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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아빠의 정원

권송연 드로잉 산문집

 

 

 

 

 

 

   

- 권송연 지음
- 188*125 / 212쪽
- 11,000원
- 2019년 5월 20일
- 979-11-86561-60-7 (00810)
- 010.4417.2905(대표 윤동희)

         
 

"아빠는 내게 나무 이름을 가르쳐주었다"
아빠가 가꾸고, 딸이 그려 담은 작은 정원 기록물

그림 그리는 권송연 작가의 『아빠의 정원』은 오래되고 작은, 붉은 벽돌 이층집, 햇볕과 바람이 드는 소담한 마당을 품은 곳에서 사부작사부작 마주한 이야기를 담은 드로잉 산문집입니다. 유독 초록의 잎을 좋아하는 작가의 아빠는 무성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바라보며 내내 행복해했습니다. 아빠가 정성껏 가꾼 정원에서 계절을 맞고 세월을 지나며 딸은 사람과 세상을 곱게 헤아리는 어른으로 자랐습니다. 작가에게 그림은 생각과 마음을 담는 일이라 그리는 사람을 닮아가고 사람은 그림을 닮아간다고 믿습니다. 아빠의 정원을 그림으로 옮기며 작가는 더욱 믿게 되었습니다. 정원도 그림도 가꾸는 이를 닮아간다고 말이죠. 어느덧 아빠를 이해하는 나이가 되어 작가는 작은 정원에서 산책하듯 채집한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아빠의 정원에서 작가는 누군가를 헤아리려 함은 무릇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서랍 속에 넣어둔 오래된 사진 같은 잎새의 시간들, 그 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빠를 기억하는 당신에게, 나무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출판사 서평

열일곱 살 소년은 서울에 홀로 상경해 공부하며 일했습니다. 책 속에 파묻힌 소년에게는 꿈이 있었는데, 그것은 따뜻한 가족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작은 집 하나였습니다. 이윽고 아빠가 된 소년은 소중한 아이를 주시길 별에 기도했습니다.

아빠가 되던 해, 퇴근길에 작고 귀여운 판다 인형 하나를 샀습니다. 아빠의 마음을 알아서인지, 딸은 판다 인형을 품에 꼭 안고 늘 함께했습니다. 아이는 집 안을 총총 돌아다니다가 아빠가 올 때가 되면 노란 빨래 바구니 안에 들어가 숨바꼭질하듯 아빠를 맞이했습니다. 그 시절 딸은 아빠의 어깨가 세상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아빠는 어린 딸에게 연필,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곰돌이와 자동차 모양 지우개를 한가득 선물했습니다. 아빠는 이따금 그림을 그려주었는데, 그 중에서도 딸은 아빠가 그려준 붕어빵을 닮은 물고기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어린 딸이 “또, 또!”를 외칠 때마 다 아빠는 까만 모나미 볼펜으로 물고기를 한없이 그려주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딸은 미술대학을 나와 그림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아빠와 딸은 오래되고 작은, 붉은 벽돌 이층집에서 추억을 쌓았습니다. 햇볕과 바람이 드는 소담한 마당을 품은 곳, 안뜰에서 사부작사부작 이야기가 피어오르는 집을 아빠는 너무도 사랑했습니다. 그렇게 딸은 어릴 적부터 나무와 꽃을 벗 삼아 뛰어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유독 초록의 잎을 좋아하는 아빠는 무성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바라보며 내내 행복해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딸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림은 생각과 마음을 담는 일이라고, 그래서 그리는 사람을 닮아가고 사람은 그림을 닮아간다고. 정원도 그림도 가꾸는 이를 닮아간다고 말입니다.

아빠와 딸은 이른 아침 들려오는 작은 새들 소리에 잠을 깨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꽃사과가 익어갈 무렵이면 골목을 따라 산책하는 어린이집 꼬마들이 재잘재잘 열매 이름을 물으며 줄지어 지나가고, 가끔씩 동네 냥이들이 놀러 와서 한숨 늘어지게 자고 갑니다. 나무를 가득 품은 정원은 그렇게 찾아오는 손님도 남다릅니다.

아빠의 정원에서는 계절이 지나가는 소리가 선명합니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라일락 향이 온 집을 감싸고 골목을 누빕니다. 겨우내 작고 여린 잎을 머금은 푸른빛이 여름이 되면 어느새 담을 둘러 무성해집니다. 어느새 이 층까지 자란 포도나무는 여름이되면 알알이 포도를 맺고, 달콤한 자두가 열리면 아빠는 소박한 마음을 담아 이웃과 나눕니다. 여름의 주인공은 매실입니다. 아빠와 딸은 여름이 오면 알알이 열린 매실을 따기 바쁩니다. 등하굣길, 출퇴근길 사이사이 한 바구니 담긴 소담한 초록들이 집 곳곳에 자리합니다. 여름비가 내리는 장마철이면 딸은 책상 옆 커다란 창밖으로 비에 젖은 자두나무 이파리를 멍하니 바라봅니다. 그렇게 바라보는 비는 편안하고 하염없습니다. 연둣빛 산수유 알이 빨갛게 붉어지는 계절. 찬바람 불어오면 알알이 붉은 작은 열매에서 씨앗을 빼고 약재로 차를 끓입니다. 풍경 소리, 작은 바람…… 아빠의 정원에서 시간은, 계절은, 세월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나무를 사랑하는 아빠는 날이 좋은 주말이면 엄마와 농원에 다녀오는 걸 좋아합니다. 작은 묘목이 큰 나무가 되어 몇 해 후 꽃을 피울 때까지 그 긴긴 시간을 품은 마음. 아빠는 필경 딸을 그렇게 키웠을 것입니다. 농원에서 아빠의 정원으로 새로 찾아온 작은 묘목을 볼 때마다 딸은 생각합니다. 얄랑거리는 작고 여린 잎, 언제 왔는지 모르는 자그마함. 아빠의 정원에서 잎을 피우고 다시 또 어딘지 모를 곳으로 여행을 떠날 나무의 시간을 기대합니다.

어느덧 어른이 된 딸은 나무를 사랑하고 가꾸는 아빠 덕분에 사람과 세상을 곱게 헤아리는 그림을 그리는 자로 자랐습니다. 딸은 압니다. 누군가를 헤아리려 함은 무릇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이라고. 우리는 모두 삶이 처음이어서, 서로가 다르고도 닮아 아프기도 행복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곧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삶의 대양 안에 함께한다는 것을 헤아리기를 바란다고 말입니다.

그림 그리는 작가 권송연의 『아빠의 정원』은 오래되고 작은, 붉은 벽돌 이층집, 햇볕과 바람이 드는 소담한 마당을 품은 곳에서 사부작사부작 마주한 이야기를 모은 드로잉 산문집입니다. 어느덧 아빠의 나이테가 되어 작가는 작은 정원에서 산책하듯 채집한 풍경을 우리에게 선물로 나눠줍니다. 서랍 속에 넣어둔 오래된 사진 같은 잎새의 시간들, 그 시간들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아빠를 기억하는 당신에게, 나무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본문 중에서

 

열일곱 살 소년은 서울에 홀로 상경해 공부하며 일했다. 책 속에 파묻힌 소년에게는 꿈이 하나 있었는데, 따뜻한 가족과 함께 모여 머물 수 있는 작은 집 하나였다. 소중한 아이를 주시길 별에 기도했다.

아빠는 어린 딸에게 연필,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곰돌이와 자동차 모양 지우개를 한가득 선물했다. 아빠는 이따금 그림을 그려주었다. 아빠가 처음 그린 건 작은 물고기였는데, 붕어빵을 닮은 물고기 그림이 딸은 참으로 좋았다. 어린 딸이 “또, 또!”를 외치자 아빠는 까만 모나미 볼펜으로 물고기를 한없이 그려주었다. 네 살. 색연필로 곱게 수놓은 딸의 그림에 아빠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어느새 딸은 참새처럼 계속 그림을 찾고 있었고 그리고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식 날, 초록색 바바리를 단정히 차려입은 여덟 살 아이는 교문 앞에 섰다. 유난히 사진으로 남기는 것을 좋아했던 아빠와 사진 찍히는 것이 마냥 쑥스러웠던 딸. 그렇게 햇살에 찌푸린 뾰로통한 얼굴은 아빠의 카메라에 담겼다. 아빠는 종종 회사 방학이라며 하교하는 딸을 데리러 왔다. 아빠 손을 잡고 집에 오는 길에는 문방구 앞 뽑기를 지나치는 날이 없었다. 첫날엔 지폐를 동전으로 바꾸었고 다음 날엔 미리 동전을 준비해왔다. 아빠와 함께 동전을 넣어 손잡이를 돌리고, 동그란 캡슐을 열어 장난감을 발견하는 순간이 마냥 좋았다. 친구들은 아빠들에게 방학이 언제냐며 물어댔다. 열아홉 살 딸의 고등학교 졸업식. 학교 앞 어느 작은 가게 앞에 선 아빠는 여느 날처럼 곰 인형 두 개를 골랐다.

유독 초록의 잎을 좋아하는 아빠는 무성하고 부드러운 나무를 바라보며 내내 행복해했다. 그림은 생각과 마음을 담는 일이라 그리는 사람을 닮아가고 사람은 그림을 닮아간다 했다. 정원도 그림도 가꾸는 이를 닮아간다.

누군가를 헤아리려 함은 무릇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만나는 일같다. 우리는 모두 삶이 처음이어서, 서로가 다르고도 닮아 아프기도 행복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 곧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삶의 대양 안에 함께한다는 것을 헤아릴 수 있기를 바라며.

 




차례

들어가며          16

잎새 – 서랍      20

안뜰 – 산책      50

열매 – 기록    170

나오며           200

그림지도        206

다녀간 손님    208



지은이

권 송 연

건국대학교에서 현대미술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회화를 공부했습니다. 마켓형 전시 <드로잉 베이커리>를 공동 기획했고, 드로잉 클래스 스튜디오 ‘하루드로잉’을 공동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영하듯 물음과 생각을 기록하고, 글과 그림으로 담습니다. 삶과 자연의 본질을 담은 이야기와 문장, 드로잉을 좋아합니다. 드로잉과 오브제 작업으로 전시, 출판,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song.yeon 홈페이지 kwonsongy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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