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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독립공방

 

 

 

 

 

 

   

- 북노마드 편집부 엮음
- 110*178 / 208쪽
- 12,000원
- 2017년 12월 19일
- 979-11-86561-47-8 (02600)
- 010.4417.2905(대표)

         
 

세상이 빨라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빨라진 건 아니에요.
따라가지 못해서 뒤처지는 사람도 있고,
자진해서 천천히 가는 사람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사는 사람도 있어요.
매체는 혁신적으로 발전하고 우리도 하루하루 달라요.
하지만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고, 더욱 소중히 여겨져요.
우리는 그 ‘인간의 본질’을 유지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작은 것’의 시대다. 사물이 만들어지고 이야기되는 방식이 달라졌다.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제조업이 달라졌다. 대기업의 대량생산 제품과 서비스가 채우지 못하는 수많은 ‘작은’ 욕구를 실현시키는 ‘작은’ 사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예술가와 장인이 작품을 제작하는 ‘공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디자인과 공예가 만나고, 작은 공방이 브랜드와 협업하고, 아날로그 방법으로 시작해서 디지털 방식으로 완성되고, 디지털 방식으로 시작해서 아날로그로 완성되는 작업도 있다. 그 중심에 20-30대 젊은 공방 운영자들이 있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 느리지만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에 몰두하는 사람들, 세상의 속도를 따르고 싶지 않은 사람들, 천천히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젊은 창작자들과의 만남, 『우리, 독립공방』이다.

 




출판사 서평

공방의 사전적 의미는 ‘예술가, 장인 등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방이나 작업장 혹은 그것의 공통의 기반이나 방침 아래 제작하는 예술가나 직인(職人) 집단’이다. 재료를 손으로 만져 작품을 만드는 공예 작가나 장인의 작업장, 핸드메이드 작가의 공간을 우리는 ‘공방’이라 부른다. 그래서 공방을 생각하면 나이 지긋한 예술가 혹은 장인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야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공방은 ‘어떤 사람이 하는 무엇이다’라고 정의하는 게 어려워졌다. 디자인과 공예가 만나고, 작은 공방이 브랜드와 협업하고, 아날로그 방법으로 시작해서 디지털 방식으로 완성되고, 디지털 방식으로 시작해서 아날로그로 완성되는 작업도 있다. 3D 프린팅, 사물 인터넷 등의 기술 용어를 바탕으로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고 메이커(Makers)가 되는 시대에 공방의 형식과 내용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 결과, 자신만의 개성과 높은 완성도를 보유한 1인 창작자와 소규모 공방이 생겨나고 있다. 작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기법과 재료도 발전하면서 예술가나 장인의 전유물이었던 공방이 젊어지고 있다. 공방이 운영하는 각종 ‘수업’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공방들도 ‘쇼룸’ 같은 공유 공간을 만들어 문턱을 낮추고 있다. 그 중심에는 20-30대 젊은 창작자와 소비자가 있다.

『우리, 독립공방』은 독립공방을 꾸려가는 젊은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제조업의 빈 공간에서, SNS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창의력이 발휘되는 ‘공방’ 문화를 모았다.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가 운영하는 <편집자 되기 수업>에 참여한 편집자 지망생들이 출판 기획, 편집은 물론 공방 문화를 공부하고, 공방을 선택하고, 공방 운영자들을 직접 만난 결과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라운더바웃, 미술관옆작업실, 소소문구, 아티팩스, 애플비트, 앰퍼샌드 클래식, 엔원투엘엘, 프루스트 등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독립공방 창작자들이 그 만남에 기꺼이 응해주었다.

나만의 이야기,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 느리지만 꾸준히!

독립공방 운영자들은 대체로 공방을 열기 전에 해당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라운더바웃’ 송승연 대표는 공공시설물 디자인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고, ‘미술관옆작업실’ 김소연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했고, ‘아티팩스’ 박성섭 대표는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해외에서 주얼리 디자이너로 일했고, ‘애플비트’의 손우진 대표는 조명 작업을 했다. ‘앰퍼샌드 클래식’ 임형찬 대표는 그래픽디자인과 영상디자인 분야에서 일했고, ‘엔원투엘엘’ 임주연 대표는 패션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고, ‘프루스트’ 문인성 대표는 향수 수입 회사에서 일했다. ‘소소문구’ 유지현, 방지민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들과 마련한 작업실에서 공방을 시작했다.
반대로 예상치 못한 삶의 경로를 걸어온 이들도 있다. ‘앰퍼샌드 클래식’ 강인종 대표는 카지노 딜러로 일하다가 가죽공예를 시작했고, ‘엔원투엘엘’ 정현진 대표는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쳤고, ‘제나나’ 최채요 대표는 방송작가로 일했고, ‘폴 아브릴’ 박성윤 대표는 잡지 에디터로 일하다가 공방을 차렸고, ‘프루스트’ 한유미 대표는 소셜 벤처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으니, 바로 ‘우리’와 같은 고민을 품고 살았다는 것이다. 나만의 온전한 삶을 꿈꾸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가슴앓이를 하는 우리처럼, 그들도 회사에 다니며 하루하루가 그냥 흘러가는 기분이었다고 고백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누군가의 일정에 맞춰 나의 하루를 보내고, 디자이너로서 의견을 제안하기보다 누군가의 요구를 들어주는 일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고 용기가 사라지기 전에 ‘나만의 일’을 하자고, ‘나만의 공간’을 만들자고 말이다.

그래서일까. 공방 운영자들은 “소규모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혼자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시간도 마음대로 운용하고, 다른 사람의 간섭이나 스트레스도 적고, 실패하더라도 나만 책임지면 되고, 프로젝트의 선택이나 방향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소규모 공방의 경우, 의견 공유가 빨라서 제품의 제작 과정을 쉽게 파악하고 습득할 수 있다. 대기업은 부서마다 업무가 정해져서 디자이너의 역할이 한정적이지만, 소규모 공방은 전체 과정을 파악해야 해서 다양한 업무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독립공방 운영자들이 빠른 시간에 예산, 제품 기획, 거래처 관리, 영업, 제조 업무 등의 실무를 파악하게 된 이유다. 일을 빨리빨리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빨리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만들어진 물건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속도를 따르고 싶지 않은 공방의 결과물에 눈길을 주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세상의 속도와 반대로, 나만의 정체성 만들기!

물론 ‘현실’은 무시할 수 없다. 어쩌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회사에 다닐 때는 월급이 있어서 계획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개인 공방은 수입을 예측할 수 없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인력이나 시간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일도 있다. 프로세스와 매뉴얼을 정착시키지 않으면 공임과 시간 손실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 갈수록 빨라지는 시장에서 속도를 지키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다. 제품과 공방의 존재를 알리는 홍보도 쉽지 않다. 다른 곳에서 창작물을 베끼거나 메이저 브랜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창작물을 낮게 평가하는 문화도 창작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무엇보다 “모든 일을 혼자서 감당하고 스스로를 조정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는 젊은 창작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공방을 운영하는 원칙과 수익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도 궁금하다. 수익 구조는 거의 모든 공방이 ‘제품 기획 및 디자인-제작-판매’로 이루어지고 있다. 오프라인 편집 매장이나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여 판매를 위탁하거나 제품을 유통 전문 업체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고, 벼룩시장과 페어에 참가해 브랜드를 알리기도 한다.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치는 수업이나 강좌도 무시할 수 없다.

독립공방의 공통점은 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 비슷한 바람이 분다는 것이다. 그들은 1인 창작자와 공방이 모여 있는 서촌, 망원동, 연남동, 연희동, 망원동, 해방촌 등을 선호한다. 대체로 건물이 낮고, 동네 정취가 나고, 초등학교, 공원, 작은 가게나 분식점이 정감이 가는 곳이다. 교통은 조금 불편해도 낮은 담과 골목골목 소소한 이야기가 있는 곳, 계절의 변화를 가깝게 느낄 수 있고 작업실을 찾는 사람들이 산책하는 기분으로 살랑살랑 올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다보니 공방들이 모여 있는 지역은 활기를 찾고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다. 물론 우리나라는 사람이 모여 돈이 된다 싶으면 대기업이 뛰어들어 비슷한 것을 만들고, 비슷한 공급 형태에 실려 공급이 넘치고, 사람들이 흥미를 잃어 새로운 곳을 찾고, 그 결과 공간과 집단의 깊이와 역사가 짧다는 단점이 있다. 독립공방 운영자들이 ‘살아간다’는 표현 대신 ‘버틴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다.

작고 확실하게… 나만의 정체성 만들기!

그럼에도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공방’을 운영하고 싶은 사람들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독립공방’ 운영자들은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를 알면 어떤 공간이 어울릴지, 어떤 형태의 공방이 좋을지, 운영 방식을 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동시에 “공방을 하다보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들을 해야만 할 때가 많다”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인 창작자로 제품 디자인부터 유통까지 진행해야 하는 독립공방 운영자는 때로는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쁜 날도 있으며, 그런 상황을 정면으로 맞부딪쳐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의 핵심가치나 포기할 수 없는 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잊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미리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2인 이상의 공방을 계획한다면 함께하는 사람들이 솔직하게 각자 원하는 방향과 방식, 그리고 세세한 부분까지 상의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조언도 새겨들을 만하다.

인간은 끊임없이 본질을 추구하는 존재다. 물리적․심리적으로 자기를 실현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매일 매일을 열심히 살아도 우리의 마음이 허전한 건, 자기가 하는 일과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거리가 너무도 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건 공방을 운영하는 젊은 창작자들과의 대화는 우리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는 일이다. 독립공방 운영자들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은 그 목소리에 조금 더 일찍, 자주 귀를 기울인 것뿐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사람이, 더 좁은 틈새시장에 집중해 더 많은 혁신을 일으킬 것이다. 차별적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맞춤형 상품을 수천 개씩 생산하는 소기업을 포함한 모든 생산자의 혁신이 모여 산업경제를 재창조할 것이다. 앞으로 사물의 롱테일을 보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롱테일 법칙(The Long Tail, 80퍼센트의 사소한 다수가 20퍼센트의 핵심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으로 알려진 크리스 앤더슨은 저서 『메이커스』에서 제조업과 디지털 기술의 융합으로 급변하게 될 제조업의 미래를 예고했다. 산업화시대의 대기업이 담당하는 대량생산 제품과 서비스는 앞으로도 존속하겠지만, 그 사이사이에서 충족하지 못하는 수많은 작은 욕구를 실현시키는 미시적인 사업들로 채워질 거라는 것이다. 다소 부풀려진 감이 있지만,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패러다임도 변화를 예감케 한다.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Small is the new big)”(세스 고딘)라는 새로운 규칙의 시대에 자신만의 공방 문화를 만들어가는 젊은 창작자들이 주목받는 건 당연해 보인다.


 




본문 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공방은 ‘가능성’이에요. 작업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기법과 재료도 현대적으로 발전하면서 예술가나 장인의 전유물이었던 공방이 젊어지고 대중적이 되었어요. 공방의 문턱도 낮아졌어요. 자연스럽게 공방들이 모이는 지역은 활기를 찾고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공방은 문화적·경제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어요.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고 메이커가 되는 시대에 강한 개성과 높은 완성도를 보유한 작업이 많아질 겁니다.

- ‘라운더바웃’ 중에서

처음 가졌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돈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을 꾸준히 하는 행복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세상이 빨라졌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빨라진 건 아니에요. 따라가지 못해서 뒤처지는 사람도 있고, 자진해서 천천히 가는 사람도 있고, 빠름을 원하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빠르게 사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느리게 사는 아날로그 미학이 좋아서 이렇게 살고 있어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해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니까요.

- ‘미술관옆작업실’ 중에서

소규모의 장점은 의견 공유가 빠르고, 전체 과정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일을 빨리빨리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장점이에요. 시장에 있는 대부분의 물건들은 빨리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만들어졌어요. 소소문구까지 그 속도를 따르고 싶지는 않아요. 매체는 혁신적으로 발전하고 우리도 하루하루 달라요. 하지만 사람들은 변함없이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합니다.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고, 오히려 빠름이 대세인 우리 시대에 더욱 소중히 여겨져요. 그것을 ‘아날로그’라고 말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본질’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소소문구는 그 ‘본질’을 유지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소소문구’ 중에서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기계를 사용해서 빠르고 깔끔하게 작업할 수 있지만, 작업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밤을 새워 작업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재정적 부담이 가장 크죠. 공방 초기에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어요. 다른 일을 해서 월세를 내고 새벽까지 작업하던 시절이었죠. 월세를 내고 남은 돈을 모아 장비에 투자하고, 수업을 진행하며 작업실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돌아보면 순탄하지 않았지만 뿌듯하고 흐뭇합니다. 그 감정을 꼭 느끼면 좋겠어요.

- ‘아티팩스’ 중에서

애플비트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분야에서 충실한 과정을 거쳐 애플비트에서 모였습니다. 각자 전문 분야가 있고, 그 분야를 서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재료와 제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장점은 새로운 재료 및 제작 기법을 배워나가는 데 겸손하고 망설임이 없는 것입니다. 모든 재료는 저마다 매력이 있어요. 재료에 따라 만드는 과정과 결과가 달라요. 재료와 최대한 친해졌을 때 가장 매력 있는 결과물이 나옵니다.

- ‘애플비트’ 중에서

공방은 하고 싶다고 무턱대고 시작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일을 하고 싶다면 우선 ‘나만의 팬을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넷으로 자기 공간을 만드는 일이 쉬워졌어요. 나만의 스타일, 콘셉트, 문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노출해 팬들을 만들어야 해요. 최대한 손실을 줄이는 것도 중요해요. 재정적으로 허덕이면 나만의 콘셉트는 무너지니까요.

- ‘앰퍼샌드 클래식’ 중에서

모든 결정이 스스로에게 달려 있고 책임도 스스로 져야 하는 것이 소규모 공방의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모든 결정과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모든 결정의 가장 큰 이유가 되어야 해요. 그래야 스스로 책임지고 후회도 남지 않을 거예요. 자신의 성향에 맞는 공방을 준비하는 게 좋아요.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조언보다 스스로를 정확히 알고 시작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를 알면 어떤 공간이 어울릴지, 어떤 형태의 공방이 좋을지, 운영 방식을 쉽게 정할 수 있을 거예요.

- ‘엔원 투엘엘’ 중에서

세상에 쉬운 일은 없죠. 어떤 일이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돼요. 나만의 것을 세워나갈 때 실패와 후회를 줄일 수 있어요. 유독 변화에 민감한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빠르고 자극적인 것으로 넘쳐나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과 물건은 고루하고 어리석게 비춰지죠. 지금이야말로 공예의 가치를 끌어내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다만 ‘-수업’ ‘-교실’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취미를 소비하는 방식이 넘쳐나는 게 안타까워요. 누군가에게 소중한 일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회용품처럼 소비되고 말아요. 그것이 현실이기에 그 안에서 마음을 조율하고 작가로서의 신념과 노력을 이끌어가야겠죠. 작업에 고집을 갖되 외부의 변화와 새로운 흐름에 맞추고 싶어요.

- ‘우븐 온 룸스’ 중에서

공방을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무턱대고 덤비는 건 반대입니다. 공방으로 생계를 꾸리겠다는 생각은 신중해야 해요. 직장에서 월급 받듯이 돈이 정기적으로 나오는 게 아니니까요. 겉에서 보는 것처럼 아름답지만도 않아요. 다만 소규모여서 더욱 정확하고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어요. 개인의 니즈를 잘 파악하는 거죠. 제가 만든 잼을 먹고 다시 제나나를 찾게 하는 게 목표예요. 그럼 수익은 저절로 생기겠죠?

‘제나나’ 중에서

저희는 갑자기 어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는 시간이 쌓이면서 천천히 정체성이 구축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스튜디오를 유지하려면 당연히 수익이 있어야 하고, 수익 대부분은 클라이언트를 상대로 이루어지거든요. 클라이언트 일과 자신이 기획하는 일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지겨움 없이 일할 수 있어요. 가능한 목표를 정하고 천천히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코우너스’ 중에서

3D 등 최신 기술을 사용해 공방 미학을 담아낼 수 있다면 시대에 어울리는 색다른 것을 시도할 수 있을 거예요. 프로그래밍으로 똑같은 제품만 만드는 기술의 단점을 포착하여 공방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살린다면 이 시대에도 충분히 공방이 살아남을 거예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까요. 아날로그적인 기법만을 고수하고 동시대 기술에 타협하지 않는 공방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과 함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흥미롭겠죠.

- ‘폴 아브릴’ 중에서

사회적 문제는 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은 본래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간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저는 계속 나아가는 내가 되고 싶어요. 그런 내가 모여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방이란 세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한 특화된 공방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추구하는 이야기에 사람들이 감동하고,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이 조금 나아졌으면 합니다.

- ‘프루스트’ 중에서

 




차례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 / 라운더바웃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 느리지만 꾸준히! / 미술관옆작업실
세상의 속도를 따르고 싶지 않아요 / 소소문구
진짜 내 삶을 위한 공방 / 아티펙스
구할 수 없다면 만들라, 재미있게! / 애플비트
두번째 삶을 위한 공방 / 앰퍼샌드 클래식
일생에 한 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 엔원 투엘엘
실을 통해 자연을 만들고 싶어요 / 우븐 온 룸스
작고 확실하게, 다시 찾는 잼공방 / 제나나
천천히……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 거예요 / 코우너스
삐뚤삐뚤 손맛이 느껴지는 물건이 좋아요 / 폴 아브릴
향기를 통해 이야기해요 / 프루스트

 



지은이

북노마드 편집부

『우리, 독립공방』은 북노마드 윤동희 대표가 진행한 <편집자 되기> 수업의 과정을 모은 책입니다. 수업에 참여한 예비 편집자들(김다솜 김선주 신은영 윤혜인 이슬미 조히라 최이슬)이 소규모 독립공방 창작자 및 운영자를 만났습니다. 깊은 대화를 나눠준 공방 관계자님들과 예비 편집자들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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