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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수집

 

 

 

 

 

 

   

- 이희은 글·그림
- 128*187 / 240쪽
- 14,800원
- 2019년 6월 28일
- 979-11-86561-62-1 (03910)
- 010.4417.2905(대표 윤동희)

         
 

한 도시를 여행하면 그 거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긴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공항을 벗어나 그곳의 거리를 마주하고 안도감을 느낄 때, 우리는 그곳을 ‘수집’했다고 느낀다. 그림 그리는 작가 이희은(heeeunlee)은 그 마음으로 도시를 수집한다. 첫 번째 교토 수집을 마칠 즈음 작가는 다짐했다. “교토의 가게들을 그리고 싶다. 이것들을 엽서로 만들어 다시 교토에 와서 가게마다 주고 오자.” 그래서 어느 가게를 나서건 마지막에는 “또 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다시 또오자, 또 다른 재밌는 일로 두 번째 인사를 나누자’라는 스스로에게 전하는 약속이기도 했다. 두 번째 교토 수집은 첫 여정 이후 작가가 약속한 작은 교류를 촘촘히 이뤄가는 시간이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교토와 작가를 연결해주었고, 그 여정을 담은 이야기가 이 책 『교토 수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첫 번째는 말없는 목례로 가게를 나섰지만, 두 번째는 ‘또 오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그 약속을 지키는 여행이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어느 곳에서나 동네 구경은 재밌습니다. 관광객의 소란스러움이 미치지 않는 동네를 걷노라면 문득 집 앞에 잠깐 나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그 거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취재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비록 풍경을 사진에 담는 것뿐이지만, 각자의 이야기에 시간이 쌓여 만들어지는 장면에는 일부러 연출해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지구 곳곳에 내가 알지 못하는 이런 ‘장소’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조급함.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납니다.

내가 태어나 자라지 않은 곳에서 느끼는 이질감, 어느 순간 그곳에 젖어들 때의 편안함. 저는 그런 발견을 기록해 수집하고 싶습니다. 낯선 장소를 ‘내 모습으로 편하게 있을 수 있는 동네’로 만들고 싶은 마음. 저의 ‘도시 수집’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교토를 수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2주 정도는 머무를 수 있는 도시, 크게 마음을 다잡지 않아도 떠나기 좋은 가까운 거리가 이유였을 겁니다. 그저 일 년에 한 번쯤은 어디든 떠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발상에서 시작된 여행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달력에서 여행하기 좋은 계절의 달과 날짜를 적당히 골랐습니다. 초여름에 떠나기로 계획하고 그로부터 넉 달을 기다려 교토의 가을을 맞이했습니다. 새로운 도시를 향한 기대감, 그 시간의 간격 속에서 교토는 저의 이상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첫 번째, 그리고 두 번째 교토를 다녀왔습니다.

첫 번째 교토 수집을 마칠 즈음, 다이어리 어딘가에 이렇게 썼습니다.

‘교토의 가게들을 그리고 싶다. 이것들을 엽서로 만들어 다시 교토에 와서 가게마다 주고 오자. 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즐겁다.’

한 도시를 여행하면 거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생깁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공항을 벗어나 그곳의 거리를 마주하고 안도감을 느낄 때 저는 그곳을 ‘수집’했다고 느낍니다.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교토의 가게를 나설 때마다 “또 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다시 또 오자, 또 다른 재밌는 일로 이곳을 찾아와 그들과 두 번째 인사를 나누자.’ 그건 스스로에게 전하는 약속이기도 했습니다.

교토에서의 하루하루는 좋았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제 취향의 공간들을 수도 없이 발견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교토의 좁은 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숨어 있는 작은 가게들을 발견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으려는 지나친 노력 없이, 그저 꼿꼿하고 고요하게, 오래도록 같은 자리에서 같은 취향을 가진 이들의 방문을 기다리는 곳. 자신의 일을 대하는 심지 굳은 태도와 주변의 가게와 풍경과 함께 거리의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 교토라는 도시가 오랜 세월에 걸쳐 전하는 이야기를 들었던 그 시간이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이 가게가 좋다’ ‘여기 가보면 좋을 것이다’라는 제안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취향은 개인적인 것이어서 제게 좋았던 장소가 모두에게 좋을 수 없을 겁니다. 다만 걷는 속도가 가장 어울리는 교토에서 계획은 조금만, 의도는 다분히, 우연은 적절히 버무려진 시간을 보내며 자신만의 취향으로 가득한 골목 지도를 만들어보기를 바랍니다. 교토라는 도시 곳곳에 뿌려진, 아직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즐거움을 자신의 두 발로 뚜벅뚜벅 천천히 걸으며 찾아보길 소망합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교토와 저를 연결해주었고, 그 여정을 담은 이야기가 이 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말없는 목례로 가게를 나섰지만, 두 번째는 또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는 그 약속을 지키러 가야겠습니다. 지금 저는 다음 교토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조심스럽게 교토를, 그리고 이 책 『교토 수집』을 권합니다.

 

 

본문 중에서

 

내가 태어나 자라지 않은 곳에서 느끼는 이질감, 어느 순간 그곳에 젖어들 때의 편안함. 그런 발견을 기록해 수집하고 싶다. 낯선 장소를 ‘내 모습으로 편하게 있을 수 있는 동네 어디쯤’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의 ‘도시 수집’은 시작되었다.
- ‘들어가며’ 중에서

교토의 골목에는 자전거를 탄 속도로 보기에 아쉬울 만큼 숨겨진 공간이 많다. 자동차가 다니기 어려운 좁은 골목에 모여 있는 작은 공방들과 가게들은 마치 숨바꼭질하듯 자신을 발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랄까. 가게가 손님을 선택한다고 할까. 대도시, 대형 건물, 권리금이 오가는 1층에 ‘노출’된 가게에 익숙한 나에게 손님과 가게가 서로를 선택하는 교토의 작은 가게는 한없이 멋져 보였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들이 와주기를 기다리며 골목 구석구석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가게들을, 나 역시 열심히도 찾아다녔다.
- '걷는 속도로 만나는 도시' 중에서

혼자 하는 여행은 장점이 많다. 우선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과 결과는 나 혼자의 몫이다. 나의 결정에 반대하는 사람도 없고 아쉬운 결과가 생겨도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즉흥적인 결정을 내리기에 부담이 없다. 괜찮아 보여서 들어간 식당의 음식이 생각보다 별로여도 여길 가자고 우긴 사람을 원망할 필요도, 눈치 볼 필요도 없다. 책임의 무게가 가벼운 유연한 여행인 셈이다. 또, 누군가와 함께일 때보다 시간의 활용도가 월등히 높다. 동행자를 기다리는 시간, 별로인 것을 견디는 시간, 사소한 갈등을 해소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없으니 여행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행과 함께였다면 주어진 시간을 적절히 나누어 써야 평화로운 여행이 가능할 테지만 혼자서는 그 시간을 꽉꽉 채워 나만을 위해 쓸 수가 있다는 말이다. 배가 별로 고프지 않으면 점심은 건너뛰어도 그만이고, 멀지만 궁금했던 카페에 굳이 찾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려도 기꺼이 이해해줄 수 있다.
- ‘혼자 하는 여행’ 중에서

나는 꽤나 목표 지향적인 성향이라 여행을 갈 때 작게라도 목표를 정해두고 움직이는 편이다. 이번 교토 여행의 대목표는 ‘도시 수집’의 영감을 얻어올 것, 글을 끼적여 올 것. 소목표는 작년에 제작한 독립 출판물 『도시 수집: 교토 작은 가게』를 일본 서점에 입고하고, 그때 그렸던 장소 속 사람들을 만나 그림을 전해주고 오는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목표를 이루었는지는 이 책을 끝내봐야 알 것 같고, 소목표는 넘치게 이루고 왔다.
- ‘두 번째 준비’ 중에서

그러고 보면 생각했던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 그다지 큰 용기나 능력이 필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실행으로 이어지는 단 한 걸음이 더딘 것일 뿐, 막상 해보면 별것 아닌 경우가 많다. 그 상상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빠르게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물론 아직도 망설여지고 생각으로만 머무는 일들이 가득하지만, 지금의 나에겐 말끔히 다듬어진 생각보다는 일단 저질러보는 담대함이 더 절실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잃고 자시고 할 것도 없는 인생이라!
- ‘현실로 만난 상상’ 중에서

기대하지 않고 물어봤던 서점 ‘케이분샤’에서 입고가 가능하니 책을 가져오라는 말을 들었을 땐 너무 뜻밖이라 믿기지 않았다. 담당자와 나눈 대화의 끄트머리에서 “(이런 책이) 팔릴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내 우문에 “팔릴 거라고 생각해요” 라고 안경 너머로 담담하게 말하던 그의 얼굴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책들이 놓여있는 이 아름다운 서점에 내 책이 함께 누워 있으면 참 좋겠다’ 하고 어렴풋이 생각은 했었지만 스스로를 타이르며 어림없는 소리라고 결론 내곤 했었는데……. 상상만으로 단념해버리는 바보짓을 할 뻔했다. 입고를 확정짓고 서점을 나와서는 길을 걷다가도 피식, 횡단보도의 신호를 기다리다가도 우훗, 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누군가에게 괜한 오해를 살까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단속하기 바빴다.
- ‘해외 첫 입고’ 중에서

교토에 오기 전 구글 지도에 별을 잔뜩 표시해 왔다. 가만히 앉아 있어보고 싶은 카페, 먹고 싶은 음식, 조용히 사색하기 좋을 공원과 사찰. 그러나 오기 전에 계획을 세워놓는다 해도 그날의 날씨, 기분에 따라 행선지는 바뀔 수 있는 터라 계획은 짜놓지 않았다. 여유롭게 보내는 아침 시간에 그날그날의 일정이 정해졌다. 대개는 방향만 정해두고 거리가 가까운 곳들을 구획지어 묶어놓고 그날의 날씨와 컨디션에 따라 움직였다. ‘오늘은 위쪽 동네를 천천히 걸어보자’ 정도의 계획을 갖고 흘러가는 하루. 사실 매일 맛있는 음식점을 찾아가 밥을 먹고 유명한 카페, 빵집을 찾아가는 게 다 무어냐 싶은 마음이 든 탓이기도 했다. 세상의 다른 편에서는 오늘 한 끼라도 먹을 수 있을까, 내일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걱정하는데 이런 지도에 박힌 무수한 별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던 거다. 그러니 적어도 여행에서만큼은 욕심이 가득한 의도와 계획을 버리고, 우연과 본능에 의존해 시간을 써보는 일. 그것만이 오늘 나의 계획이다.
- ‘오늘도 별 계획 없는 하루’ 중에서

어느 가게를 나서건 마지막에는 “또 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들에게 하는 인사라기보다도 자신에게 하는 다짐에 가까웠다. 다시 또 오자, 또 다른 재밌는 일로 이곳을 찾아와 그들과 두 번째 인사를 나누자, 하고 스스로에게 전하는 약속. 두 번째 교토 수집은 첫 여정 이후 목표로 삼았던 작은 교류들을 촘촘히 이뤄가는 시간이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이 도시와 나를 연결해주었고, 그 여정을 담은 이야기가 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여행 전 목표로 했던 바를 이루었다는 기쁨도 크지만, 이 책을 구실로 또다시 교토에 가서 만날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설레기 시작했다.
- ‘나오며’ 중에서

 




차례

들어가며 교토 수집의 시작

Part 1 처음 만난 도시

교토의 첫인상
사치스러운 아침
힌트를 찾아 서점으로
게이분샤를 찾아 이치조지로
믿을 만한 구석
자전거를 들인 풍경
걷는 속도로 만나는 도시
골목을 돌고 돌고 돌고
간절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다른 곳에서 맞이하는 일상
작고 소중한 동네 빵집
카페 말고 킷사텐
혼자 하는 여행
늦은 점심으로 고로케
차를 서너 번 우리는 시간
무계획이 주는 즐거움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가게들
손해 볼 것 없는 시도
맛차는 생각보다 쓰지 않네
좋은 날
여행자에게 온기 한 잔
초록이 필요한 날
저마다의 정원
원데이 버스 티켓
정성을 다해 천천히
정다운 풍경
취향과 만나다
커피가 중요해

Part 2 그곳, 사람들

두 번째 준비
현실로 만난 상상
교토의 집으로
첫날은 안전지대로
변하지 않는 것
초록 말고 파랑
인터넷에서는 알 수 없는 일들
해외 첫 입고
동네 카페
보통의 주말
그 가게가 의도한 것
알고 보면 자상한 사람
오늘도 별 계획 없는 하루
귀여운 노년의 시간
방랑형 커피 스탠드
혼자로 가득한 섬
여행의 글쓰기
그림 대화
영적인 시간
교토 비즈니스 여행
좌식 커피
가면이 벗겨지는 순간
마지막은 최고의 커피로
꽤 괜찮은 하루

나오며 또 오겠습니다



지은이

이희은

사람과 도시 풍경의 다양성을 주제로 스쳐 지나가는 순간의 아름다움, 우연함에서 오는 유머러스함을 담는 작업을 합니다.
인스타그램 @iamheeeun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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