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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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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하라 헨리 지음 | 안민희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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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하다는 건 무엇일까? 우리는 ‘돈’에 불안을 느낀다. 돈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도쿄 교외에 있는 작은 연립주택에서 사회와의 관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며, 연 수입은 백만 엔 이하로 살아가는 작가 오하라 헨리의 생각은 다르다. 그에게 돈은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이라는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돈의 불안이 사라졌을 때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그는 소박한 은거 생활을 실천하며 증명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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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우리는 우리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것뿐이죠. 괜찮지 않나요? 안녕하세요, 오하라 헨리입니다. 20대에 은거 생활을 한다고 하면 특별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단조롭고 평범한 것들이 쌓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돈을 생각합니다. ‘돈’에 불안을 느끼고, 돈의 불안을 없애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돈의 불안이 사라졌을 때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입니다. 얼마를 벌고 얼마를 절약하느냐보다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파악’하기. 돈만 쳐다보다가는 인생의 본질을 잃게 됩니다. 매일 열심히 일하는데도 불구하고 늘 돈이 부족할 때, 저는 일단 그곳에서 벗어납니다.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돈의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은지는 일단 제쳐둡니다. 왜 이렇게 힘든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힘들 때는 부정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쉬우니까요. 인생이나 돈은 안정을 되찾은 후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반드시 옳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내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힘든 겁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누가 더 힘든지 따지는 일은 의미 없습니다. 나만의 실감을 ‘사회의 당연함’에 내주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그곳에 있기가 힘들다면 벗어나기 위한 목표나 이유를 만들기보다 힘든 정도를 낮추는 게 먼저입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꿈이나 목표를 가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포착하게 됩니다. 목표 지점을 설정하지 않은 만큼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갈 수 있고, 생각지도 못한 길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먹고 살려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의문 따위 품지 말고 계속 일해야 한다’는 의식이 박혀 있습니다. ‘실패해도 사는 데 아무 지장 없어’라고 말해주는 어른도 없습니다. 주 2일 근무만으로도 최소한의 의식주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은 ‘진학과 취직을 못하면 살기 힘들다는 건 거짓말이야!’라고 소리치고 싶습니다. 만족이란 무언가를 해서 얻을 수도 있지만, 무언가를 하지 않 을 때 얻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만족의 최저 지점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로 판단합니다. 싫은 일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상태를 최소한의 만족 기준으로 삼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할 때는 잡념이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걱정하고,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까 불안해하고, 그 일이 실패할 때를 대비해 변명을 준비하고……. 하지만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닙니다. 잘 보이겠답시고 나의 욕망을 굽힐 필요는 없습니다. 쓸데없는 잡념은 벗어던지고, 마음 편히, 솔직하게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우리가 새로운 행동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현재의 나를 ‘향상’시키는 듯한 듣기 좋은 말에 눈앞의 불안을 맡기는 것뿐입니다. ‘현상 유지’도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인데 말이죠. 무엇을 할지보다 무엇을 안 할지에 주목해서 만족의 최저 지점을 파악해두면 나중에 망설임이 사라집니다. 마음이 굉장히 편해집니다. 저의 은거 생활이 엎어지지 않은 이유는 사회나 타인의 ‘좋아요’를 바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누가 칭찬해주지도 않지만 욕하지도 않죠.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휘둘리지 않고, 저의 ‘실감’에 따라 더 좋은 생활을 쉽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사회나 타인의 인정을 바라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아마도 스스로 결정하는 힘을 잃게 되지 않을까요. 일단 사회나 타인의 인정이 난무하는 장소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라이프 스타일의 근간은 그 무엇도 아닌 본인의 ‘좋아요’에 의해 유지되어야 하니까요. ‘돈에 관해 생각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요? 인간은 보이지 않는 것, 잘 모르는 것을 불안해합니다. 그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가 살아가는 데 얼마나 드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매월 지출을 ‘내가 파악할 수 있는 만큼만’ 한도를 정하는 겁니다. 이 부분은 생활을 ‘루틴’으로 돌렸더니 자연스레 해결되더군요. 지출을 파악한 다음에는 ‘최저생활비’를 확인합니다. 포인트는 ‘갖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돈이면 최소한으로 살 수 있음을 알았으니 그 돈을 벌기 위해 어느 정도 일하면 되는지 알 수 있겠죠. 나에게 필요한 금액이 얼마인지 분명하면 쓸데없이 불안해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의 양이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놓아주는 것인가에 있습니다. 돈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지면서 넉넉함에 대한 생각도 변해갔습니다. 내가 아닌 사람들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것은 은거 생활을 통해 맺은 작은 열매입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저의 저소득 생활을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관점은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저에게 중요한 것은 1엔도 빠져나가지 않도록 돈을 필사적으로 제어하고 남들보다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이 ‘놀러 오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긴장하며 사는 것입니다. 이런식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하나씩 1년 단위로 축적해가는 겁니다. 참, 책에는 ‘어떻게 하면 편하게 살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작가 쓰루미 와타루와의 대화가 실려 있습니다. ‘넉넉함이란 무엇일까?’를 주제로 나눈 대화가 당신의 일과 돈에 작게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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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새로운 환경에서는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알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몇 차례 실패도 할 테고요. 하지만 사회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반드시 옳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모두가 당연하게 소화하는 일이라도 내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힘든 겁니다. 내가 실감하는 감정에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해 누가 더 힘든지 따지는 일은 아무 의미 없습니다. 목표가 없다고 행동하지 말라는 규칙은 없습니다. 지금 그곳에 있기가 너무나 힘들다면 벗어나기 위한 훌륭한 목표나 이유를 만들기보다 힘든 정도를 낮추는 게 먼저 입니다. 목표 따위는 없어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필요하다면 상황이 안정되어 천천히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된 다음 목표를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꿈이나 목표를 가진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잘 포착하게 됩니다. 목표 지점을 설정하지 않은 만큼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갈 수 있고, 생각지도 못한 길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미성년자 때부터 ‘살기 힘들다’고 잔소리하는 건 반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의 절반은 제 탓입니다. 비록 금전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고민하지 않은 채바보처럼 비싼 집세를 내고, 그 집세를 내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 어떤 의미에서는 편하니까요. 결국 공범 관계였던 겁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대신 내가 말하는 대로 하면 사회에 수용되게 해주고 네가 있을 장소를 제공해줄게’라고 말하는 사람과 ‘내 선택을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면 그렇게 할게’라고 말하는 사람이 만나서 처음 성립되는 관계인 거죠. 멍청하게도 쉬이 넘어 가고 말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내 안에 있는 돈이나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에 대한 체념을 포착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당연히 여기는 것은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있다면 그것이 옳은 일인지 아닌지 하나하나 파악하고 확인하고 실천을 거듭해야 합니다. 억지로 생활을 바꾸는 게 목적이 아니므로 ‘꼭 이렇게 살 필요는 없구나’라는 여유를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내 마음속에 준비해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빠를수록 좋습니다. 습관이란 길면 길어질수록 고치기 어려워지니까요. 저는 만족의 최저 지점을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죽어도 싫은 것, 하고싶지 않은 일을 쭉쭉 적어 내려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일까? 그 일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상태를 최소한의 만족 기준으로 삼습니다. 참고로 제가 가장 싫어했던 일은 ‘필요하지도 않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좀 더 넓게 보자면 ‘누가 무엇을 위해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규칙에 따르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내 삶이 옳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서 옳아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혼란스러워집니다. 내가 은거한다는 사실은 나만 알고 있어도 충분합니다. 그 이상 옳을 필요가 없습니다. 은거 생활이 누군가의 삶보다 훌륭하다고도 열등하다고도 여기지 않습니다. 은거 생활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이렇게 살면 제가 참 편합니다.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을 잘 아는 지금은 ‘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면 충분합니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이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함을 실제로 경험해보고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상적인 삶을 위한 수단은 결코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거든요. 지금 돌이켜보면 부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내 삶의 방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였습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깨닫는다면 그 방향으로 마음이 움직이기 마련이므로 부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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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4 들어가며 은거 생활의 아웃라인 11 대담 ‘넉넉하다는 건 무엇일까?’ 199 지은이 오하라 헨리大原扁理 아이치현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에서 칩거 생활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면서 홀로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틈틈이 저축도 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나는 일주일에 이틀만 일하기로 했다』 등을 썼다. 옮긴이. 안민희 동덕여대 일본어과,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및 한국 기업에서 통번역직으로 근무하고, 현재 통번역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레몬』 『호랑이 사냥』 『비용의 아내』 『인간의자』 등을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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