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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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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선희 지음 - 105*170 - 256p - 12,500원 - 2013년 12월 20일 - 978-89-97835-39-3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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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를 떠나겠다는 꿈으로 시작한 저금. 저자 문선희의 여행은 작은 저금통으로부터 시작된다. 모아둔 돈은 세계일주를 떠나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녀는 세계일주를 포기 하지 않는다. 빚을 내서 여행을 떠난다. 현실적 문제는 여행 이후의 것으로 남겨둔 채, 오 직 ‘여행이라는 실천’ 하나만 남겨둔 채 말이다. 그녀가 매일 저금통에 조금씩 모아왔던 것은 몇 푼의 돈이 아니라 지금 정말로 떠날 수 있는, 꿈을 이루어낼 수 있는 용기였던 셈이다. 그녀의 여행기는 읽는 이에게 ‘지금이야’ ‘당신도 할 수 있어’ ‘떠나’ ‘용기를 가 져’ 하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그리하여 독자는 습관처럼 굳어버린 ‘떠나고 싶다’는 오래된 욕망 대신 ‘떠나야겠다’는 단단한 용기를 얻게 된다. 그 용기 있는 ‘떠남’으로 작가는 스스 로의 ‘있음’을 증명해낸다. 요일과 시간, 기호와 신호를 따라 움직이던 일상에서 잊어버렸 던 스스로를 여행에서 되찾는다. 온전히 새로운 시공간에서 낯선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다. 여행의 과정에서 찾은 스스로의 존재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세상에 아름다움을 부 여한다. 마침내 작가는 세상을 향해 외친다. 내가 여기에 있다고. 살아간다고. 눈물이 마 려울 만큼 세상은 사랑스럽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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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그는 이따금 먼 데를 보았다. 그 눈빛이 너무도 아득해서 그를 빤히 보고 있으면서도 혼 자라는 기분이 들곤 했다. 무슨 생각해?라고 물으면 그는 멀거니 웃었다. 후루룩, 쉽게 읽 히는 여자가 되어 야릇한 불안과 춤을 춘다. 애써 모른 척할수록 생생해지는 불길한 예감 들이 그려낸 종이 피아노 위에 올라, 환상이 만든 수천 개의 그림자와 앙상한 춤을 춰댔 다. 불완전한 기억들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나를 애태우던 그의 눈에는 말하지 못한 문장 이 어른거렸다. 머뭇거리던 그의 기다란 그림자를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는 끝 끝내 나를 붙잡지 않았다. 차가 달린다. 산발한 그리움이 달린다.
- ‘1. Africa, 쉽게 발을 들일 수 없는 강인한 땅’ 중에서 바람이 차가워질 때를 좋아한다. 어둠이 볼륨을 높이면 따스한 조명이 꽃망울처럼 톡. 톡. 톡. 굴뚝에서 피어오른 연기에서 나무 타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그리움이 묻은 냄새다. 동화 같은 마을에 온기가 돈다. 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고, 밤이 되어도 외롭지 않을 것 같다. 지상의 온갖 더러움과 추함, 마음을 어지럽히는 모든 것들이 마치 다른 세상의 일 처럼 아득하게 느껴진다. 세상은 어쩌자고 이렇게 사랑스러운 것일까? - ‘2. Turkey,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이 충만한 땅’ 중에서 잔뜩 주눅 든 나는 만고풍상에 지친 패배자처럼 하루종일을 호텔 방에 박혀 있었다. 확연 히 드러나는 체급 차이에도 계속된 과도한 신경전, 팽팽한 기 싸움에 결국 방전된 것이 다. 나는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소심했다. 나는 어두운 방에 숨어 ‘컷’ 소리 가 나도 울음을 그치지 못한 여배우처럼 가슴앓이를 했다.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지 종일 고민해도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 ‘3. 다시, Africa, 혹독한 땅, 다시 삶을 꿈꾸다’ 중에서 100일간의 외출을 마친 추위가 돌아오면, 빛은 옅어지고 어둠은 무거워진다. 눈은 하늘과 땅의 경계를 지운다. 그러면 마을은 저마다 하나의 섬이 된다. 외딴집은 홀로 섬이 될 터 다. 그래서일까, 전신주에 매달린 전깃줄이 찡, 마음을 울린다. 이어져 있음을, 우리가 연 결되어 있음을 온몸으로 말해주는 저 가느다란 허밍이 나는 벌써 고맙다. - ‘6. North Europe, 가느다란 허밍, 대자연의 품에서 잠들다’ 중에서 나는 산골에서 나고 자랐다. 아침에 방문을 열고 나오면, 큼지막한 산들이 겹겹이 둘러서 서 조그마한 나를 내려다보았다. 어른들은 산이 주는 모든 것에 감사했지만, 나는 늘 산 너머의 세상이 궁금했다. 구름처럼 바람을 타고 아주 먼 곳까지 가보고 싶었다. 지금 산 너머 세상에 내가 있다. 나를 닮은 모래알갱이들을 만져보며 나는 어렸던 시절의 나로 돌 아간다. 바람의 지문을 잔뜩 머금은 모래언덕에 벌렁 드러누워 키득키득 웃는다. 나, 제법 멀리 왔지? - ‘8. Canada, 생명의 땅, 원시를 향해 거슬러 오르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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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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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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