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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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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라노 에리코 지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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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양이가 행복한 세상이 되길 소망합니다!” 자신이 잠시만 안 보여도 찾아 나서는 츤데레 ‘도레미’를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히라노 에리코(에리)는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키운 적이 없다. 도레미를 데려오기 전까지 고민을 왕창 하고, 데리고 와서도 자기 때문에 행복해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초보 집사’다. 그래서 결심했다. 조금이라도 고양이의 생각을 이해하려고 냥이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담기로. 똑똑하지만 겁쟁이고, 제멋대로이지만 외로움을 잘 타는 고양이 눈에 세상은 어떤식으로 보일까? 고양이의 마음은 고양이만 아는 걸까? 엉뚱하고 자유로우며 외로움을 잘 타는 도레미와 초보 집사 에리의 이야기를 담은 『나는 도레미』는 ‘고양이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라는 ‘절박한’ 마음에서 시작한 바로 ‘우리’ 이야기다. ‘산길 걷기, 여행, 생활’에 대한 일러스트와 에세이로 유명한 히라노 에리코의 소박하고 친근한 문장과 삽화, 그리고 ‘집사’라면 와하하~ 웃을 수밖에 없는 집사와 고양이의 다정다감한 하루하루, 『나는 도레미』는 행복이라는 이름의 작은 선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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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도레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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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내 이름은 도레미. 올여름에 다섯 살이 되는 하얀 고등어 태비 고양이입니다. 에리와 함께 살고 있어요. 가족이 없는 나는 얼마 전까지 도쿄에 사는 릴리 씨 집에서 귀여움을 받으며 지냈습니다. 릴리 씨와는 에리의 오랜 친구인 레리 씨의 소개로 만났어요. 사이가 좋은 릴리 씨와 레리 씨는 내가 에리 집에서 살면 어떨지 상의했대요. 그리고 에리에게 연락하면서 내 이름도 인생도 정해진 셈이지요. 아침에 일어나 에리가 얼굴을 씻고 방으로 돌아오면 이번에는 내 브러싱 시간이에요. 그전에는 언제나 그렇듯 아침 첫 일과로 창문 순회 정찰을 해요. 창밖을 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욕실에서 돌아온 에리가 이름을 불러요. “도레짱~” 참고로 나는 날생선은 못 먹어요. 잘게 다져줘도 우웩 하고 헛구역질이 나와요. 하지만 날생선을 익혀서 잘게 부숴서 주면 먹을 수 있어요. 근데 그것도 두 번, 세 번 계속 먹다 보면 싫증나니까 먹고 싶지 않아요. 제멋대로라고 핀잔을 들어도 못 먹는 건 못 먹는 거예요. 팩에 든 밥도 계속 같은 밥만 주면 단식 투쟁에 돌입해요. 전에는 맛있게 먹던 밥도 기분에 따라 먹고 싶지 않은 날도 있기도 하고요. “오늘은 도레가 가장 좋아하는 멸치가 들어간 참치 밥이야.” “오늘은 도레짱이 좋아하는 가다랑어야.” 평소에는 에리 무릎에 올라가지 않지만, 간식 시간만은 달라요. “이제 간식 먹을까?” 에리가 말하면서 파란 의자에 앉으면 나도 모르게 “냐옹” 하고 솔직하게 대답하고 무릎 위로 폴짝. 에리가 무릎에 앉은 나를 착하다면서 쓰다듬어주는 일도 간식 시간의 또 다른 즐거움이에요. 바로 간식을 먹지 않고 한동안 에리가 쓰다듬거나 장난치면서 귀나 이마를 살짝살짝 물게 내버려두어요. 그러면 나는 완전히 나른해져서 저절로 목을 그르릉 그르릉 해요. 에리가 쓰다듬고 귀여워해주는 시간을 충분히 즐긴 다음에야 간식을 먹기 시작해요. 내가 다리 사이에서 자고 있으면 에리는 자다가 자세를 바꾸기가 정말 힘들어요. 나를 깨우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읏차 하고 무릎을 가슴 부근까지 올린 다음 크게 돌려서 자세를 바꾸어야 하거든요. 번거롭게 해서 미안해요. 근데 요즘 에리는 자면서 거의 자세를 바꾸지 않고도 쿨쿨 잘 자더라고요. 한참 이불 위에서 자다가 새벽이 다가오면 잠깐 일어나요. 침실에서 빠져나와 주방에 가서 남겨둔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 다음 다락방에 올라가서 한 바퀴 빙 둘러보고 침실로 돌아와요. 그리고 이때 이불 안으로 들어가요. 자고 있는 에리를 깨워 ‘그쪽으로 갈게요’ 하고 알리려고 문살을 툭툭 치거나 스크레쳐 침대를 벅벅 긁어요. 그러면 에리가 일어나 이불을 들치며 말해요. “네네, 어서 들어오세요.” 한달음에 달려가 따뜻한 이불 안으로 점프. 뭐가 그렇게 싫으냐고요? “잠깐이라도 얼굴 좀 보여줘” 하면서 구경거리 취급을 받을 때예요. 에리가 다락방까지 올라와서 나를 안고 다락방 난간 너머로 아래에 있는 손님에게 억지로 인사를 시켜요. 그러면 손님은 내 얼굴을 보고 “도레짱,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데 나는 심장이 벌렁벌렁. 바로 에리의 손을 풀고 다락방에 있는 책상 아래로 몸을 숨겨요. 더 심한 일은 일어나지 않지만, 손님이 와 있는 동안은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그래서 손님이 돌아가면 정말 안심이 되어요. 다락방에 숨어 있을 때는 손님이 가자마자 바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지정석인 둥근 방석에 누워요. 에리도 손님을 배웅하고 방으로 돌아와 “도레짱, 수고했어” 하면서 간식을 줘요. 하지만 가끔 손님을 보내고 그대로 에리도 외출할 때가 있어요. 그럼 정말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요. 에리가 돌아오면 평상시보다 간식을 두 배로 달라고 해야겠어요. 심심해서 놀고 싶으면 등을 위로 쭉 끌어올려 두두두두 걸으면서 알려요. 에리는 처음에 이 자세와 움직임을 보고 놀랐지만, 요즘에는 이 동작의 뜻을 알았는지 이렇게 물어요. 차례 나는 도레미라고 합니다 9 대한大寒 날 아침 16 집사의 한 마디 브러싱 30 집사 일기 143 집사가 쓰는 끝맺는 말 160 옮긴이의 말 | 나도 언젠가, 고양이 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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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히라노 에리코平野恵理子 1961년 시즈오카현에서 태어나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서 자랐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스트다. 산길 걷기와 여행, 생활에 대한 일러스트와 에세이 작품을 그리고 썼다. 옮긴이 언젠가 고양이에게 간택당하기를 꿈꾸는 번역가. 건축을 공부하고 일본 도쿄외어전문학교에서 일한통번역을 공부했다. 안그라픽스에서 편집자로 일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낸다는 것은』 『당신의 B면은 무엇인가요?』 『느긋하고 자유롭게 킨츠기 홈 클래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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