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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촛불의 시간

군주․국가의 시간에서 시민의 시간으로


 

 

 

 

 

 

   

- 송호근 지음
- 125*200 / 176쪽
- 10,000원
- 2017년 1월 25일
- 979-11-86561-38-6 (03300)
- 010.4417.2905(대표)

         
 

촛불의 시간,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2017년 대선의 열쇠는 ‘50대 기수론’과 ‘중원’에 있다!
사회학자 송호근, 촛불 이후 시민민주주의와 대선을 말하다

촛불의 물결은 장관이었다. 중고등학생들이 배낭을 메고 왔고, 청년들이 연인의 손을 잡고 왔고, 중장년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왔으며,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왔다. 촛불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비로소 ‘시민’이 되었다. 이제 ‘군주의 시간’이 끝나고 ‘시민의 시간’이 시작됐다.
중요한 건 ‘촛불 이후’다.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이행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회학자 송호근(서울대 교수)은 『촛불의 시간』에서 “촛불은 시민정치, 시민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박근혜와 최순실’로 상징되는 과거 체제와의 결별을 넘어 양극화와 청년실업 해소, 정치권 재편, 기존 이념 지형의 균열, 대선, 개헌이라는 과제를 ‘시민의 힘’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마침 2017년은 1987 6월 항쟁 이후 ‘민주화 30년’의 해이다.

 




출판사 서평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버지 박정희는 무엇일까? 박정희는 어둠을 내린 통치자로 기억된다. 이 ‘거역하고 싶은 아픔’을 해소하려면 ‘거리 두기 사유’와 ‘화해의 철학’이 필요하다. 그러나 박근혜에게 ‘아버지의 초상’은 너무 강력한 자장을 형성했다. 아버지의 정치양식은 늘 옳고 정당하다고 믿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재임기간에 국민을 설득하지 않았다. 국민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훈계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국무회의에서도 낭독하고 수석회의에서도 낭독한다. 국민담화에서도 낭독하는데 기자의 발칙한 이의제기(질문)는(은) 있을 수 없다. 낭독정치는 군주정치다. 그의 인식공간에는 세대가 없고, 시대가 없다. 다만, 박정희 시대가 가장 강력한 표준이다.

최순실 게이트. 이 어처구니없는 신종 사태를 납득하려면 정치학적 이론과 개념을 대입하는 것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방식과 의식구조, 그녀의 내면풍경에 자리 잡은 아버지의 초상을 읽어내야 한다. 그녀는 박정희 숭배자였다. 모든 행위의 잣대는 헌법이 아니라 아버지의 통치행위였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녀는 새 시대를 여는 정치가가 아닌 구시대를 복원하는 통치자였다. 탄핵의 씨앗은 ‘군주의 시간’에서 잉태되고 있었다.

촛불의 물결은 장관이었다. 시민정치의 집요한 요구와 광장의 촛불집회가 없었더라면 2016년 12월 9일 대통령 탄핵안은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당들은 당리당략과 득실 셈법을 버리고 시민들의 함성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무정형이지만 방향이 있고,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는 것. 시민정치란 바로 이런 것이다. 이제 ‘군주의 시간’이 끝나고 ‘시민의 시간’이 시작됐다.

국민의 시대에서 ‘시민의 시대’로!
촛불은 시민정치, 시민민주주의의 시작

누가 촛불을 들었는가? 이 질문도 중요하다. 누가 가장 분노했으며, 누가 가장 열렬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는가를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의 촛불은 참여적 시민성이 발화한 결과다. 현실적 득실계산보다 도덕적 가치를 더 중시한다는 증거다. 사회를 모순 덩어리로 만든 기성세대에 대한 청소년·청년세대의 분노다.

광화문집회는 시민민주주의의 한국적 가능성을 보여줬다. ‘참여적 시민성’이 폭발해 정치권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압박을 가했고, 결국 정치권이 시민적 요구를 수용하도록 만들었다. 광화문집회는 시민민주주의가 앞으로 지향할 시대정신임을 알려주었다. 시민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시민민주주의는 ‘시민적 가치’에 입각하고 시민적 동의와 참여를 존중하는 정치체제이다. 자발적 결사체의 집합, 그 결사체들로부터 발생하는 권리와 책임에 대한 시민적 자각이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 되는 민주주의다. 시민참여, 시민권, 시민윤리, 이러한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민주사회가 바로 시민민주주의다.

『촛불의 시간』은 광화문 촛불집회 그 ‘이후’를 전망한다. 이념 갈등이 첨예한 한국 사회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 온 송호근 교수(서울대 사회학과)는 (1)당정(黨政)협의체 거버넌스 (2)정당 재편 (3)대선 (4)개헌, (5)시민자치 등 촛불이 남긴 5가지 과제를 짚어 나간다. 대선을 전망한 대목도 흥미롭다. 그는 ‘50대 기수론’과 ‘중원 장악’을 이번 대선을 좌우하는 열쇠로 본다. 시대감각과 참신성, 정책 구상 능력과 실행력, 세력 관리와 소통 능력, 이념적 위치, 누가 중원을 장악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김부겸, 남경필, 문재인, 박원순, 반기문, 손학규, 안철수, 안희정, 유승민, 이재명, 홍석현(가나다 순) 등 대권 주자들을 점검한다. 광장의 요구가 대통령 탄핵에 그치지 않고, 한국을 어떤 국가로 승격시키는가의 문제로 확장되는 지금 노련한 사회학자인 저자의 진단과 전망은 적실하고 유효하다.

촛불 이후, 우리는 당장 해결을 요하는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우리는 ‘박근혜와 최순실’로 상징되는 낡은 체제와 결별해야 한다. 사회·문화·경제 질서를 포괄하는 새로운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 ‘촛불의 시간’을 유산시키지 않기 위해 시민민주주의가 요구하는 개인 덕목과 자격요건을 곰곰이 되새겨야 한다. 지금은 바로 내 주변의 작은 실천영역을 찾아 발걸음을 옮겨야 할 때다. 광장의 촛불이 일상으로 옮겨 붙어야 하는 이유다. 『촛불의 시간』 송호근 교수와의 대화처럼 말이다.

*****

Q. 촛불시위와 대통령 탄핵정국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송호근 / 촛불시위는 놀라운 민의의 표출입니다. 이 배경에는 기존의 ‘사회민주화’의 계기를 유실한 것에 대한 시민적 분노가 있습니다. 해야 할 숙제를 버린 채로 질주해왔던 지난 10년에 대한 항의라고 할까요. 항의가 터져 나온 노즐은 도덕적 양심에 대한 갈망입니다. 분노의 층위는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지배층의, 사회 엘리트의 부패에 대한 분노입니다. 도덕적 양심은 시민성의 핵심입니다. 그걸 바탕으로 사회적으로는 ‘시민정치’의 출발입니다. 민주화 30년에 시민정치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촛불은 시민정치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국가의 시대를 마감하고 시민의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지요.

Q. 시민정치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송호근 / 시민민주주의는 거시적 제도를 뒷받침하는 시민 개개인들의 실천적 자율성으로 작동합니다. 민주주의의 미시적 기초입니다. 이번 촛불시위 이전까지 민주 제도의 바탕이 비어 있었다면, 이제 시민의 자율성이 꿈틀대고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자유주의의 본질’을 봤다는 건 정말 의미가 큽니다. ‘세대’와 ‘시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비로소 느끼기 시작한 거죠. 자유주의의 두 얼굴을 권리와 책임이라면, 책임의식이 발현된 거죠.

Q. 국민과 시민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송호근 / ‘국민’이란 개념은 위계적 관계를 지칭합니다. 나와 가정과 국가, 이렇게 종적인 관계로 구성되지요. ‘시민’은 국가 개입이 없는 수평적 관계에서 형성됩니다. 개인과 개인의 관계,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가 시민입니다. 위계적 질서는 통제고, 수평적 질서는 자율성입니다. 우리는 20세기에 시민이 발육부진된 상태를 겪었습니다. 국민을 앞세우는 정치체제로 일관했기에 시민이 발아하지 못했지요. 오죽하면 21세기 통치자, 박근혜 대통령이 시민 개념을 모르겠어요?

Q. 2017년 대선이 치러지는데 차기 정부의 시대적 과제는 무엇인가요?

송호근 / 시민적 인풋(in-put)의 시작입니다. 그 인풋이 어떻게 다시 분절되고 대립할 것인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촛불 공중은 하나였는데 이슈 공중은 여럿으로 갈라집니다. 이슈 공중이 정당 재편성으로 귀결되면 좋을 텐데, 정당이 먼저 갈라져 이슈 공중을 분절시켜버리면 과거로 회귀하는 겁니다. 이 시점에서 정당과 시민사회의 주종관계를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시민이 주도권을 가지고 정당이 재편성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차기 정권은 일종의 관리 정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사태가 결핍증의 발현이라면, 비어 있는 것을 채우는 것을 최대 업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뭘 못했을까요? 포괄적 의미의 사회복지입니다. 사회복지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고용입니다. 고용은 생존수단, 사회적 존재감의 처소입니다. 사회복지를 고용 중심의 거시 패러다임으로 ‘재구조화’ 해야 합니다. 모든 문제가 여기서 출발하지요.


 




본문 중에서

박근혜에게 아버지 박정희는 무엇일까? 박정희는 어둠을 내린 통치자로 각인된다. 이 ‘거역하고 싶은 아픔’을 해소하려면 ‘거리 두기 사유’와 ‘화해의 철학’이 필요하다. 부재의 공간에 현실적 존재를 인정하는 것, 그 존재의 처소에 흩어진 시대사적 언어를 음미하는 것이 치유의 방법이다.

*

의원 시절, 박근혜 주변에 사람이 모였다. 그녀가 이끌어서가 아니라 그녀를 보고 스스로 모였다. 그녀가 가진 상징자본이 워낙 컸고, 그걸 적절히 활용하면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간파한 사람들, 친박 무리가 그들이다. 그들도 알았을 것이다. 처음에는 잘 몰랐을지라도 점차 그녀의 외적 단아함에 감춰진 군주적 성향을 간파했을 것이다. 그녀의 한계를 알아차린 정치인들은 파문을 당했거나 스스로 떨어져 나갔다.

*

박근혜 대통령은 재임기간에 국민을 설득하지 않았다. 국민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 훈계의 대상이다. 박근혜의 인식공간에는 세대가 없고, 시대가 없다. 다만 박정희 시대가 가장 강력한 표준이다. 박근혜는 박정희 숭배자였다. 모든 행위의 잣대는 헌법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었다.

*

열심히 일할 기회도 없고, 열심히 일할 전망도 보이지 않는 세대. 한국처럼 청년세대에게 잔혹한 나라가 없다. 프랑스 ‘여름연대’ 예산은 수백억 원, 호주의 ‘청년수당’은 노령연금과 합해 수십조 원에 이른다. 휴가와 여가는 시민교육이다. 청년 시절에 시민정신을 길러 공존사회를 만들라는 준엄한 명령이고, 미래역량을 쌓아 노후를 책임지라는 기성세대의 보험이다. 한국은 그러한 노력을 ‘포퓰리즘’ 혹은 ‘도덕적 해이’라고 간주한다.

*

시민정치의 집요한 요구와 광장의 촛불집회가 없었더라면 2016년 12월 9일 대통령 탄핵안은 통과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당들은 당리당략과 득실 셈법을 버리고 시민들의 함성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시민정치란 이런 것이다. 무정형이지만 방향이 있고,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찾는다. 이제 ‘군주의 시간’이 끝나고 ‘시민의 시간’이 시작됐다.

*

누가 촛불을 들었는가? 이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누가 가장 분노했으며, 누가 가장 열렬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했는가를 묻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의 촛불은 참여적 시민성이 발화한 결과다. 현실적 득실계산보다 도덕적 가치를 더 중시한다는 증거다. 사회를 모순 덩어리로 만든 기성세대에 대한 청소년·청년세대의 분노다.

*

시민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시민민주주의는 ‘시민적 가치’에 입각하고 시민적 동의와 참여를 존중하는 정치체제이다. 자발적 결사체의 집합, 그 결사체들로부터 발생하는 권리와 책임에 대한 시민적 자각이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 되는 민주주의다. 시민참여, 시민권, 시민윤리, 이러한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민주사회가 바로 시민민주주의다.

 




차례

들어가며 시민의 시대, 서곡 4

1부 아버지의 초상肖像 - 너무나 종교적인 8

2부 군주의 시간 - 성은聖恩이 망극한 50

3부 시민의 시간 - 이제는 시민민주주의 88

나가며 공명共鳴의 정치는 광장에 있다 152

부록 162



지은이

송 호 근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 주요 현안들을 문학적 필체와 사회학적 비판의식으로 짚어보는 칼럼으로 유명하다. 광장의 촛불이 만들어낸 새로운 역사적 분기점에 놓인 우리 사회에 시민, 복지, 노동 분야에 대한 그의 이론을 호출하는 목소리가 높다.
주요 저서로 『시민의 탄생』 『인민의 탄생』 『그들은 소리 내 울지 않는다』 『나는 시민인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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