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1947년 출간된 『음악의 기쁨』은 클래식 음악서의 고전으로 불린다. 음악 전공자부터 음악애호가 모두 음악을 듣고 읽는 즐거움을 전하는 정통 가이드북으로 꼽힌다. 국내에는 주요 유명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전권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음악의 정신사-바하에서 쇤베르크까지』(홍성사, 1979)로 소개된 바 있다. 그런데 드디어 네 권의 내용을 남김없 이 담아낸 완역본이 출간되었다. 바로 이 책 『음악의 기쁨』 시리즈가 그것이다. 작곡가 이자 음악비평가인 롤랑 마뉘엘과 피아니스트 나디아 타그린의 전문적인 논쟁과 유쾌한 수다로 구성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유럽 클래식 음악의 지형도를 한눈에 그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저자 롤랑 마뉘엘은 작곡가이자 음악학자로 파리 음악원 교수를 지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과 날카로운 비평적 견해는 그의 전매특허다. 한편 그의 대화를 진지하게 경청하다가 중요한 순간마다 날카로운 질문 혹은 반론을 던지는 피아니스트 나디아 타그 린은 음악예술이 갖는 미묘한 차이와 변화들을 섬세하게 끄집어낸다. 특히 타그린의 궁금 증은 클래식 음악을 접할 때 누구라도 한 번쯤 가졌을 법한 호기심과 질문을 깡그리 모았 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음악의 기쁨』을 이끌어가는 두 사람의 대화는 친밀감이 넘 치는 수다에 가깝다가, 때로는 음악에 대해 집요하리만큼 엄격한 태도를 보여 읽는 이들 을 들었다 놨다 하는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매주 일요일 라디오를 타고 전달된 활기 넘치는 토론의 장에는 음악가와 음악학자, 시인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이 나눈 대화를 따라 읽다보면 그동안 지루하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전음악이 한결 편안하게 다가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 롤랑 마뉘엘은 “음악을 이해한다는 것은 음악이 암시하는 바를 몽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음 악의 움직임과 일치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음악의 약동성과 함께 음악이 우리에게 주는 안식에 기대어 음악이 제공하는 모험을 즐기라는 그의 얘기는 시공을 초월해 지금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음악의 기쁨』제2권은 음악사가 뿌리내리고 유럽악파의 음악적 정신사가 어떻게 발전 해왔는지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가이드라고 해도 충분하다. 저자가 구성한 ‘1180년에서 1830년까지의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스칸디나비아, 영국, 스페인 음악사의 수평적 일람표’는 중세 말에서 낭만파의 태동기까지의 음악사를 개괄하는 동시에 이 특별 한 음악 여행의 동반자로 기능한다. 페로탱에서 베토벤까지를 가로지르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유럽 음악사의 형식과 스타일이 어떻게 발생하고 발전하고 전개되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음악의 기쁨 2』에서 저자 롤랑 마뉘엘은 음악을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끊임없 이 강조한다. “음악의 움직임과 일치를 이루고, 은밀히 기대했던 전개를 펼치며 끝없이 새롭게 태어나는 형식과 결합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음악이 가져다주는 놀라움을 기 대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이 책을 대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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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프랑수아 쿠프랭. 그 역시 화가였지만 꿈속 정경이나 요정의 초상을 그려냈다고 봐야겠 죠. 그는 명시적으로 표현하기 거부한 것을 순간적인 뉘앙스들로 암시할 줄 알았습니다. 그의 음악을 이해하는 데에는 설명이나 일화가 필요치 않고, 그 자신도 그런 얘기는 하지 않죠. 그가 소리들의 아라베스크로 그려낸 얼굴, 풍경, 기쁨, 유희는 그의 다정하고도 자 존심 강한 마음속에만 비밀로 남을 겁니다.
- 프랑스 음악의 정신 / 전편
바흐는 음악 외의 모든 예술을 통틀어 하나의 형식을 더이상 손댈 수도 없을 정도로 완성 시켜버린 유일한 예입니다. 그게 바로 바흐의 푸가죠. 바흐가 푸가에 마침표를 찍은 이래 로, 그 누구도 더는 푸가를 개발하거나 뭔가 덧붙일 수 없게 된 겁니다.
- 1730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서
라모는 상황에 부합하는 음악, 자연의 정경을 묘사하는 음악에 확고한 감각이 있었습니 다. 그래서 그는 악기의 음색에 그토록 민감했던 게지요. 이 교향악 작곡가는 사람의 목 소리도 기꺼이 기악 중심 작품의 한 부분으로 활용했죠. 그 점은 을 들으면서 타그린 씨도 느꼈을 겁니다. 노년의 라모는 프렌치호른과 클라리넷을 발 견하고 프랑스에서 최초로 관현악에 도입시켰죠.
- 1740년: 라모
이미 우리보다 앞서 바그너가 말했죠. 모차르트의 모든 음악은 사람의 목소리처럼 노래한 다고요. 그 음악의 모든 것이 엄격함 속에서도 목소리의 탄력과 유려함을 간직하고 있죠. 그래서 모차르트만큼 연주하기 어려운 음악이 없다고, 모차르트 연주를 들어보면 오케스 트라나 연주자의 실력을 알 수 있다고들 합니다.
- 1787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이 오페라처럼 특정한 주제를 나타내야 한다는 제약에 놓여 있었다면 지금 과 같은 아름다움, 그 박력, 그 자유로움을 결코 지닐 수 없었겠죠. 개요나 줄거리가 없는 데 극적인 성격은 있으니 청중은 뭔가 사연을 덧붙이고 싶어지는 겁니다.
- 1810년: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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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서문 6
대담 1 프랑스음악의정신/전편 12
대담 2 프랑스음악의정신/후편 27
대담 3 이탈리아음악의정신/전편 40
대담 4 이탈리아음악의정신/후편 51
대담 5 오스트리아음악의정신 65
대담 6 독일음악의정신 74
대담 7 영국음악의정신 85
대담 8 스페인음악의정신 95
대담 9 러시아음악의정신 106
타임머신 119
대담 10 1183년: 노트르담악파, 1364년: 마쇼 120
- 1810년: 베토벤

대담 11 1480년: 데 프레, 1580년: 디 라소, 팔레스트리나, 빅토리아, 코틀레 133
대담 12 1600년: 카치니, 페리, 1610년: 몬테베르디, 쉬츠 143
대담 13 1642년: 쉬츠와 몬테베르디 154
대담 14 17세기 프랑스의 류트 음악가들 164
대담 15 1680년의 음악 175
대담 16 1686년: 륄리 185
대담 17 1697년: 랄랑드, 캉프라, 코렐리, 퍼셀 200
대담 18 1725년: 프랑수아 쿠프랭, 데투슈, 비발디, 텔레만 210
대담 19 1730년: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222
대담 20 1740년: 바흐, 헨델,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라모 235
대담 21 1740년: 라모 246
대담 22 1774년: 글루크, 필리도르, 몽시니, 바흐의 아들들, 슈타미츠 부자 257
대담 23 1774년: 글루크 268
대담 24 1780년: 요제프 하이든, 보케리니, 솔레르 신부 280
대담 25 1777년: 미카엘 하이든 290
대담 26 1784년: 그레트리, 치마로사 300
대담 27 1787년: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312
대담 28 1801년: 메윌, 부아엘디외, 베토벤 328
대담 29 1810년: 베토벤 340
대담 30 낭만파의 병기고 356
대담 31 낭만파의 자원: 의고주의 367
대담 32 낭만파의자원:이국취향 3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