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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
세계 벼룩시장에서 모아온 사소한 흔적들

“당신의 지난 시간을 삽니다” 영화주간지 《씨네21》 기자 이화정의 ‘빈티지’ 여행기


 

 

 

 

 

 

    - 이화정 지음
- 138*204
- 272쪽
- 14,800원
- 2015년 8월 14일
- ISBN 979-11-86561-11-9 (03810)
- 031.955.2675(편집) 031.955.1935(마케팅)

         
 

세계 빈티지숍과 벼룩시장에서 모아온 흔적들을 담다!
영화주간지 《씨네21》 기자 이화정의 ‘빈티지’ 여행기 진짜 ‘빈티지 마니아’의 ‘수집 팁’부터 농도 깊은 ‘필름 사진’까지!

영화주간지 《씨네21》 기자 이화정의 ‘빈티지’ 여행기. 세계 여러 도시 속 숨어 있는 빈티지숍, 벼룩시장에서 모아온 사소한 흔적들을 담았다.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빈티지 그릇을 안전하게 ‘모셔오기’ 위해 여행 가방 가득 ‘뽁뽁이’를 챙겨가는 진짜 ‘빈티지 마니아’가 생생하게 전하는 ‘빈티지 수집 팁’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빈티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낡고 오래된 것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난다. 작가는 물건을 모으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역사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까지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빈티지한 소품들과 거리 풍경을 농도 깊은 ‘필름 사진’으로 보는 기쁨이 가득한 책, 영화 기자로 겪은 다양한 여행 일화들과 영화 속에서 발견한 빈티지에 대한 단상들이 함께 담겨 재미를 더하는 책이다.

 




출판사 서평


Oldie but goodie, 빈티지의 비밀 -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준 빈티지 물건들에 대해

- 박세연 / 동화작가 & 일러스트레이터, 『잔』 『토이』 지은이

베니스 여행을 마치고 런던에 도착한 날, 같이 살던 플랏메이트 세 명은 눈을 반짝이며 내 가방이 열리길 기다렸다. 앞다리가 부러진 유리 개구리, 왼쪽 팔이 없는 무라노 인형, 삐거덕거리는 틴토이, 너덜너덜한 가죽 줄자… 자랑스럽게 꺼낸 장난감들을 보고 그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명품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쓰레기 같은 물건을 사온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쓰레기라니! 나의 소중한 기념품이 쓰레기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시간 수집가의 빈티지 여행』은 《씨네21》의 이화정 기자가 세계의 벼룩시장을 돌며 모았던 빈티지 물건과 빈티지 숍에서의 일화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화와 버무려 그린 책이다. 이화정 기자의 글은 설레는 마음으로 낡은 장난감을 모으던 나의 과거가 사실은 가치 있는 것이었다고 말해준다. 그녀는 오래된 것의 소중함을 알고 스쳐지나가는 순간을 흘려버리지 않는 사람이다. 잊히기 쉬운 뒷모습을 애틋하게 기억하는 사람이다. 칸국제영화제의 화려한 드레스 사이로 저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은식기였다. 누군가의 눈에는 쓸모없는 것들이 그 가치를 알아보는 이를 만나 소중해지는 빈티지의 비밀을 저자는 잘 알고 있다. 

문이 닫힌 가게를 몇 번이고 찾아가는 애정, 전리품이라도 획득한 것처럼 두 손 가득 물건을 들고 돌아오는 의기양양함, 사자마자 깨뜨린 그릇 앞에서도 한번 더 방문할 구실을 찾은 것에 안도하는 알 수 없는 마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이 된 기분까지. 이 책에는 빈티지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낡고 오래된 것에 대한 애정이 잔뜩 묻어난다. 물건을 모으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의 역사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는 섬세한 글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곳에 서 있는 듯한 순간이동의 환희를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저자가 직접 촬영한 아름다운 색감의 사진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찰나의 순간까지 소홀히 여기지 않는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 

누군가에게는 쓰레기로 보일 수 있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책상 위 둘도 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 이름을 불러줄 때 꽃이 되는 것처럼, 빈티지는 그것에 애정을 가질 때에 진정한 가치를 지니게 된다. 몇 백 년이 되었는지, 돈으로는 얼마로 환산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낡은 것이 소중한 것은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녹아 있는 삶만큼 가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보물선에 탑승한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세계의 빈티지를 만난 저자의 떨림이 전해져 긴 여운이 남는다. 책을 덮고 나니 가보지도 않은 그곳의 벼룩시장이 어쩐지 그립다. 

* 출판사 북노마드는 책에 대한 깊이 있고 객관적인 소개를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서평을 의뢰했습니다. 북노마드는 책을 덮은 후의 느낌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본문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그저 세상의 모든 낡은 것들, 그 뒷모습을 돌아보는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의무감은 아니다. 단지 1분 1초 쏟아지는 ‘신상’보다 ‘낡은 것’이 아름답고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겨지고 눈이 가닿을 뿐이다. 나는 ‘세상 모든 쓸데없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상한 취향의 소유자다.
- ‘작가의 말’ 중에서


벼룩시장마다 캐릭터가 있다면, 마우어 파크 벼룩시장은 좀 무뚝뚝한 아저씨 같은 곳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마우어 파크 벼룩시장이 인기를 얻는 최대 벼룩시장인 건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마우어 파크 때문일 것이다. 벼룩시장을 휘둘러보고 온 사람들 100퍼센트가 공원에 와 있을 정도로, 두 곳은 일종의 결합 상품 같은 곳이다. 벼룩시장에 마련된 음식점에서 독일 최대의 간식인 커리 부어스트(독일식 소시지와 감자튀김에 커리 가루를 뿌린 독일 국민 간식)를 사들고 공원에 앉아, 혹은 드러누워서 주말을 즐긴다. 시간만 잘 맞춰간다면 노래자랑까지 볼 수 있다.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같은 첩보 스릴러물을 쓴 존 르 카레가 자신의 소설 속 삼엄한 배경이 되었던 장소에서 젊은이들이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을 내다 팔고, 노래자랑까지 하고 있는 걸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 ‘독일 베를린 마우어 파크 벼룩시장’ 중에서


하카니에미 마켓홀(Hakaniemen Kauppahalli)은 영화 <카모메 식당>의 사치에가 식재료를 구매하는 곳으로 등장하기도 해 핀란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마켓 광장으로 등극했다. 순록 고기와 연어 스프 같은 북유럽 음식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 1941년에 문을 연 이곳은 신선한 식재료 용품점 외에도 2층에는 마리메꼬 패브릭을 저렴하게 파는 아웃렛, 핀란드라는 뜻의 ‘수오미(Suomi)’가 새겨진 핸드메이드 모자와 카디건 등을 파는 상점이 있다. 중고 서점과 마리메꼬 그릇을 파는 생활용품점도 있어 꺅 소리가 절로 나온다. 마리메꼬 패브릭이나 수오미가 새겨진 스웨터, 모자 같은 것들을 사오는 걸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나는 이곳에서 1960~1970년대 어린이 방 도면과 인테리어 도록이 실린 책을 찾아냈는데,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책이라 그런 것을 구매해낸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 ‘핀란드 헬싱키 파실라 인근 벼룩시장’ 중에서


그런 맥락에서 뉴욕에 가면 첼시나 브루클린 거리를 활보하는 힙스터가 되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빈티지 아이템들을 워낙 즐겨 입는 그들의 착장은 보는 족족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저기요? 그런 건 도대체 어디 가서 구매할 수 있나요?” 하고 물어보고 싶은 것투성이.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남의 영업 기밀을 캐묻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행위다. 사실 묻지 않아도 뉴욕에서는 공인된 답변이 존재하고 있다. 브루클린에 있는 빈티지 매장 ‘비콘스 클로짓(Beacon’s Closet)’은 뉴욕 힙스터들의 비밀 옷장 같은 곳이다. 1997년에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에 문을 연 이곳은 옷을 좋아하는 사람마저도 그 엄청난 옷에 질려서 나올 정도로 다량의 옷을 구비한 뉴욕 최대의 빈티지숍이다. 뉴욕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그곳의 존재를 알고 있을 정도이다.
- ‘뉴욕 브루클린 빈티지숍 비콘스 클로짓’ 중에서


청동색의 쇠붙이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우디 앨런의 타자기는 그가 40달러를 주고 구입해서 60년째 쓰고 있는 골동품이다. 우디 앨런이 돈을 벌기 위해 쓴 모든 글, 사소한 농담부터 칼럼, '한나와 그의 자매들' 같은 고전 영화부터 최근작인 '매직 인 더 문라이트'의 마술 같은 글들이 모두 이 타자기에서 생산됐다. 탁 탁탁탁 탁. 타자기 소리에 글쓰기를 종용하는 엄청난 비밀이 있는 게 분명하다.
- ‘우디 앨런의 타자기’ 중에서


벼룩시장 상인은 누차 나를 안심시키려 애썼다. “필름까지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이건 분명 잘 나올 거야.” 카메라 이야기다. 벼룩시장의 인기 거래 용품 중 하나인 카메라를 나도 구매한 적이 있다. 필름까지 장착된 똑딱이 카메라를 30유로에 구매했으니 거저 얻은 거나 마찬가지다. 새 필름으로 갈아 넣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는데, 무슨 배짱인지 밑져야 본전이다 싶은 마음에 필름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내 기록을 이어나갔다. 찰칵, 찰칵, 찰칵. 카메라를 내놓은 사람의 기록과 나의 새로운 기억이 조우되는 접속의 소리. 인화한 사진에 무엇이 나올까, 사건의 단서가 될 무슨 엄청난 기록이 있진 않을까, 잠깐 셜록 홈즈 같은 기분도 내본다.
-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중에서


‘올디스 벗 구디스(오래되어도 가치가 있는 것)’는 일정 시간을 지나도 그 광채를 잃지 않는 빈티지의 속성을 규정해준다. 이런 의미에 입각해서 살펴보자면, 앤디 워홀의 복제 미학이 예술이 되고, 공산품과 대량생산 제품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빈티지는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여지가 충분해진다. 빈티지는 그래서 ‘같은 옷을 입고 가는 사람을 보면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리와 ‘나도 남들처럼 저걸 꼭 입고 싶어’와 같은 심리, 그 팽팽한 줄다리기를 대변하는 틈새 심리다. 같은 시기에 생산된 엄청난 양의 공산품들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빈티지 마니아들은 클래식하고 장중한 아이템을 찾는 대신 과거의 ‘기억’을 찾아 나선다.
- ‘빈티지 제조’ 중에서
 




차례

작가의 말
낡은 것을 보면 누군가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1장 가지지 못한 빈티지가 아름답다
프랑스 칸 벼룩시장 - 은식기와 샤넬백의 찬란한 유혹
네덜란드 잔세스칸스 빈티지숍 - 포기의 미학
덴마크 코펜하겐 빈티지 그릇 상점 - 그릇 애호가들을 위한 타임리프
프랑스 파리 방브 벼룩시장 - 매직 인 더 방브
이탈리아 베니스 기념품 가게 - 욕망을 찍어드립니다



2장 빈티지는 도시의 역사다
이탈리아 코모 양로원 바자회 - 호수 마을 바자회
독일 베를린 마우어 파크 벼룩시장 - 분단의 아픔을 딛고 휴식처로 탈바꿈한 공간
독일 베를린 실내 벼룩시장 - 오래된 상인들의 친근함이 더해진 로컬 마켓
폴란드 바르샤바 벼룩시장 ‘콜로 바자’ - 공산권의 분위기를 재현한 박물관 같은 벼룩시장
도쿄 신주쿠 벼룩시장 - 도쿄 젊은이들의 취향 집합소
핀란드 헬싱키 파실라 인근 벼룩시장 - 추억까지 판매하는 북유럽 빈티지의 천국



3장 도심 속 빈티지 보물 창고
뉴욕 브루클린 빈티지숍 ‘비콘스 클로짓’ - 뉴욕 힙스터들의 공인된 비밀 옷장
스웨덴 스톡홀름 ‘스톡홀름 스타드미션’ - 패션 아이템부터 생활 잡화까지 모두 구비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메바 뮤직’ - 세상 모든 음반들이 무한 증식하는 곳



◆ 바비를 만나고 싶다면 - 바비 인형


부록 “세상 모든 것은 빈티지가 될 수 있다”


Back to the 1972! 1972 컬렉션
취향 타는 감독들
우디 앨런의 타자기
잃어버린 영상을 찾아서
우주를 초월한 대물림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나니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빈티지 제조

 




지은이

이화정

영화주간지 《씨네21》 기자. 영화를 보고 영화를 말하고 영화를 쓰는 기자로 십수 년간 일해왔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시대의 속도전에서 오래되고 뒤처지고 낡은 것들을 돌아보려 애쓰는 사람. 여행의 상당 부분을 그 사소한 시간에 할애한다. 벼룩시장과 오래된 카페, 낡은 교각에서 보낸 여행 그리고 그 더딘 공기를 차곡차곡 수집해온 시간 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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