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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풍경

일민미술관이 2018년 첫 전시로 프로젝트 <이마 픽스(IMA Picks)>를 열었다. 미술 현장에서 주목할 만한 30~40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프로젝트다. 2월 23일부터 4월 29일까지.

<이마 픽스(IMA Picks)>는 일민미술관의 2018년 첫 전시다.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미술 현장에서 10년 이상 활동해온 30~40대 작가들을 초대하는 프로젝트다. 2018년을 기준으로 일민미술관이 한국미술의 ‘허리’로 꼽은 세 명의 작가는 김아영, 이문주, 정윤석. 전시는 세 명의 작가가 각자의 개인전을 연출하는 방식이다. 1전시실은 김아영 작가의 <다공성 계곡>, 2전시실은 이문주 작가의 <모래산 건설>, 3전시실은 정윤석 작가의 <눈썹>이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본 전시에 초청받았던 김아영은 영상 작품 <다공성 계곡>으로 이주(migration)를 이야기한다. 전시장 가운데 장착된 스크린으로 ‘다공성 계곡(Porosity Valley)’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흐른다. 주인공은 페트라 제네트릭스(Petra Genetrix). 하지만 그는 인간이 아니라 가상의 공간에 거주하는 상상의 ‘지하 광물’로 자신이 원하지 않는 데이터 저장 창고로 이주하고 만다. 이제 이주는 국경과 국경 사이의 정치적․경제적․생태적 이동을 넘어 데이터 마이닝, 네트워크상의 정보 재배치, 플랫폼 이동 등 빅데이터 생태계 속의 이주로 확장되고 있다.

2005년 금호미술관 ‘영 아티스트’ 시리즈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되면서 ‘신진작가’의 대표주자였던 이문주는 어느새 ‘허리작가’로 공인받았다. 13년 전 미국 유학에서 돌아와 도시의 재개발 풍경을 통해 현대인의 황폐한 내면을 은유했던 작가는 ‘모래산 건설’이라는 제목으로 서울․베를린․보스턴․디트로이트 등 지구의 메트로폴리탄에서 자행되는 도시개발 풍경을 그렸다. 자본주의 부를 재생산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도시계획을 리서치하는 방식은 여전하지만, 사회적 현실에 집중했던 작가의 시선이 인간과 생태적 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간을 철저히 배제했던 그의 그림에 부분적으로 등장한 ‘사람’이 변화의 증거일 것이다.

2014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신인에게 주는 ‘넷팩상’(최우수아시아영화상)을 받은 정윤석에게 이번 전시는 10년 만의 개인전이다. ‘눈썹’이라는 제목의 프로젝트는 자본주의적 관음증의 상징인 마네킹과 섹스돌을 만드는 공장과 그곳의 노동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마네킹 공장, 섹스돌 공장에서 수집한 여성 나체 인형들의 기괴한 이미지와 인터뷰가 공간에 흩어지는 순간, 관객들은 인간과 인간다움의 의미를 모으게 된다.

비정상적인 현재를 다양한 매체로 일그러뜨리기. 80-90년생 젊은 작가들의 ‘세대교체’가 절대 화두였던 국내 미술계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검증받은 세 명의 ‘허리세대’ 작가들을 소환한 전시는 동시대 미술의 물결이 어디를 흐르는지를 보여준다. 다만 이미지, 작가, 관객 등 미술의 모든 구성 요소가 생산이나 해석의 주체가 아니라 무명의 네트워크 조각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작가이자 이론가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의 선언이 동시대 미술을 장악하고 있는 지금, ‘신자유주의’라는 철 지난 용어로 당대의 풍경을 정리한 미술관의 언어 선별이 조금 아쉽다.

 글. 윤동희 |북노마드 대표
사진. 조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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