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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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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연주 지음 - 153x220 - 268쪽 - 14,000원 - 2014년 8월 25일 - 978-89-97835-61-4 (0398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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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넬라’라는 필명으로 블로그 작가로 사랑받고, 『라오넬라, 새벽 두시에 중독되다』라 는 자전적 소설로 엮었던 작가 고연주의 여행 산문집. 태어나서 이사만 서른여섯 번, 언 제나 ‘길 위에’ 있었던 여행 같은 삶의 이야기와 진짜 여행 이야기가 『우리의 취향』에 담겼다.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 라오스, 터키, 중국, 오스트리 아, 몰타, 스위스, 이스라엘, 스페인, 포르투갈, 태국...... 수많은 나라를 거치며 삶을 유랑 했던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낯선 것들에 부딪히면서도 많은 것을 깨달았던 시간에 대해. 한 곳에 최소 2주일 이상을 머물며 시간을 들였던 여행에 대해. 문득 ‘안녕’ 하고 전화를 걸 수 있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애썼던 마음에 대해. 마음이 동하는 방향을 따라 긴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 『우리의 취향』을 안긴다. 힘들다 느끼면 서도 우리가 이렇게 살아내야만 하는 이유를, 수없이 떠나고 돌아오고를 반복해야만 하는 이유를, 이별하면서도 또다시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를, 그녀가 알려줄 것이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이 도착하지 않은 세상을 향해, 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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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저마다의 취향을 이고 산다. 취향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진다. 어렸을 때 겪었던 사건들, 가까이 두고 지내온 친구들, 때로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취향은 쌓 여간다. 가끔은 탐나는 취향을 훔치기도 하고, 고리타분해진 취향을 내다 버리기도 한다. 그것이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버려졌건, 분명한 것은 누구에게나 저마다의 취향 이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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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점점 짐이 늘어난다. 다른 사람들은 여행을 많이 할수록 요령이 생겨 짐이 줄어드는가본 데 나는 무거워진다. 여행을 할 때마다 아쉬운 것들이 생겨 하나씩 챙겨 넣는 까닭이다. 일 년을 머물렀던 영국으로 떠날 적에도 큰 가방이 하나, 작은 가방이 하나였는데 이젠 한 달을 머물러도 큰 가방이 하나, 작은 가방이 하나다.
사랑 같다. 내 사랑이 그렇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누구든지 좋다가 헤어지고 만나고 헤어지면서 이상형이 늘어난다. 이런 점이 좋은 거구나, 이런 것을 해도 좋구나, 이런 시 간이 좋구나, 사랑을 할수록 사랑이 무거워지고 있다.
- ‘약간 무거운 사람’ 중에서 행복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어떤 나라를 생각한다, 자신을 학대하여 지나치게 피로한 것이 미덕인 나라를 생각한다. 하루종일 공부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면 뿌듯하고 커피라도 한 시간 마시고 나면 미안한 나라, 평생을 쉬지 않는 것이 미덕인 나라를 생각한다, 행복하 냐는 질문에 행복하다고 하면 어쩐지 나만 나태한 것 같아 행복하지 않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행복지수가 낮은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하는 나의 고향을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하다고 좀 고백합시다. 당신은 행복해도 괜찮습니다. 꼭 열네 시간씩 일을 하 거나 공부를 하고 집에 오는 길에만 뿌듯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늘은 쓸데없이 네 시간을 걸었다고 뿌듯해합시다. 건강 때문에 걷지 않아도 돼요. 우리는 좀 쓸데없을 필요가 있죠. 하등의 쓰잘데기가 없읍시다. - ‘맥주를 마시자’ 중에서 서 단어를 이렇게 나눠도 당신이 이해하여 줄 수 있다면‘ 용기’가 없지만‘ 용감하다’고 말해 도 될는지. 씩씩하고 겁이 많다, 사물도 겁나고 동물도 겁난다, 걸음은 호기심(好奇心)이 지만 호기(豪氣), 그러나 무엇보다‘ 믿음’이다. 사람은 아름답다는 믿음, 친하고 보면 다정 -3- 할 것이라는 믿음, 세상이 5도쯤 따뜻할 것이라는 믿음, 나의 걸음이 안녕할 것이라는 믿 음, 그래서 여기까지 왔으므로 이건 내 경험을 건 믿음이다. 이건 때로 터무니없고 어리 석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신과 내가‘ 아는’것들로부터 받아온 상처를 돌이 켜보면, 그러고도 우리는 또 상처를 받을 것을 짚어보면, 그러고도 우리는 사랑을 하고 나는 한 걸음, 딛는다. 무섭지만 한 걸음, 무서워서 한 걸음. 숨을 길게 들이쉬고 눈에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겨우 한 발을 떼는 깊은 밤 걸음처럼, 여행하고 있다. 이곳도, 삶도. - ‘무서워서 한 걸음’ 중에서 외로움을 잊거나 해소하거나 잃거나 이기기 위해서 내가 소비한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외로워서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먹으며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 적이 있다. 한 번에 만 원이나 이만 원쯤 썼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벌기 위해 내가 씹어 삼킨 것보 다 긴 시간을 일했을 것이다. 나는 친구나 친구가 아닌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다. 만남에서 삼사만 원쯤 썼을 것이다. 나는 내가 만나서 웃어버린 시간보다 더 오래 손이 부르텄 을 것이다. 나는 외로워서 처녀를 버린 적이 있다.
- ‘So Far, So Good - 상하이의 아홉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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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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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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