 ‘나는 이미 안다’며 잘난 척하는 일은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는 있을 수 없는 일. 그 옛날 열심히 종이에 적어가며 알파벳을 외웠던 것처럼, 생전 처음 본 곳을 여행할 때 가방이 터지도록 준비물을 챙기는 마음처럼 그렇게 사랑을 시작하는 거다. 사랑은 여행이니까. 사랑은 상대의 언어를 배워가는 과정이니까.

따지고 보면 모든 사랑은 다 쓸데없다. 세상의 모든 사랑은 어차피 시들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이 악무는 것으로 끝나버리지 않는가. 사랑과 연애에 있어 어차피 결론은 하나다. 다들 후회하면서도 또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것.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다고 야단법석을 떨며 이별하고서도 금세 또 다른 사랑을 찾는다는 것. 우리는 늘 이 ‘쓸데없는 짓’을 반복하며 산다.

내가 머무는 이 일상만으로는 도무지 숨통이 트이지 않기에 우리 모두에겐 또 다른 세계가 필요하다. 언젠가 나를 둘러싼 이 삶이 뒤통수를 치더라도 가뿐히 두 발을 옮겨놓을 수 있는 세계. 즐거움일 수도, 안도일 수도, 또 다른 희망일 수도 있는 그 세계는 답답하기 만한 현실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늘 여기 아닌 어디, 이것 아닌 다른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비밀 없는 사람은 없다. 고로 비밀 없는 가족은 없다. 어쩌면 세상 모든 죄의 근원이 될 태평하고도 당연한 집단은 애정의 모양만큼이나 각기 다른 비밀들에 의해 유지되는 게 아닐까. ‘우린 늘 서로에게 솔직해’라는 최면을 바탕으로 종종 ‘어쩌면 아닐지도 모른다’며 의심을 하다 ‘어쩜 그럴 수가 있니’라는 원망을 통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며 위안을 얻는 사람들. 그게 가족이다. 그래도 헤어질 수 없으니 가족이다. 그러니 지금보다 더 성장하길 바란다면 가족과 거리를 둘 것. 가족이 모르는 비밀을 만들어볼 것. 그리고 서로의 비밀을 존중해줄 것. 그것은 나를, 더 나아가서는 우리 모두를 구원해주는 일이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라는 허심탄회한 인정은 자신을 소심함으로부터 해방시킬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다, 라는 인정 뒤에는 ‘그러므로 어쩔 수 없다’는 체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는다’라는 답답함이 숨겨져 있다. 그러는 사이 그 작은 소심함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으며 쑥쑥 자라나, 종국에는 그 소심함이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가장 주요한 성분이 된다.

사람에게 기억상실의 능력이 있다는 것, 세월의 흐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 때때로 고마울 때가 있다. 건망과 시간은 한 번 새겨진 상처를 죽을 때까지 갖고 살지 않도록 돕고 새로운 만남과 기회를 받아들일 내성을 갖게 하니까. 나 역시 사람에게 받은 상처에 이를 악물면서도 친구들에게 억울함을 털어놓고 술잔을 기울이는 일로 잊을 수 있었고, 문득 정말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수룩하게나마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실연을 당해 폐허가 된 마음은 새로운 사랑이 다가오면 어느새 정돈되었다. 그럴 때마다 새삼 깨닫는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힌다는 것을.
 




차례

프롤로그 • 누군가를 만나는 일

Part 1
중요한 건, 내가 행복해지는 것

01 다들 실연하고 있습니까?
02 사랑과 우정, 둘 다 놓치기 싫다면
03 ‘깊이’에 대한 판단은 취향의 차이로부터
04 모두에게 필요한 또 다른 세계
05 ‘결여’에 끌리는 것은 나를 방치하는 것
06 이렇게 살 수도 죽을 수도 없을 때
07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가 있지
08 나의 아름다운 장례식
09 쓸데없는 짓이라도 하는 게 나아
10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아

Part 2
늘 우리를 헤매게 하는, 관계

01 평생 ‘을’에게 가장 필요한 것
02 가족이 모르는 비밀을 만들 것
03 급진전된 관계에 숨겨진 함정
04 부모는 아이와 함께 자란다
05 비밀과 거짓말 모른 척하기
06 대화보다 중요한 게 있어
07 아무리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어도
08 사랑은 외국어를 배우는 일
09 엄마도 사람이다
10 진짜 어른은 의리를 아는 사람

Part 3
잘은 몰라도 이건 아니다 싶어

01 ‘하면 된다’가 낳는 죄
02 두려움도 방목이 필요해
03 ‘쿨함’이라는 이름의 어리광
04 현재에 무례한 사람
05 이 죽일 놈의 우정
06 동정과 연민에 숨겨진 허세
07 ‘딸자식 단속’의 폐단
08 사람은 사람으로 잊혀지네
09 모든 사랑은 천생연분이다
10 내가 만든 덫에 내가 빠지다

에필로그 • 다시, 소설을 꺼내들며

 




지은이

김신회

일 년에 100권쯤의 책을 읽는데 그중 대부분이 소설. 언젠가 떠날 여행을 위해 가벼운 소설책을 따로 모으고 기분에 따라 읽는 소설 리스트를 가지고 있지만 이미 읽은 책을 반복해서 다시 읽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비효율성을 잘아한다.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하는 기분으로 소설을 읽고 언젠가는 그 누군가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며 산다. 직업은 방송작가. 본업은 빈둥거리는 사람. 빈둥대는 틈틈이 글을 쓰거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 지은 책으로는 『도쿄 싱글 식탁』, 『가장 보통의 날들』, 『서른은 예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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