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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

어른을 자라게 하는 질문과 대답의 시간

 

 

 

 

 

 

   

- 김소형 지음
- 135*210 / 272쪽
- 16,500원
- 2022년 11월 22일
- 979-11-86561-85-0 (03810)
- 010.4417.2905(대표 윤동희)

         
 

“혼자 있지 말고 나한테 와!”
『ㅅㅜㅍ』 『좋은 곳에 갈 거예요』의 김소형 시인이 만난 어린이의 세계,
어른을 자라게 하는 질문과 대답의 시간

시인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고 있다. 사교육 현장에서는 수많은 아이들의 단면을 볼 수가 있다. 시인은 아이들을 보면서 우리 시대를 생각한다. 코로나 이전, 코로나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앤데믹……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화’의 경험을 잃은 아이들과 겪었던 웃기고도 슬프고 때로는 우당탕 무너져 내린 파편들, 그 속에서 배우고 가르치고 웃었던 시간을 그러모은 이유다. 

시인은 말한다. 가끔 세상이 아이들의 형상으로 가득 찰 때가 있다고. 그때마다 시인은 아이들이 규정짓는 역할을 생각한다. 때로는 선생이고 때로는 시인이고 때로는 여성이고 때로는…… 각자의 역할 속에서 시간을 나누는 일은 어른에게만 해당되지 않음을 알게 된 시인의 고백, 우리가 잊고 살았던 시끌벅적 아이들과의 반가운 해후,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를 시끌벅적한 마음속 아이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권한다. 

 




출판사 서평

안녕하세요, 시인 김소형입니다. 

출판사에 산문집 원고를 넘기고 바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후유증이 깊어서 몇 날 며칠을 앓고 비실대는 소리를 내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수업? 저는 시를 쓰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 코로나 이후, 단계적 일상회복, 앤데믹…… 유난히 어수선했던 시간 동안 코로나를 염려하고 결국 걸리고 만 선생과 아이들은 일상적인 대화처럼 서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아픔이란 단어는 개별적이지만 공유하는 순간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 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화’의 경험을 잃은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꼬박 3년의 경험을 잃은 아이들, ‘그들’을 통해 ‘시대’의 풍경을 그려봅니다. 학교에 가지 못한 공백이 언젠가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때는 ‘MZ 세대’처럼 어떤 이름이 붙을지도 모르죠. 

질문하지 않는 시대입니다. 마치 자신이 질문하는 것처럼 착각하도록, 모든 궁금증을 각종 매체가 묻고 해결해줍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들의 질문이 줄어들 때면 걱정이 됩니다. 그때마다 언제든지 대답해줄 수 있는 혹은 네 말을 들어줄 수 있는 어른이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습니다. 깊은 관심을 갖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기. 물론 이건 어른의 세계에도 필요하겠죠. 

물론 아이들과의 하루하루는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는 것을 눈치 챘는지 제목도 추천해주었는데요. 

1. 학원 표류기
2. 학원 정복기
3. 학원 생존기
4. 잼민이로부터 살아남기
5. 학원 일기학원 수난기

책을 읽어보지도 않고 내용을 짐작하는 걸 보니 저와의 수업이 어떤지 직관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을 통해 고백하려 합니다. 선생님은 너희를 통해 배우고 있단다, 라고 말이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아이들의 처음이 어른의 처음이 되는 세계. 그런 존재가 모여 있는 곳에서 저는 충분히 행복하니까요. 교무실에서 아이들의 공책을 뒤적이다 보면 저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됩니다. 부모는 알아볼 수 없는 글씨이지만 저는 알거든요. 아이들의 글자를 오래 들여다보면 저절로 열리는 세계가 있습니다. 아이들의 서사는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믿을 수 있습니다. 그 믿음이 저를 기쁘게 합니다.

마음속에 아이들이 시끌벅적 살고 있는 걸까요. 가끔 세상이 아이들의 형상으로 가득 찰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규정짓는 역할을 생각합니다. 저는 때로는 선생이고 때로는 시인이고 때로는 여성이고 때로는…… 우리는 각자의 역할 속에서 시간을 나누고 있습니다. 그 역할은 어른에게만 주어진 게 아님을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니 그들에게 ‘배우며’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어린이가 내게 물었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고민 속에서 솟아난 ‘질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겪었던 웃기고도 슬프고 때로는 우당탕 무너져 내린 파편들. 저는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가르쳤고 웃었습니다. 일터의 일을 기록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아이와 부모와 선생의 이해가 묶여 있는 이 매듭을 모두에게 건네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아이들에게 이 말을 꼭 건네고 싶습니다. 

“혼자 있지 말고 나한테 와!”

아플 때, 내게 오라고 말할 수 있는 타인이 되는 것. 그게 지금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일 테니까요. 

 

 

본문 중에서

 

이것은 고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 솟아난 질문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아이들과 겪었던 웃기고도 슬프고 때로는 우당탕 무너져 내린 파편들이다. 나는 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가르쳤고 웃었다. 일터의 일을 기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아이와 부모와 선생의 이해가 묶여 있는 이 매듭을 모두에게 건네고 싶었다.

“저 반은 애들이 참 맑네요?” 이 말은 강의실이 시끄럽다는 뜻이다. 나는 멋쩍은 표정으로 쉿, 하며 손짓하지만 그들의 놀이를 방해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웃음은 정말이지 시끄럽고 청량하다. 이런 걸 관찰하는 어른의 삶이라면 썩 나쁘지 않다고도 잠시 생각한다. 이걸 기록한다면, 그들도 모르게 이 단어가 십 년을 살아남는다면? 그들이 사라질 말이라고 꼽은 1순위를 들으면 우리의 시대가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선생님. 스승의 날 선물 줘도 돼요?
나는 책의 한 페이지를 넘겼다. 시훈은 뒷말을 이어갔다.
- 어린이날 선물 주실 거죠?
보통 진실은 뒤에 있는 편이다.

- 故 김소형 선생님은 제가 질문을 할 때마다 창의적이라며 칭찬을 해주셨죠.
- 선생님. 죽었어?
- 네.
그는 덧붙였다.
- 제가 성공할 때쯤이면 저도 육십은 넘었을 테니까요.
생략된 죽음 앞에서, 웃음이 나왔다. 살아 있는 선생님의 장례를 이미 치른 아이들이 있지 않는가. 

교무실에서 아이들의 공책을 뒤적인다. 부모는 알아볼 수 없는 글씨이지만 나는 안다. 아이들의 글자를 오래 들여다보면 저절로 열리는 세계가 있는 법이다. 그들의 서사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믿을 수 있다.

저학년을 가르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주기적인 호응이 있어야 하고 아이의 관심에 따라 조금은 휘둘려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울기도 잘 울고 금세 입을 꾹 닫기도 하여 감정의 혼란 속에 덩그러니 놓인 나를 만나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호감을 사는 건 쉬운 일이다. 관심을 갖고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주면 된다. 이건 어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느낀다.

그는 열한 살이다. 나는 감동했다. 옆 친구들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못 쓰겠어요, 봐봐, 쟤는 글씨도 예쁘잖아, 그들은 내가 뭘 읽었는지도 모르면서 말한다. 어린 친구는 나의 시선을 느꼈는지 “선생님, 제가 쓴 건 시가 아닌 것 같아요, 이래도 돼요?” 하고 물었다. 다시 묻고 싶었다. 이게 시가 아니라면 뭐라고 할까?

아이가 설명한다. 부모님이 말하는 사춘기는 부모의 말을 안 듣기 시작할 때이며
자신은 자신의 생각이 생기기 시작하는 때가 사춘기라고 느낀다고 말한다. 사춘기는 느낌에 가까운 형상 같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주변 반응에 따라 자신이 사춘기구나, 깨닫거나 학습되는 거라고 말해볼 수 있겠다. 그들이 두려운 건 사춘기가 아니다. 

아무리 똑똑해진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어른들이 내준다는 숙제는 엇비슷하다. 그중에서 반복되는 주된 내용이 있다면 바로 꿈을 주제로 한 페이지의 글을 쓰라는 것이다. 보통은 직업을 꿈이라고 적어오지만, 자신이 원하는 어떤 과정이어도 괜찮다고 귀띔을 해주면 글의 결은 달라진다. 

아이는 가끔 뜬금없는 말을 한다. 그의 맥락과 세계는 나의 세계와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해준 말을 기억하면서 그에게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책임감을 갖고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일. 그건 어떤 지역에서도 가능한 이야기라고. 

도무지 왜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책을 설명할 때. 나는 나를 설득해야 한다. 책에서 말하는 모든 일이 사실은 너희에게는 태어나기도 전인
까마득한 옛날에 벌어졌다는 점. 나는 자꾸 ‘나 때는’을 말하는 생명체가 되어 있고, 내가 이런 말을 할 때면 그들이 흥미롭게 쳐다본다. 나는 사라진 걸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아이의 말을 곱씹는다. 



 

차례

들어가며. 아이들을 가르치는 삶 / 8

1부. 코로나 이전 Before Corona

초대장 / 14
예쓰, 예쓰, 티처 / 16
눈술 / 17
I have a dream / 23
우리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자 / 25
자네, 유령을 아나? / 29
계룡이 / 34
인어의 뼈 / 35
못 산다 정말 / 40
신의 마음 / 41
꽃순이와 개똥이 / 43
故 김 선생 / 47
방구차 / 52
그 여름, 산타 / 53
231 232233 234 235 235236237 / 56
용왕은 멍청해서 약이 필요 없다 / 57
누구야? / 58
맹꽁이 / 59
마커 친구 / 63
이상한 선물 / 68

2부. 코로나 이후 After Corona

지탈 / 76
내가 가장 예뻤을 때 / 80
아이들의 채팅 / 83
호박 고구마 할머니 / 85
사춘기 / 87
물어볼 수 없지만 모르면 부끄러운 / 91
바퀴하우스 / 94
소송 / 99
우리는 잼민이니까요 / 104
넌 착해? / 109
아이들의 언어 / 112
‘tㅣ발점’ / 113
저희가 못 듣나 봐요 / 118
홍학 / 120
우리 시대의 문학적 상상력 / 124
어린 친구의 고백 / 131
카펫은 잘 지내요? / 132
선생님! 슈퍼 돼지! / 138
신은 죽였다 / 145
타인이 존재하는 이유 / 149

3부. 단계적 일상 회복 Living With Corona

아니요, 다 좋아요 / 158
머리하는 날 / 167
우리 애만 안 하는 건 좀 그래요 / 171
선생님, 결혼하셨어요? / 173
꾸륵꾸륵이 / 176
이 지역에서는 안 되죠 / 180
꿈이 없으면 어떡해요 / 185
배고파요 / 196
우정 / 200
역할극 / 202
5만 명 넘을 거니까 해요 / 207
미래 식량 / 210
특강 / 213
사라진 생명체 / 220
시간을 나눈 만큼 우리는 친밀해질까? / 225

나가며. 아이들의 연대기 / 228

부록. 엔데믹 Endemic

아이들에게 묻다 / 240
아이들과 인터뷰 / 242

작가의 말. 거기 계세요? / 256

 


지은이

김소형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0년 『작가세계』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ㅅㅜㅍ』, 『좋은 곳에 갈 거예요』가 있으며 작란(作亂) 동인이다. 
시인이자 강사이다. 강의를 하면서 작은 발 사이에 요란스럽게 넘어진 영혼을 보살피며 지낸다. 나는 행복한 일을 하고 있나? 다시 되묻자. 이 일은 적성에 맞는가? 끝없이 펼쳐지는 질문들, 맞춤법이 틀려도 당당한 얼굴들.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어른을 자라게 한다. 시간이 흘러 귀하게 솟은 애정을 갖고 오늘도 아이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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