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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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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지영, 유J 지음 - 111*180 - 256쪽 - 15,000원 - 2015년 1월 14일 - 978–89–97835–88–1 (0360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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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그렇다면 예술이 대중에게 가 닿는 것은 정말로 아득히 먼 일일까? 예술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올 수는 없을까? 서울과 뉴욕이라는 두 도시의 아트 신(Art scene)을 경험한 큐레이터 맹지영과 아트 디렉터 유J는 이런 고민을 안고 『스몰 토크: 뉴욕에서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들은 열한 번의 대화를 나누고 여섯 개의 짧은 단상을 모으는 과정을 거치며, 서울과 뉴욕, 두 도시의 미술 현장이 사뭇 다름을 알아차 렸다. 특히 한국 미술 현장의 대중들은 예술에 대해 어렴풋 거리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그 이유가 ‘대화의 부재’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때문에 대중이 예술에 느 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시 공간의 접근성 등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 는 노력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고 가벼운 대화, 즉 ‘스몰 토크(Small talk)’가 필요하다는 사 실을 깨달았다. 전시 오프닝에서 처음 만난 관람객들이 작품을 앞에 두고 떠들썩하게 이 야기를 나누는 장면, 눈앞의 작품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라 거기에서 연상되는 자신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가볍게 찾아가는 장면. 이 책은 한국 미술 현장에서 부재 했던 그 소소한 장면, 작고 가벼운 ‘스몰 토크’들을 하나로 묶은 결과물이다. 미술관에서 시작해 미술관 밖으로 확장되어가는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일상에서 자연스럽 고 친근하게 예술에 다가가는 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 앞에서 보다 적극적인 감상자가 되고 싶은, 일상에 스민 예술을 발견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 이야기 ‘스몰 토크’에 귀를 기울여볼 일만 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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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나는 지금도 누군가와 ‘비생산적’으로 보이는 ‘가벼운’ 잡담이나 대화들을 나누며 그것이 이끄는 대로 놔두곤 한다. 그것들은 때로는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만드는 큰 주제로 발 전되기도 하고, 일부는 그저 그런 잡담으로 소멸되어버린다. 그런데 언젠가 그 비생산적 이고 하찮아 보이는 작은 대화가 먼 훗날 그 시대 예술을 바라보는 소중한 시선이자 목소 리였음을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예술을 둘러싼 다양하 고 ‘작은’ 대화들이 앞으로도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소망한다. - 대화 이후, a의 독백 / 작가의 말 (b는 천천히 그림을 감상하는 a로부터 떨어져 넓은 전시장에 걸려 있는 그림들을 보는 둥 마는 둥 스윽 훑어본다.) b 근데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너무 단순하고 무미건조하다고 할까? 홈디포 페인 트 코너에 붙어 있는 색상표를 보는 것처럼 느낌이 없어. 좋은 작업이라면 시각적으로 강 한 생명력이나 아름다움이 느껴져야 하는 것 아니야? 캔버스랑 붓만 있으면 나도 이 정도는 그리겠는데. a 브라이스 마든의 작품은 단순한 형식과 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을 모르면 너처럼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일 수 있어. 그런데 단 순해 보여도 그 안에 정말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지. 물리적인 제작 과정은 물론이고, 영감을 받은 것에서부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걸린 긴 시간을 생각하면 그리 단순하지만 은 않아. 예술가마다 자라온 환경이 다를 거 아냐.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친 요소도 다를 테고. 그래서 미술 감상이란 일종의 탐정 게임과 같아. 관람객은 오직 단편적인 단서들만 보고 유추하게 마련이거든. 재미있는 건 작가들마다 그 단서를 제시하는 방법이 다 달라. - 첫번째 대화 / 뉴욕, MoMA(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서 a 예술도 이런 사막과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고통스러우면서도 그곳에 생명과 이야기가 있고 불필요한 멋이나 장식 따위는 발붙일 틈을 주지 않으면서도 그 제 한된 공간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자 하는 것. 그 몸부림의 파장이 눈으로 들어와 가슴을 울리고 머리로 퍼져나가는 느낌. 그저 바라보는 것 외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는 느낌. b 뭔지 알 것 같아. 내 생각에도 예술가가 자신을 온전히 내던지지 않으면 이런 느 낌을 줄 수 없을 것 같아. 겉멋을 낸다든지 핵심 외에 군더더기들이 달라붙어 있다면 말 이야. 잡초가 무성한 느낌이랄까, 그런 상태에서는 네가 말한 응축된 느낌이 들지 않겠지. - 세번째 대화 / 조슈아트리 사막에서 a 우리 주변에 오랜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작업할 만한 하드웨어가 거의 없잖 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파트만 해도 유구한 시간을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만들 지 않잖아. 금방 짓고 몇 십 년 쓰고 나서 허물어버릴 생각으로 만들잖아. 그 결과, 우리 는 짧은 시간의 주기에 길들여졌고,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할 생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법 을 잊어버리게 되었어. b 그게 안타깝다는 거야. - 장면 둘 / 열쇠 속 세상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신진 작가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나름의 각오와 욕망을 안고 미술 계에 뛰어드는 자들을 말한다. 그러나 a가 만난 신진 작가 노영신은 ‘미술계’와 무관하게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묵묵히 작업을 해온 흔치 않은 경우였다. 게다가 그의 전시가 열리 고 있는 전시 공간은 어디가 거실이고 어디가 방인지 구분이 무색한 작은 아파트였다. 그 러나 a는 알 수 없는 감정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도대체 무엇이 a에게 정체 모를 감정을 불러일으킨 걸까. 노영신의 그림, 작은 아파트에서의 설치 광경. (...) 예술가로, 아내로 그 리고 어머니로 살았을 노영신의 삶. (...) 학교에 간 딸을 기다리며 그렸을 드로잉, 반복되 는 일상 속에서 일종의 수행과도 같았을 그리는 행위는 작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 하루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차이를 노영신의 드로잉은 담고 있다. 매일 똑같이 되풀이되는 일상인 듯 보이지만, 그것을 바라보고 대하는 우리의 일상은 미묘하게 달라진다는 것을 노영신의 다른 색깔, 다른 구도로 이루어진 드로잉은 소리 없이 말하고 있었다. - 장면 넷 / 예술가 그리고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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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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